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나 오타와에서 차를 타고 뉴욕(New York City)을 가게 된다면 중간에 스크랜튼(Scranton, Pennsylvania)이라는 조그마한 도시를 지나게 된다. 이곳은 러스트 벨트(Rust Belt)라고 불리는 미국 중서부(Midwestern US) 및 오대호(Great Lakes) 주변의 많은 도시들처럼 50~60년대 이후 쇠락을 거듭하여 한때 14만 명에 달했던 인구가 현재는 7만 명 정도에 불과한 조그마한 도시이다. 내가 이렇게 특별할 것 없이 조용한 동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바로 이곳에 스크랜튼 스팀타운 (Scranton Steamtown National Historic Site)이라고 불리는 기차 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킹스턴에서 차를 타고 뉴욕을 갈 일이 생겼다. 그런데 킹스턴에서 뉴욕까지 약 7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어디서 쉬고 어디서 밥을 먹을지 생각하며 지도를 보다가 이 도시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꽤나 큰 규모의 기차 박물관이 이 도시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반드시 이 도시에 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쓴 '리자이나: TSASK - 하는 일 - Steam Traction Engine'라는 글에서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듯이 증기기관차는 하나의 거대한 보일러이다. 또한 내가 하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보일러 검사이기 때문에 캐나다에 온 이후 주변에 기차 박물관이 있다면 반드시 들리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는 뉴욕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이 도시를 지나는 시간이 박물관이 문을 닫은 이후라 박물관 속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고 겉만 잠시 보고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올해 마침 필라델피아까지 내려갈 일이 생겨서 이번에는 반드시 이 박물관을 들러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래서 필라델피아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크랜튼에 들러서 이 박물관을 다녀왔다.
이 기차 박물관의 정식 명칭은 Scranton Steamtown National Historic Site로 미국 연방 기관인 National Park Service에서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캐나다로 친다면 Parks Canada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이곳은 아주 오래전에 Delaware, Lackawanna and Western Railroad (DL&W)라는 기차 회사의 정비소가 있던 장소로 그 시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위의 항공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차를 보관하는 장소인 라운드하우스(Roundhouse)와 그곳에 기차를 집어넣기 위한 턴테이블(Turn Table)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볼거리가 있다. 그러고 보면 이와 동일한 구조의 박물관이 토론토 다운타운에도 있는데 (Toronto Railway Museum) 정작 그곳은 밖에서만 많이 보고 안에는 들어가 보지 않았다.
참고로 이 라운드하우스와 턴테이블은 아래의 토마스 사진을 보면 이것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래 같이 토마스와 친구들이 잠을 자기 위해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려면 턴테이블을 이용해서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한편 증기기관차를 보면 바퀴의 모양에 따라서 타입이 구분되는데 이를 알고 나면 더욱 신나게 증기기관차를 볼 수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증기기관차는 프레드릭 와이트(Frederick Whyte)가 고안한 방식에 따라 그 타입이 표기되는데 기본적으로 Leading Wheels, Driving Wheels, Trailing Wheels 수를 표기하는 방식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증기기관차 맨 앞에 달려있는 바퀴가 Leading Wheels이고 그다음에 크기가 큰 바퀴가 Driving Wheels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놓여있는 것이 Trailing Wheels이다. 따라서 이 박물관에 전시 중인 아래 기차는 Reading 2124 4-8-4 타입 기차이다. 이 표기법을 알고 있으면 타입을 듣고 대략적으로 얼마나 큰 기차인지 감이 오게 된다(참고로 Leading Wheels나 Trailing Wheels가 없는 경우도 있으며 이럴 경우 '0-3-0'과 같이 표기된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이곳의 자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증기기관차 내부를 보여주는 전시물이다. 이를 보면 대략적으로 증기기관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증기기관차는 쉽게 말해서 달리는 보일러라고 할 수 있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이 보일러는 Firetube Boiler인데 튜브 안쪽으로 뜨거운 연소 가스(Flue Gas)가 지나면서 그 바깥쪽에 있는 물의 온도를 높여 증기를 만드는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노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연소 가스가 지나는 곳이고 하늘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물이 담겨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하얀색 부분이 증기가 지나는 곳인데 이 증기들은 증기 돔(Steam Dome)에 모였다가 배관을 통해 피스톤을 움직이고 이를 통해 바퀴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은근히 볼거리들이 많았다. 아쉽게도 가야 할 길이 멀어서 많이 머무르지를 못했다. 아이들만 괜찮았다면 2시간 정도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중 일부 사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곳의 위치와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다.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마침 이곳을 지나는 길이 아니고서야 여기까지 찾아가기에는 좀 그런 위치에 있다. 하지만 고맙게도 입장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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