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요즘 일과 중의 하나가 무슨 검색어로 이 블로그에 들어오나 확인하는 것이다. 가끔씩 '킹스턴'이라는 검색어로 유입이 되는데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검색 엔진에서 '킹스턴'으로 검색을 하면 뜨는 글들을 볼 수 있다. 그중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킹스턴은 소문대로 더럽게 볼 것이 없었다'는 문장이 있었다. 뭐 볼 것이 그렇게 많은 동네가 아니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누구라도 자기가 사는 지역을 나쁘게 말하면 즐거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말 킹스턴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엄청난 볼거리가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교도소이다. 사실 킹스턴은 연방 교도소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킹스턴과 그 주변에 한 때는 9개의 연방 교도소가 있었고 그중에 7개가 현재도 운영 중이다. 그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레벨의 교도소가 있는데 자랑스럽게도 킹스턴에는 Maximum부터 Medium, Minimum Security까지 모든 종류의 교도소가 모여있는 유일한 곳이다 (참조: 상세 List). 

 

여담으로 킹스턴과 그 주변에 이렇게 많은 교도소가 있는 관계로 아주 가끔씩 교도소로 검사를 갈 때가 있다. 이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록 (다행히도) 수감자와 직접 마주칠 일은 없지만 수많은 철창을 지나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오묘한 기분이 든다.

 

어쨌든 오늘 소개할 것은 킹스턴 교도소 투어, Kingston Pen Tour이다. 

 

 

오늘 그 앞을 지나며 찍은 킹스턴 교도소 사진

 

흔히 킹스턴 펜(Kingston Pen)이라고 불렸던 킹스턴 교도소(Kingston Penitentiary)는 캐나다 최초의 대규모 교도소로 1835년에 문을 열어서 2013년까지 운영되었다. Wiki에 따르면 문을 닫을 당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속적으로 운영된 교도소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이 킹스턴 교도소는 맥시멈 시큐리티로 꽤나 악명 높은 수감자가 많이 수감되어 있었다. 그중에 한 명은 나도 들어 본 적이 있는 폴 버나도(Paul Bernardo)라는 사람으로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적어도 3명을 살해하고 19명을 강간하여 당시에는 '스카보로의 강간범(Scarborough Rapist)'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이 사람은 현재까지 수감되어 있는데 킹스턴 교도소가 문을 닫을 당시 Millhaven 교도소로 이감되었다.

 

사실 이 킹스턴 교도소는 수감자들뿐 아니라 교도관들도 부패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교도관들과 수감자들 사이 마약, 술, 돈 거래 등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여 1999년 RCMP 조사 결과 8명이 해고되었다. 그중 2명은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이러한 교도관들의 부패는 타이 콘(Ty Conn)이라는 사람이 탈옥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타이 콘은 1999년 킹스턴 교도소에서 마지막으로 탈옥에 성공한 사람으로 한밤 중에 사다리를 이용하여 담을 넘었다고 한다. 이때 자신의 침대에는 더미(Dummy)를 넣어놓았는데 교도관들이 대충대충 수감자들을 확인하는 바람에 탈옥한 다음날 오전 7시 담장에서 탈옥의 흔적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가 침대에 없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어떻게 토론토까지 갔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2주 정도 후에 토론토에서 경찰과 대치를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킹스턴 지역 교도소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Robert Clark이라는 사람이 쓴 Down Inside: Thirty Years in Canada's Prison Service라는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한편 2013년에 문을 닫은 이 킹스턴 교도소는 2016년 Kingston Pen Tour로 일반에게 공개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1.5시간 동안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는 투어인데 2016년과 2017년에는 예약이 다 차서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다녀갈 사람은 많이 다녀가서 그런지 2018년부터는 조금 인기가 떨어졌는데 그래도 2018년 한 해에만 68,000명 정도가 이 투어에 다녀갔다고 한다. 이 투어를 계속 진행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 매년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우선 2019년에는 계속 진행된다고 한다. 몇 년 후에는 없어질지도 모르니 혹시나 킹스턴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한 번 투어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Kingston Pen Tour 정보

2019년 5월 8일부터 6월 30일 9am 부터 5pm (월/화 휴무)

2019년 7월 1일부터 9월 1일 8:40am 부터 7pm (월 휴무)

1.5시간 투어 (영어/불어): 약 43불 (입장료 35불 + 서비스 Fee 3불 + 세금)

2.5시간 투어 (영어/불어): 약 83불 (입장료 70불 + 서비스 Fee 3불 + 세금)

 

여름에는 매진되는 경우가 많으니 아래에서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

 

Purchase Tickets - St. Lawrence Parks Commission

 

www.kingstonpentour.com

 

나는 2017년 여름에 1.5시간 투어를 다녀왔었다. 실제 교도소에서 일어났던 폭동 이야기, 탈옥 이야기, 수감자들의 생활 이야기 등등을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아래는 당시에 찍은 사진들이다.

 

교도소 중앙. 가운데에 있는 것이 교도관들이 수감자들을 감시하는 곳이다.
철창 안에서의 사진은 필수이다
교도소 방 구석에 있는 변기. 보통 2명이서 한 방을 썼으니 내가 쌀 때 한 명은 지켜봐야 된다는 소리이다. 응아가 나오다가도 멈출 것 같다
실제 수감자가 그렸다는 그림이다
183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니 건물 자체는 참 아름다웠다
수감자들의 작업장이었던 공간으로 기억을 한다. 천장의 벽돌로 만들어진 아치가 멋있다

 

 

 

 

그리고 이 교도소 맞은편에 Correctional Service of Canada Museum라는 박물관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 앞을 지나는 일은 참 많아서 언제 한 번 가봐야지 하면서 애들이 세명이다 보니 시간이 없어서 못 가고 있다. 나중에 애들이 좀 크면 같이 가야겠다. 지금의 녀석들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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