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바람 부는 날 연을 날리고 있는 애들을 보면 벌써 4년 전(4년 전이라니!! 시간 정말 빠르다!!!)에 다녀왔던 사스카추완 스위프트 커런트의 Windscape Kite Festival이 생각난다. 사스카추완은 정말 지형이 평평하고 바람이 많이 분다. 그래서 연을 날리기에는 참 좋은 곳이다. 2015년 당시에 리자이나에서 살고 있었는데 어디에선가 스위프트 커런트에서 이러한 축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한 번 찾아가 보았다.
와이프랑도 가끔씩 하는 이야기이지만, 웬일인지 그때 가보았던 이 축제는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하다. 가서 어느 호텔에서 묶었고, 축제에 가서 무엇을 했고, 날씨는 얼마나 쌀쌀했고, 사람들은 얼마나 왔고, 오늘 길에 들렀던 식당까지 기억을 하고 있다. 뭔가 독특한 경험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제 와서 당시에 쓴 글을 보면 우리 가족이 참 조촐했다. 가족 3명이서 여행을 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낸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당시에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기분이 새로웠다. 이제는 어디를 움직여도 5명이니 그때처럼 쉽게 움직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뭔가 원년 멤버들끼리 다녀온 여행이라 더욱 각별한 기억인 듯하다.
아래는 2015년 6월 24일에 쓴 글로 약간 수정을 하였다.
두 달 전인가 매년 6월 말에 스위프트 커런트(Swift Current)에서 Windscape Kite Festival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왠지 가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곧바로 호텔을 예약한 후 드디어 지난주 금요일 (2015년 6월 19일) 스위프트 커런트에 다녀왔다.
참고로 스위프트 커런트는 리자이나에서 서쪽으로 약 2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인구가 약 2만 명이 안 되는 조그마한 도시이다. 리자이나에서 이곳까지 가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그냥 1번 고속도로를 따라 주야장천 서쪽으로 달리면 된다. 게다가 대부분 직선 도로이기 때문에 운전을 매우 싫어하는 나로서도 별로 피곤하지 않고 그냥 갈만한 거리였다(이제는 일 년에 6~7만 킬로미터를 운전을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운전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냥 삶의 일부가 되었다).
아무튼 올해(2015년)에는 이 행사가 6/20(토)~6/21(일)에 걸쳐서 진행되었는데, 나중에 근무 시간을 메꾸면 되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 자체 조퇴를 하여 가족과 함께 스위프트 커런트로 향했다. 만약 1번 고속도로를 따라 캐나다를 횡단하다 보면 사스카추완주에서는 리자이나(Regina), 무스조(Moose Jaw), 스위프트 커런트(Swift Current) 등의 (그나마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도시를 지나게 된다. 스위프트 커런트는 고속도로 옆으로 호텔들이 많이 있어 사람들이 중간에 머물러 가는 장소로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 규모에 비해 가게들도 많고 나름대로 모던하고 깔끔한 느낌이 드는 도시였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늦어도 아침 6시에 일어나는 따님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는 할 일이 없어 행사 시작 시간인 10시까지 기다리기 뭐하여 그냥 행사 장소로 가보기로 하였다.
처음 행사장에 도착해서 보니 이제 막 행사를 준비 중이라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게다가 전날부터 흐리고 비가 약간 온 데다가 구름과 바람이 많이 불어 은근히 추웠다. 그래도 딸 녀석은 너무나 신나 해서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행사 시작 시간인 10시가 지나니 하늘에 띄어 놓는 연들도 늘어나고, 이런저런 액티비티들도 시작하여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다. 액티비티 중에서는 본인이 직접 연을 만드는 것도 있었는데 딸 녀석도 자기가 만든 연을 날려 보고는 너무나 좋아하였다.
우리 가족은 보통 어디를 가든지 항상 빨리 가서 사람이 몰리기 전에 돌아오기 때문에 우리가 돌아올 때쯤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아마 연들도 더 날리고 (우리가 갈 때까지 이 축제의 상징과도 같은 거대한 문어 연이 떠있지 않았다) 사람들도 더 많아졌겠지만 우리는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캐나다 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자리를 깔고 앉아 전문가들의 연 날리는 것을 구경했다. 20분 간격으로 Performer들(영어 말고 한국말로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이 나와서 음악을 틀어 놓고 연을 날리는데, 뭐 내가 보기에는 그냥 그랬다.
집에 돌아와서 행사에서 사 온 연을 날리다가 나무에 걸려 버렸다.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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