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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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정으로 업데이트가 늦어 50년 전 어제 벌써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였다. 그래도 계속해서 글을 써 나가고자 한다.

 

앞의 글들에서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인 아폴로 프로젝트 시작의 배경과 그전에 시행된 머큐리, 제미나이 프로젝트, 그리고 새턴 V 로켓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아폴로 1호(그렇다, 아폴로 11호를 이야기하려면 아폴로 1호부터 이야기를 해야한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아폴로 프로그램 성공을 위하여 매우 중요했던 3가지 사항들에서 먼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사람 (Mission Control), 컴퓨터 (Apollo Guidance Computer), 그리고 우주선 (Lunar Module)이다.

 

우선 미션 컨트롤 (Mission Control)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폴로 11호 미션 콘트롤. 사진은 달 착륙 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선외 활동(EVA)할 당시 모습. (사진 출처: Nasa.gov)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영화나 TV에서 우주선이 발사되면 여러 대의 모니터가 설치된 책상에 앉아서 우주선의 상황을 살피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곳을 미션 컨트롤 센터 (Mission Control Centre, 줄여서 미션 컨트롤)라고 하는데 아폴로 프로그램 당시 이 미션 컨트롤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아폴로 우주선들은 그 이전 세대의 비행기나 우주선들에 비해 무척이나 정교하고 복잡했기 때문에 우주 비행사들의 능력만으로 조종을 하기란 불가능하였다. 그리고 아폴로 우주선에 탑재된 컴퓨터 (Apollo Guidance Computer)는 용량이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현재 단위로 환산하면 약 76KB이라고 함) 이들을 뒤에서 받혀줄 사람들과 컴퓨터가 필요했다. 그래서 아폴로 프로그램에서는 휴스턴에 위치하고 있는 미션 컨트롤에서 우주선의 연료, 전기 시스템, 컴퓨터 시스템, 엔진 등을 모니터링하고 시기적절한 지시를 내려주게 된다. 

 

위의 사진은 아폴로 11호 미션 중에 찍힌 미션 컨트롤 사진으로 첫 번째 열은 '트렌치 (Trench)'라고 불리며 아폴로 우주선의 이동 경로, 로켓 운전 상태 등을 확인하는 컨트롤러들이 앉았다. 두 번째 줄에는 우주 비행사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의사, 캡콤(Capcom, Capsule Communicator), 그리고 전기와 우주선 내부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컨트롤러 등이 앉았다. 이때 캡콤은 우주 비행사 출신으로 우주 비행사들과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아폴로 11호 미션에서는 닐 암스트롱의 요청으로 찰스 듀크(Charles Duke, 후에 아폴로 16호를 통해 달에 착륙함)가 캡콤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세 번째 줄에는 모든 미션 컨트롤러들의 리더인 플라이트 디렉터 (Flight Director)가 앉았다.

 

 

놀라운 점은 아폴로 11호 착륙 당시 미션 컨트롤을 담당했던 진 크란츠 (Gene Kranz) 팀의 평균 연령이 겨우 27살이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플라이트 디렉터였던 진 크란츠조차 35살에 불과하였다 (지금의 나보다 젊다!). 아폴로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필요했는데 누구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채용이 가능한 전문가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 중 서류만 보고는 괜찮다 싶으면 면접도 없이 채용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그들이 그렇게 젊었기 때문에 아폴로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인터뷰 중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We didn't know what we didn't know and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몰랐고

We didn't know we couldn't do it.  우리가 이것을 해내지 못한다는 것도 몰랐다.

So we just did it.  그래서 그냥 해버렸다.

 

 

지금과 같이 고학력자들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는 약간은 꿈만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당시 사람들이 좋은 시대를 만난 것 같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만 몰두했었기 때문에 가족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행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우주 비행사, 컨트롤러, 엔지니어들이 이 과정에서 이혼을 하고 가정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아무튼 젊은 나이, 제한된 시간, 개인적인 불행 등의 제한 속에서도 미션 컨트롤은 아폴로 11호 성공의 큰 밑거름이 되었다.

 

 

다음은 이 미션 컨트롤의 역할과 성취를 자세하게 설명한 13 Minutes to the Moon의 두 번째 에피소드이다.

 

Ep.02 Kids in control

 

BBC World Service - 13 Minutes to the Moon, Ep.02 Kids in control

Unsung heroes who saved the day. The "26-year-old kid who could stop the lunar mission"

www.bbc.co.uk

 

그리고 또 하나.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맞이하여 당시 미션 컨트롤 센터를 복원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닐 수 없다.

 

 

정말 마지막으로 또 하나.

이것도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맞이하여 당시 미션 컨트롤과 아폴로 11호 사이의 교신 내용을 들을 수 있는 홈페이지가 제작되었다. 아폴로 11호 발사 1분 전부터 모든 내용을 들을 수 있는데 정말 잘 만든 사이트가 아닐 수 없다. 특히 '13 Minutes to the Moon'을 다 들었다면 102:33:00경부터 시작하는 달 착륙까지의 13분간의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할 것이다.

 

 

Apollo 11 in Real-time

A real-time interactive journey through the Apollo 11 mission. Relive every moment as it occurred in 1969.

apolloinrealtim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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