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내가 살고 있는 온타리오에서는 아직도 하루에 100~200명 사이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어느새 쇼핑몰도 다시 열었고 미장원, 레스토랑, 도서관, 피트니스 클럽들도 제한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초반 난리가 났던 화장지는 이제 구하는데 문제가 없으며 한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라이솔(멸균 물티슈), 마스크(우리나라에서는 사용 못할 비의료용 일회용 마스크) 등도 그럭저럭 구할 수 있다.

 

게다가 놀라운 사실은 우리 동네에서는 최근 스플래쉬 패드(Splash Pad)까지도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스플래쉬 패드는 아래 사진과 같이 물이 나오면서 애들이 뛰어노는 공간인데 마침 집 가까이에 하나 있어서 여름이면 자주 갔었다. 그런데 날씨는 더워지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곳을 열지 않아서 참 아쉬웠었다. 평소에는 이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하여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모두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지난 주 금요일에 처음 문을 열었다. 개장 이후 보통 사람이 매우 많은데 오늘 저녁 시간에 가보니 마침 사람이 없어서 한동안 우리 가족만 놀았다. 참 좋았다.

 

한편 나의 뜻과는 달리 캐나다 동부와 서부를 두루 걸치며 살아 본 입장에서 매우 특이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스플래쉬 패드에 관한 명칭이다. 예전에 살았던 사스카추완에서는 이러한 곳을 Spray Park라고 불렀다. 지금도 검색해 보니 BC, 알버타도 Spray Park라고 부르는 것을 보니 Western Canada에서는 그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온타리오에 와서 보니 그 누구도 Spray Park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여기서는 시(City), 방송국 및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Splash Pad라고 말한다. 별 것은 아니지만 지역별로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서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스플래쉬 패드, 혹은 스프레이 파크 말고도 희망적인 소식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온타리오에서는 9월에 학교를 열겠다고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격주로 할지, 오전/오후로 나누어서 할지 아직 그 무엇도 결정이 된 것은 없지만 적어도 학교를 열겠다고 발표를 했다. 마침 우리 둘째 녀석이 JK(Junior Kindergarten)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서 참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참고로 온타리오에서는 만 4세가 되는 해부터 풀타임으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다. 이것이 내가 사스카추완을 떠나 월급이 적은 온타리오로 이직을 했을 때 고려했던 사항 중의 하나였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걱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상황이 전혀 심각하지 않아서 큰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보통이면 벌써 학교에서 새로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을 텐데 올해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것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정말 둘째 녀석이 학교에 갈 수 있기는 한 것일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 이후 학교에서도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마침 첫째 녀석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매주 보내오는 소식지를 보니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중에 하나가 Welcome Pack을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JK 학생들을 위한 Welcome Pack

 

 

그런데 오늘 마당에서 놀다 보니 문 앞에 무엇인가 놓여있는 것을 보았다. 택배가 왔나 싶어서 보니 바로 사진에서 보이는 Welcome Pack이 보이는 것이었다. 선생님들이 빠르기도 하다. 둘째 녀석은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신났다. 

 

무엇인가를 받아서 그저 행복한 둘째 녀석

 

 

이렇게 조금씩이나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과연 모두들 걱정하는 Second Wave가 곧 몰려올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선은 조금이나마 일상을 즐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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