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지난 라 콜롬브 커피 (La Colombe)라는 글에서 언급하였듯 나의 커피 취향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어서 그저 가격 대비 맛이 괜찮은 것이라면 다 좋다. 사실 더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그저 가격이 좋다면 다 좋다고 해야겠다. 그래서 내가 주로 '사' 마시는 커피는 맥도널드에서 사이즈에 상관없이 커피를 $1에 파는 행사를 할 때의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 커피 또는 롤업(Roll Up) 행사를 할 때의 팀 홀튼 커피 정도이다(어쩌다 보니 이 마저도 안 사 마셔본 지 꽤나 되었다). 그 외에는 주로 집에서 와이프가 내려주는 네스프레소 커피를 마신다. 놀랍게도 그 커피가 맥도널드나 팀 홀튼 커피보다 훨씬 맛있어서 최근에는 그것들을 잘 안 사 마시게 되었다. 

 

그래도 우리 부부에게는 약간의 사치를 누릴 권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스타벅스 커피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스타벅스 리워즈를 이용해서 공짜로 마실 수 있는 커피를 특히나 좋아한다. 다른 리워즈 프로그램과 달리 이 스타벅스 리워즈만은 와이프가 전적으로 관리해서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지 잘 모르지만 대충 $1 구입 시 별 2개를 받고, 구매 횟수나 행사에 따라 더 많은 별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별 150개를 모으면 어느 음료이든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와이프는 보통 톨 사이즈보다 큰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이 별 150개를 이용한 무료 커피는 모두 나의 몫이다. 왜냐면 사이즈, 샷 추가, 토핑 추가에 상관없이 무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이든 가장 크고 화려하게 시키는 것이 이 리워즈를 사용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스타벅스 컵 사이즈 중에서 가장 크다는 트렌타(Trenta) 사이즈가 캐나다에서는 모바일로 주문이 되지 않았으나 최근 와이프가 앱에서 트렌타 사이즈를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궁금함을 찾지 못하는 우리는 트렌타 사이즈가 과연 얼마나 큰지 확인하고자 모아둔 별을 이용하여 그것을 주문하였다. 

 

참고로 스타벅스 컵 이름과 사이즈는 아래와 같다. Grande, Venti, Trenta는 모두 이탈리아어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각각 Large, 20(이십), 30(삼십)이라는 뜻이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Venti는 20 fl. oz.(*) (차가운 음료에선 24 fl. oz.), Trenta는 31 fl. oz.이다. 그래서 각각 Venti, Trenta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fl. oz.는 US Fluid Ounce. 약 29.6 mL

 

하지만 숫자로는 보여도 이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육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트렌타는 시킬 수 있는 음료가 제한되어 있음

 

그래서 손에 쥔 것이 바로 다음이다.

 

이것이 트렌타 사이즈

 

위의 사진만 보고도 느낄 수 있듯이 트렌타 사이즈의 컵만 놓고 본다면 벤티(Venti) 사이즈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처음 나의 반응도 '뭐야 생각보다 별로 크지 않은데?'였다. 그래서 다른 것들과 한 번 비교를 해 보았다. 예전에 한국에서 살았을 때는 분명 톨 사이즈를 마셨을 텐데 이제 톨 사이즈는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컵의 크기만을 비교해서는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고 생각한 나는 트렌타 사이즈 컵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물이 들어가는지 확인을 해보기로 하였다. 즉, 요즘 할 일이 정말 없다는 뜻이다.

 

벤티도 트렌타 옆에 서면 왜소할 뿐이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벤티는 얼추 700mL가 채워진 듯한데 트렌타는 800~850mL 정도가 채워졌다. 실제로 얼음 들어가고 위에 공간이 조금 빠지면 750~800mL의 커피가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어쨌든 그란데 2개 정도의 양이니 이틀에 걸쳐 마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하지만 덮어 놓고 마시다 보면 다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중간에 냉장고에 넣어 버렸다).

 

 

마무리

끝으로 이 글의 카테고리가 '생활 정보'임을 감안하여 본래의 목적에 맞게 스타벅스 리워즈 팁을 몇 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와이프 말에 따르면 사람들이 컵을 사려고 별을 모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직 가격 대 성능비만을 따진다면 별 150개로 무지막지한 음료를 만들어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맨 아래 그림을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2.  캐나다 스타벅스 리워즈라도 미국 스타벅스에서 적립이 가능하다(캐나다에서 모은 별을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 
  3. 앱으로 주문 시 상품마다 나눠서 결제하면 구매 횟수에 따른 보너스 별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음료를 마시기 시작하고 나서 사진을 찍어서 전혀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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