여기 사람들은 워낙 (아이스) 하키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기 집 뒷마당에 얼음을 얼려서 조그마한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집들도 있다. 스케이트장을 만들만한 공간과 적당히 추운 날씨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나도 언젠가는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글도 찾아보고 동영상도 찾아보니 나무(Lumber)와 비닐 또는 방수천(Tarp) 정도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 보였다.
하지만 한 가지가 조금 까다로워 보였는데 그것은 바로 뒷마당의 경사였다. 뒷마당은 비가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경사가 져있는데 그것을 고려해서 나무를 놓고 물을 채우기가 약간 까다로워 보였다. 결국 매년 다음 겨울에는 꼭 만들어 봐야지 하고 다짐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러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지난여름 수영장을 설치하면서 약 4m * 4m 크기로 잔디를 걷어낸 후 땅을 평평하게 만든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공간은 나무로 경계가 만들어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적당히 방수천만 깔고 물을 채운다면 스케이트장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날씨가 추워지기 훨씬 전부터 스케이트장을 만들 생각으로 세일을 할 때를 기다렸다가 적당한 크기의 방수천을 사놓았다.
우선 모래 위로 쌓인 눈들을 치워서 땅을 적당하게 평평하게 만든 후 방수천을 깔았다. 잔디를 걷어내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어느 정도 경사가 있기 때문에 높이가 낮은 쪽에는 나무를 놓고 물을 받았다.
그런데 방수천을 깔고 물을 받으려는데 가든 호스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겨울이 되기 전 호스 속의 물을 완전히 빼내지 않고 놔두었더니 중간중간 호스가 얼고 만 것이다. 결국 호스를 집 안으로 가져와 몇 시간 놔두어서 해동을 시켜야 했다.
이제 물까지 받았으니 날씨만 따뜻해지기를 기다리면 되었다. 최근 캐나다 서부에는 영하 40~50도의 강추위로 고생을 하고 있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몇십 년 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이기 때문에 얼음이 쉽게 얼지를 않았다. 밤 사이 영하 10도까지도 내려가서 얼음이 얼지 않았을까 싶어 올라가 보면 얼음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결국 삼일 동안 얼리고 나서야 겨우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다.
스케이트장이 생기자 요즘 코로나로 갈 곳 없어 매우 심심했던 아이들은 매우 신이 났다. 그래서 아이들은 매일같이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 했는데 아쉽게도 오후에는 기온이 너무 올라가 버려서 얼음이 많이 녹고 말았다. 결국 이틀 동안 스케이트를 타고나니 얼음이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사흘은 있어야 다시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니 다시 얼음이 꽁꽁 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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