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8년 9월 19일 작성

 

 

 

2018년 월드컵이 끝나버린지도 오래라 월드컵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이 팟캐스트를 지금 소개하기에는 아주 시기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그럭저럭 들어 볼 만한 팟캐스트이기 때문에 소개를 하고자 한다.

 

캐나다에 와서 살게 된 이후로는 국가대표 축구 경기는 물론이고 프로리그 경기도 볼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한동안 축구를 멀리하고 살았다. 겨우 4년 축구를 멀리하고 그 사이 하키나 농구 중계를 보았더니 심지어 어느 날 축구 중계를 보는데 뭔가 경기의 진행이 참 느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어쨌든 그러한 상황에서 오랜만에 축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뭔가 그리운 생각에 꽤나 재미있게 들었다.

 

총 이 팟캐스트는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4개가 미국 축구에 관련된 이야기 (물론 미국 팟캐스트니 그럴만하다), 2개가 잉글랜드 축구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머지 3개가 각각 스페인 여자 축구팀 이야기, 마라도나 이야기, 1974년 자이르 팀 이야기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마지막 하나가 바로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 2개, 즉 74년 자이르 팀 이야기와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1. 1974년 자이르 월드컵 팀

 

3. Zaire ‘74: The Most Misunderstood Team in History | We Came to Win

The stories behind the greatest moments of the World Cup. In the World Cup, sometimes the real drama happens off the field.

gimletmedia.com


1974년 자이르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는데 그 팀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팀원이 흑인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참고로 자이르는 현재는 콩고 민주공화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의 옛이름이다). 그런데 그 팀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브라질과의 경기 중 경기 막판에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혹시 아래 영상이 안 보이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페널티 외곽 지역에서 브라질 팀이 프리킥을 얻었는데 갑자기 자이르의 수비수 한 명이 달려가서 공을 멀리 차 버리고 말았다.

 

 

 

 

 

당시 서양 언론은 '순진한 아프리카 팀이 축구의 룰을 이해하지 못하지 않았나' 정도로만 이야기를 했지만 깊숙한 내막을 알고 보면 아주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고 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당시 자이르 팀은 우리 나라의 80년대의 스포츠 팀들의 상황과 비슷했다고 한다. 즉, 나라에서 국민들을 여론을 모으고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축구를 이용했다. 그 과정에서 자이르 팀 선수들은 해외 리그에 진출할 기회도 잃었고 심지어 나라에서 약속한 돈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당시 나라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얼마만큼의 돈을 주기로 하였다. 그런데 나라에서는 선수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정작 본선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어도 약속한 돈은 지급되지 않았다. 게다가 돈을 주기로 한 담당자는 월드컵 도중 팀을 떠나 도망가 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비록 상대편이 프리킥을 위하여 놓은 공을 차 버린 주인공은 평생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혹시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울분이 마지막 경기 마지막 시간에 터진 것이 아닐까. 아마도 '에라이 XX놈들아 X이나 먹어라' 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2. 2002년 한국 vs 이탈리아

 

9. The World’s Most Hated Referee | We Came to Win

The stories behind the greatest moments of the World Cup. In the World Cup, sometimes the real drama happens off the field.

gimletmedia.com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면 이상한 경기이긴 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당시 뉴스에서 이 경기 이후 이탈리아 선수들이 숙소 내의 가구를 부서버리고 출국을 했다며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는 코멘트를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럴만한 경기였을 것이다. 그래서 돼지바 선전에도 등장하였던 (물론 본인이 직접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이탈리아에서는 당시 경기의 심판이었던 '모레노'가 국민 역적이라고 한다. 심지어 2015년 한 정치인이 국회에서 상대를 '모레노'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가 발언이 정지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에피소드에서는 그 모레노 감독의 과거와 2002년 당시 상황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모레노는 에콰도르 출신의 심판으로 자국 내에서는 꽤나 엄격한 심판으로 알려졌으며 2002년 월드컵 당시 조별 예선에서도 큰 문제 없이 경기를 진행하여 16강전 까지도 심판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 문제의 경기를 담당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의 흥행을 위해서 심판이 개최국인 한국을 봐주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본인은 정작 FIFA 상부에서 받은 지시는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 경기 이후에도 그는 자국 리그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심판을 떠나게 되었고 2010년에는 미국 JFK 공항에서 마약 밀수 혐의로 붙잡히기도 하였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우리 나라에서는 자랑스러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가 나라 밖에서는 그리 자랑스러운 일로 비추어지고 있지 않아서 씁쓸했다. 언젠가 실력으로 월드컵 4강은 아니더라도 그 근처까지 갈 수 있다면 더욱 자랑스럽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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