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21.3.20 업데이트)

동일한 주제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보았습니다

 

 

 

캐나다에 처음 와서 살게 되면 낯선 것 중의 하나가 집에 깔려 있는 카페트이다. 가끔 가다가 카페트가 깔려있지 않은 집도 있기는 하지만 2층이나 지하에는 카페트가 깔려있는 집들이 많다. 그런데 새 집이 아닌 이상에야 이 카페트가 무지 찜찜하다. 여기 사람들도 기본적으로는 집에 신발을 신고 다니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날씨가 안 좋다 보니 신발이 지저분할 때가 많다) 그래도 날씨가 좋은 날에는 집에 신발을 신고 돌아다녀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게다가 한국 사람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무척이나 지저분하게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남이 오랫동안 산 집에 들어가면 카페트가 영 찜찜하다. 

 

캐나다에 와서 초반에는 렌트를 하여 살았는데 어쩌다 보니 새집에서만 살았다. 그래서 처음 카페트가 있는 집에 살아 보니 겨울에는 포근하고 아늑한 것이 은근히 괜찮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리자이나에서 집을 장만하여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지하와 2층에 카페트가 깔려있었다. 당시에는 오랫동안 살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돈이 들더라도 카페트를 교체하고자 견적을 받아 보았다.

 

사실 비싸야 4,000 ~ 5,000불 정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견적을 받고 보니 무려 12,000불이나 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높아서 그냥 카페트 청소업체를 불러서 청소를 한 후 이사를 하게 되었다. 아마 당시 카펫이 12~13년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청소를 하고 나니 그럭저럭 쓸만하였다. 게다가 이사를 가자마자 3개월 만에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이사를 가야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만약에 그 돈을 들여서 카펫을 교체했다면 정말 우울했을 것이다.

 

아무튼 킹스턴으로 이사 온 이후 두 번째 집인 이번 집에도 이층과 지하에 카페트가 깔려있었다. 그런데 지하의 카펫은 20년이 넘은 것 같은 데다가 처음부터 매우 싼 카페트를 설치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하는 카페트를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카페트 설치 업체를 찾아가 보았다.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집을 고치거나 리노베이션을 할 때 선택해야 할 것이 엄청나게 많다. 예를 들어 화장실을 고친다고 할 때 변기는 어떤 것을 선택하고 타일은 무엇을 선택하고 등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등등. 집안 꾸미기에 관심이 없거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경우에는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카페트를 교체할 때도 선택해야 할 것이 무척이나 많다. 지하를 교체하는 것이니 카페트 밑의 패드는 어떻게 할 것이며, 카페트의 재질은 어떻게 할 것이며, 카페트의 색깔은 어떻게 할 것이며, 카페트의 길이는 어떻게 할 것이냐 등등. 우리는 어차피 지하이니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 중에서 청소하기가 수월하게 길이가 그리 길지 않은 것으로 선택을 하였다. 

 

자재 가격은 카페트 2000불 정도에 패드가 500불 정도였는데 기존의 카페트를 제거하고 설치하는데 인건비가 많이 들어서 총 5000불이 들었다. 리자이나에서 처음 가격을 받아보았을 때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도 비용이 저 정도 들어가는 것을 보니 뭐 그 정도는 필요한가 보다.

 

2층의 카페트는 사람을 불러서 청소를 할까 했지만 사람을 부르면 200불 가까이 들 테니 이번에는 혼자서 열심히 청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홈디포나 로우스에 가면 기계를 빌릴 수도 있지만 한 번 사놓으면 1년에 한두 번씩은 계속 청소를 할 수 있을 테니 돈을 좀 투자하기로 하였다. 이런저런 검색 끝에 발견한 것이 바로 코스트코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Bissel Green Clean Machine이었다. 모든 리뷰가 이 제품을 향하고 있었으며 나중에 로우스에서 보니 그곳에서 빌려주고 있는 기계도 바로 이것이었다. 

 

costco.ca 화면

 

세금까지 하면 약 670불의 가격이었다. 비싸기는 했지만 열심히 청소를 해보자는 생각에 큰 맘을 먹고 구입하였다(나중에 보니 코스트코 온라인에서 한 100불 정도 할인할 때가 있었다. 하나 더 구입해서 예전 가격으로 반납할까도 심각히 고민했지만 그냥 말았다). 카페트 청소 업체를 부르면 그 사람들이 떠나고 나서 카페트가 축축해져 있는데 이것을 써보니 왜 그렇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카페트 청소기는 물에 세제를 섞은 후 카페트에 뿌렸다가 물을 다시 빨아드리는 방식이다.

 

이 집에 이사 들어오기 전에 카페트 청소를 하는데 구석구석 청소를 하려면 은근히 시간이 걸려서 보통 한 층과 계단을 하려면 2시간은 걸린다. 그런데 과연 전 집 주인이 카페트 청소를 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청소기를 돌려도 돌려도 계속 엄청나게 먼지와 더러운 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총 3번인가 4번인가에 걸쳐서 청소기를 돌렸는데 더 이상은 시간이 없어서 그쯤에서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약 10개월이 흐른 지금. 봄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청소기를 다시 돌렸다. 그동안 거의 매일 일반 청소기를 돌렸으니 그동안 얼마나 지저분해졌을까 싶었는데, 카페트 청소기를 돌려보니 이번에도 꽤나 지저분한 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귀찮아도 봄과 가을에 한 번씩은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청소기의 구성. 오른쪽 통이 물과 세재를 넣는 통. 왼쪽 통이 청소된 물을 받는 통.

 

이렇게 달려있는 컵으로 세제를 넣는다. 세제는 월마트 같은 곳에서 구할 수 있다. 청소기 매뉴얼에는 꼭 자기 회사에서 나오는 청소액을 써야한다지만 딱 들어도 X소리이다.
카페트 청소기의 기본적인 원리는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청소액이 섞인 물을 뿌린 후 그 물을 빨아드리는 방식이다. 계단이나 벽과 만나는 부분 같은 곳은 위와 같은 청소 노즐을 사용해야 되고 넓은 지역을 청소할 때는 맨 처음 사진(코스트코 사진) 처럼 기계 자체를 밀고 다니면 된다.
청소 후 물통에 담긴 물.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카페트 청소를 하긴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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