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턴: TSSA - 하는 일 - Boiler & Pressure Vessel Inspection - Periodic Inspection

2018년 3월 5일 작성

 

 

지난번 글에 이어 이번에는 보일러와 압력용기 검사 업무 중 Periodic Inspection, 즉 주기 검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온타리오 내에 설치된 보일러와 압력용기는 설치 이후 매 1~3년마다 TSSA나 보험 회사로부터 검사를 받아야 한다(물론 제외되는 장치들이 있기는 하다). 물론 다른 주에도 이와 유사한 요구 조건이 있으며 누가 검사를 할 수 있는지는 주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다.

 

앞의 글에서도 언급을 하였듯이 내가 TSASK에서 일을 했을 때는 이 주기 검사가 내 업무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래서 리자이나와 그 주변 동네를 찾아다니며 참으로 많은 보일러와 압력용기를 검사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운전 중에 외부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사실 이쪽 업계에서 검사를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장치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사실 검사할 것이 많이 있지는 않다.  그저 어디 새는 곳은 없는지 (물론 대부분의 경우의 없다), Safety Valve는 제대로 잘 붙어 있는지 (아주 가끔 문제가 있었다), Nameplate는 제대로 붙어 있는지 정도를 살피는 정도이다. 그래도 보일러의 경우에는 High Limit, Pressure Control, 그리고 Low Water Cut Off 등도 확인해야 해서 뭔가 검사를 하는 것 같긴 하였다.

 

여기 TSSA의 주기 검사도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은 맞을텐데 솔직히 다른 Inspector들은 주기 검사를 할 때 무엇을 확인하는지, 심지어 하고는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우선 보일러 검사의 경우 아무도 위에 말한 것들을 검사하지 않는 것 같다. 몇몇 Inspector들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손을 대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복잡해지니 확인을 안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것은 우리와 같은 Boiler and Pressure Vessel Inspector가 하는 일이 아니라 OE(Operating Engineer) Inspector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로서는 이러한 사고가 약간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런 것도 검사를 하지 않으면 도대체 무엇을 검사한단 말인가. 그래서 어쨌든 그냥 나는 내가 예전에 하던 대로 검사를 하고 있다.

 

한 번은 입사 초반에 토론토의 한 Inspector 아저씨를 따라다니며 Training을 할 때였다. 쉬는 시간에 그 아저씨에게 주기 검사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 아저씨는 검사를 해달라고 연락이 오지 않는 한 주기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의 검사 Database에 얼마나 많은 주기 검사가 올라와 있는지 확인해 본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TSASK에서 하던 방식과 여기 TSSA의 방식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내 검사 Database에 검사 기한이 만료되는 장치가 올라올 때마다 빨리 끝내야 될 것 같아서 많은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거기에 무엇이 올라오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고 검사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아저씨 말로는 그것 말고도 할 일이 무지하게 많은데 그것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나의 Database에 검사해야할 장치가 쌓이던 말든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여기는 Database 관리도 엉망이기 때문에 막상 힘들게 연락처를 찾아낸 후 검사를 하러 가 보면 이미 보험 회사에서 검사를 하는 장치여서 김이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보험 회사가 검사하면 TSSA에서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됨).

 

 

 입사 초반에는 주기 검사가 필요한 장치가 내 Database에 올라 올 때마다 빨리 끝내버려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힘들게 연락처를 찾아서 검사를 가 보니 보험회사가 검사를 하고 있는 장치였다. 이러면 참 김이 빠진다. 이 회사는 Database 관리가 정말 엉망이다. 참고로 위의 사진에서 Pressure Gauge의Siphon 방향이 잘못되어 수정이 필요하다.

 

안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했다고 잘했다고 할 사람이 없으니 요즘에는 그저 연락 오는 일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정말 할 일이 다 떨어졌을 때 하나씩 찾아서 검사를 하기도 했었는데 작년 여름 이후로는 계속 바빠서 아예 신경도 못 쓰고 있다.

 

앞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8년 주정부에서 감사 결과 이 주기 검사가 문제가 되었다. 너무 많은 장치들이 검사되지 않고 Database에 남아있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작년 말에 이 Database를 정리하느라 다들 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