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한국과 다르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Mother's Day와 Father's Day가 나누어져 있다.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이 Mother's Day이고 6월의 세 번째 일요일이 Father's Day이다. 한국의 어버이날과 마찬가지로 여기 사람들에게는 Mother's Day나 Father's Day가 매우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 날들이 가까워져 오면 방송이나 광고지에 계속 언급이 되고 다들 선물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리고 주말에 가족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나나 와이프는 여기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양쪽 부모님들도 모두 한국에 계시기 때문에 두 날 모두 큰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다. 심지어 매년 Mother's Day와 Father's Day가 정확히 언제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어서 서로에게 이번 주가 Mother's Day인지 혹은 도대체 Father's Day는 언제인지 물어볼 정도이다.

 

하지만 점점 아이들이 커져 가면서 우리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카네이션을 만들어 부모님께 드렸듯 이제는 녀석들이 무엇인가를 만들어 오기 시작했다. 비록 올해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학교가 문을 일찍 닫아 버려서 첫째는 아무것도 들고 오지 못했지만 둘째가 최근에 다시 어린이집(Dayhome)에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멋진 것을 들고 올 수 있었다.

 

한편 예전 한국에서 일할 때 회사 동기가 좋은 가사 도우미를 만나는 것은 오복 중의 하나라고 말을 했던 것이 기억 난다. 그만큼 육아를 도와줄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운이 좋았다. 동네에서 한 다리를 건너 알게 된 Dayhome이 있었는데 둘째가 작년부터 그곳에 다니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Daycare나 Dayhome을 찾아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마음에 드는 곳을 찾는 것은커녕 자리를 확보하기도 쉽지가 않다. 그런데 우리가 보내는 Dayhome은 여러 가지 면에서 괜찮은 곳이다. 특히나 그 Dayhome 선생님과 그 가족들이 좋은 사람이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에 오랜만에 둘째를 다시 보내면서 선생님과 오래 대화를 할 일이 있었는데, 다시금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 선생님의 또 다른 능력은 바로 아이들의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무수히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나와 와이프는 Father's Day를 맞이하여 둘째 녀석이 멋진 것을 만들어 올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발을 찍을지 손을 찍을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와이프가 며칠 전 아들에게 '이번에는 뭐 찍었어'라고 물어보니 발을 찍었다고 했다. 녀석의 발바닥이 이번에는 무엇으로 승화될지가 궁금했다. 

 

결국 녀석의 발바닥은 아래의 트랙터로 승화되었다. Father's Day이기 때문에 발바닥으로 트랙터를 만들다니(보통 Father's Day에는 공구, 기계류를 선물하는 경우가 많음)! 또다시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둘째 녀석의 발바닥으로 만든 트랙터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그동안 녀석의 손과 발로 만들어 온 작품들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찾아보면 이것보다 훨씬 많은데 모두 리빙박스에 집어넣어서 일단 보이는 것들만 사진을 찍어 보았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꽃, 나무, 무당벌레, 곰 등등 정말 다양한 것을 만들어 왔다. 

 

 

내년 Father's Day에는 셋째 녀석이 과연 발바닥을 찍을지, 손바닥을 찍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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