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8년 9월 20일 작성

 

 

 

지난 몇 번에 걸쳐서 This American Life의 제작자들이 만든 Podcast들을 소개하였는데 이번에는 몇 번에 걸쳐서 Gimlet Media에서 나온 Podcast 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Gimlet Media는 뉴욕에 본사를 둔 Podcast 전문 제작사로 예전에 소개한 Heavyweight를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얼핏 세어 보니 이곳에서 나오거나 나왔던 21개의 Podcast 들 중에서 절반 정도인 10개를 들어보았는데 대부분 들어볼 만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Wendy Zukerman이라는 사람이 진행하는 Science VS 라는 Podcast 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Wendy Zukerman 은 호주 출신의 과학 저널리스트로 처음에는 호주 ABC 방송국에서 동일한 제목으로 이 Podcast 를 진행했었다. 그러다가 2016년부터 미국의 Gimlet Media를 통해서 이 Podcast 를 진행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 사람의 출신지를 몰랐기 때문에 이 여자의 액센트가 약간 특이하구나 싶었다. 특히나 'R' 와 'H' 발음이 독특한데, 'Here' 를 '히아' 라고 발음하고 'HIV', '헤이치 아이 브이' 라고 발음하는 식이다. 영어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나로서는 이것이 호주 발음인지 영국 발음인지 구불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영국 출신의 사람인가 싶었다.

 

어쨌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Podcast에서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들 중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은 사실이 아닌지를 말해주는 식으로 진행이 된다. 현재까지 4개의 시즌이 진행되었고 곧 5번째 시즌이 발표된다고 한다 (요즘에는 한동안 이 Podcast를 잘 듣지 않아서 몇 번째 시즌까지 나왔는지 모르겠다). 길이는 편 당 40~50분 정도로 아주 알맞은 정도이다. 그리고 진행자가 꽤나 유머스럽고 중간중간 효과음을 적절히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 들어볼 만한 Podcast 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작은 거창한데 막상 뚜껑을 열고 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가 결론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소개된 북극곰 관련 내용의 경우, 기후 변화로 인하여 북극곰이 멸종할 정도로 위험한지가 그날의 주제였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결론은 '그럴 것 같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과학자들도 있다'와 같은 식이다. 또한 인공감미료 (Sweetener)가 건강에 해로운지 아닌지를 이야기하는데도 결국 결론은 건강에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다였다 (들은 지가 오래되어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결론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결론이 없었던 것이 확실하다).

 

물론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내용들의 경우 아직까지 과학적인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런 결론이 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식의 결론이 반복되면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식의 생각이 들게 된다. 개인적으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하는 결론을 좋아하지 않아서 더 거슬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삶에 도움이 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더러 있었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꽤나 흔하고 조심해야 하는 병인 Lime Disease 라던지, 포경수술이 필요할까 하는 주제는 상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알아야 하는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주제가 하나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널리 퍼진 이야기로 레밍 쥐의 개체수가 증가할 경우 집단적으로 벼랑에서 뛰어 내려서 자살을 한다는 이야기에 대한 것이다.

 

최근에 한 지방의원이 국민들을 앞만 보고 물에 뛰어드는 레밍 쥐에비유해서 큰 문제가 되기도 하였는데, 알고 보면 레밍쥐는 전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놀랍게도 최초에 이러한 인식이 퍼지게 된 계기는 50년대인가 60년대에 디즈니 사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때문이라고 한다. 디 필름에서 레밍 쥐가 집단적으로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80년대에 캐나다에서 이 필름의 뒷이야기가 폭로가 되었다. 사실 그 장면은 조작된 것으로 레밍쥐들을 인위적으로 벼랑으로 몰아서 뛰어들게 한 후 촬영을 하였다고 한다.

 

당시 제작사에서도 잘못을 인정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유통되는 것을 보니 깜짝 놀랐다. 나조차도 나이 30이 훨씬 넘도록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니.... 물론 당시 이 장면을 조작한 디즈니 제작자 말대로 '기껏 쥐 세끼들이니 뛰어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겠냐'만은 말이다.

 

 

Lemmings | Science Vs

Gimlet Media is the award-winning narrative podcasting company that aims to help listeners better understand the world and each other.

www.gimletmedia.com

 

아무튼 이 Podcast들을 것이 들을 것이 다 떨어졌는데 30~40분 정도 시간이 남는다 싶을 때 들으면 아주 좋은 Podcast 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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