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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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폴로 1호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으니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번에는 지난 글에 이어 아폴로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앞서 두 가지 중요한 단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아폴로 프로그램 성공의 밑거름이 된 제미나이 프로젝트 (Project Gemini)와 새턴 V (Saturn V, 새턴 파이브) 로켓에 대한 이야기이다.

 

1958년부터 1963년 사이에 진행된 NASA의 머큐리 프로젝트 (Project Mercury)는 인간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였다. 따라서 3명의 우주인이 달까지 약 400,000km를 날아 간 후 달 표면에 착륙을 해야 하는 아폴로 프로그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했다. 따라서 NASA에서는 그 사이를 제미나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메꾸게 된다. 이 제미나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우주인들이 (머큐리 프로젝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지구 궤도에서 시간을 보냄

2. 우주 유영으로 대표되는 EVA (Extravehicular Activity, '선외활동'이라고 번역되는 듯)를 연습

3. 우주에서 우주선끼리 만나는 랑데뷰와 도킹을 연습

 

사실 첫 번째 제미나이의 유인 우주선인 제미나이 3호가 발사되는 1965년 3월까지도 미국은 소련에 뒤쳐진 상태였다. 1964년 가을 소련은 이미 3명의 우주인을 우주로 올려 보냈고, 제미나이 3호 발사 일주일 정도 전에 세계 최초의 우주 유영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은 이 제미나이 미션이 진행될수록 소련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1965년 6월 미국도 제미나이 4호 미션을 통해 우주 유영에 성공하였고, 1965년 8월 제미나이 5호 미션을 통해 지구 궤도에서 8일 동안 머무는 세계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를 통해 소련과 미국의 우주 경쟁에서 처음으로 미국이 앞서 나갈 수 있었다.

 

1965년 6월 3일. 에드워드 화이트가 제미나이 4호 미션 중 미국인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진의 에드워드 화이트는 1967년 1월 아폴로 1호 준비과정에서 화재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한편 1965년 가을. 제미나이 6호가 엔진 점화에 실패하여 미션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NASA는 이를 계기로 오히려 더 대담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것은 바로 제미나이 7호를 먼저 우주에 보낸 후 제미나이 6-A호를 발사하여 우주에서 만나는 랑데뷰 (Rendezvous)를 하는 것이었다. 이 미션을 제미나이 7호와 제미나이 6-A호는 우주 상에서 약 30cm 거리까지 근접하는 랑데뷰에 성공하게 된다.

 

1965년 12월 17일. 랑데뷰 과정 중 제미나이 6-A호에서 바라 보본 제미나이 7호.

 

그리고 1966년 3월. NASA는 제미나이 8호 미션을 통해 최초로 우주선의 도킹 (Docking)에 성공하여 소련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렇게 제미나이 프로젝트는 1961년부터 1966년 사이 총 10번의 유인 우주선과 2번의 무인 우주선을 우주로 보내며 인간을 달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1966년 3월 16일 제미나이 8호의 첫 도킹 사진.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계 이상으로 우주선이 너무 빠른 속도로 회전하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당시 우주인이었던 닐 암스트롱과 데이브 스캇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다행히 닐 암스트롱이 다시 우주선을 제어할 수 있었지만, 그 사고로 제미나이 8호의 다른 미션들은 수행하지 못하고 지구로 귀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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