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한 때 엠파스(Empas)라는 포탈이 있었다. 구글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네이버나 다음이 뜨기 전이었던 시대였고 야후나 라이코스가 인기가 있던 시절이었다. 이 엠파스에서는 당시까지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던 '자연어 검색'을 강조하여 대대적인 선전을 하였다.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검색 시 '김검사'라고만 검색을 했고 '김검사는 뭐하는 사람인가'와 같이 문장으로 검색을 하지는 않았던 시절이다. 그래서 엠파스에서는 '야후에서 못 찾을 땐, 엠파스~'라고 광고를 하였다.
그래서 이 엠파스가 한때 잠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 결과 한국의 여느 포탈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메일 서비스를 제공했고 나중에는(2003년 9월) 블로그 서비스도 제공했다. 나름대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무엇이든 남들이 안 하는 것만 찾아서 하는 내 성격상 당시 이미 인기가 기울어져 가고 있던 엠파스 블로그는 나에게 안성맞춤인 블로그였다. 그래서 2003년 10월 4일 첫 글을 시작으로 나의 블로그 인생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엠파스는 곧 SK에 매각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한동안 유지되던 블로그 서비스는 이글루스라는 블로그와 통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글루스를 사용하던 것이 아니어서 영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혼과 육아로 블로그를 한동안 멀리하다가 캐나다로 넘어온 후 블로그스팟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지금은 쓰지 않는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의 단점은, 비록 당시에도 거의 관심을 끌지 못한 글들이었지만 어딘가 나의 기록을 남겨두었다는 기분이 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엠파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글루스도 언젠가는 망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썼던 글들을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이글루스가 언젠가 망할지 안 망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당시 썼던 글들 중에서 사라져 버린다면 아쉬울 글들을 옮겨오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글들을 Vintage Writings라는 카테고리에다가 넣어두려고 한다. 2020년도 밝았으니 나의 2000년대와 2010년대를 돌아보는 기회를 삼기에도 좋지 않을까 싶다.
글 몇 편을 옮기다 보니 생각보다 너무 주옥같은 글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 블로그에 옮기다 보니 티스토리에는 과거 날짜로 글을 저장하는 기능이 없다보니 좀 거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두번째 블로그를 개설하고 그쪽에다 글을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재의 블로그에는 주옥 중의 주옥들만 옮겨야겠다.
https://hohohyo-vintag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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