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이후 요즘 매일같이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미술 작품의 원천의 하나는 그림 그리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클레이 만들기이다.
우선 그림 그리기의 처음 시작은 TV나 태블릿 말고 조금이라도 다른 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아서 아이들과 집에 있는 붓과 물감으로 이것저것 그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제는 무엇이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둘째 녀석이 이제 날이면 날마다 '페인트 페인트 할래'라고 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자기가 무엇을 하자고 한 후 정작 자기는 옆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알 수 없는 말을 중얼중얼 거리며 혼자 놀아 버린다. 그래서 결국 다양한 미술 활동은 전부 나와 와이프의 몫이다.
사실 나는 학창 시절 단 한 번도 내가 미술이나 예술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글씨도 잘 못 쓰고 그림은 더더군다나 더 못 그리고 노래 또한 못 부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식을 낳고 보니 내가 아예 예술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그림은 여전히 못 그리지만 그나마 만들기는 초등학교 이상의 수준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래서 첫째 아이가 어렸을 때 한국에서 아이클레이로 이것저것 참 많이 만들었다. 당시 녀석은 물고기, 그중에서도 특히 복어를 좋아해서 집에 있던 복어 인형(레어템이다)을 닮은 복어들을 정말 많이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은근히 고역이라 마루에 앉아서 조물조물 만들고 있으면 허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다. 게다가 잘 안 만들어지면 혼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작업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첫째 아이가 커 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클레이와도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이 컸으니 혼자 만들라고 하면 되기도 하거니와.
하지만 둘째 녀석이 첫째와 비슷한 나이가 되자 아이클레이의 봉인이 해제되고 말았다. 마침 2년 전 한국에 갔을 때 돌아오면서 사 왔던 아이클레이가 집에 조금 남아있었는데 그것을 둘째 녀석이 발견하였다. 오랜만이기도 하고 녀석에게 아빠의 실력을 보여 주고 싶어서 하나 만들어 주니 그때부터 지하에 내려갈 때마다 '아이클레이 할래'라고 한다.
결국 거실에 있을 때는 '페인트 페인트 할래', 지하에 내려가면 '아이클레이 할래'가 요즘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이 언제 학교에 다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 한동안 나의 작품 활동은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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