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도와는 달리 (혹은 예상과는 달리)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읽혔던 글은 해외 상장 ETF와 국내 상장 ETF를 비교한 글이다. 처음 그 글을 쓴 것이 2019년 여름인데 이후 이런저런 문의를 받고 중간중간 업데이트를 하였다. 그런데 최근 수수료가 매우 저렴한 KINDEX 미국 S&P500(종목코드 360200)이 등장했다는 답글을 보고는 전면적인 업데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에 상장된 ETF들 중에서 S&P 500, MSCI World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 23개국의 대형주, 중형주에 투자) 그리고 MSCI Emerging (중국, 대만, 한국 등 주요 신흥국 26개국에 투자)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을 비교하고자 한다.
국내 상장 ETF와 미국 상장 ETF의 수수료와 세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KINDEX 미국 S&P500 ETF의 경우 낮은 수수료로 유명세를 타는 듯 하지만 이는 '총 보수'만 0.09%라는 것으로 증권 거래 비용 등의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임을 기억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장 초기에 잦은 주식 매매로 인하여 관련 비용(주식 매매, 환전 등)이 높을 것 같으나 정확한 수치는 2021년에 발행되는 투자설명서를 봐야만 알 수 있다. 한편 Arirang S&P500 ETF(269540)는 총 보수(0.3%)를 제외하고도 총 비용이 0.1298%(2020년 기준)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KODEX 선진국 MSCI(231350)과 Arirang 신흥국 MSCI(155980)도 총 보수와 총 비용(2020년 기준, 매년 조금씩 변동)을 고려한다면 수수료가 각각 0.3915%, 0.5241%이다.
한화 1000만 원 전액을 ETF에 투자했다고 가정 시(펀드와 달리 ETF는 소수점 단위로 매매할 수 없으니 1000만 원 전액 투자는 불가능) ETF 보유 기간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는 다음과 같다(환전 수수료, 종합과세 구간 세율 등의 가정 값은 표 아래에 명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내 상장된 ETF들도 수수료가 많이 저렴해져서 굳이 해외 상장된 ETF를 구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들의 경우 헷지를 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이번에 비교한 국내 ETF들 중 Kindex S&P 500과 KODEX 선진국 MSCI는 헷지를 하지 않았고, Arirang 신흥국 MSCI는 헷지가 되어있다.
둘 중 무엇이 유리한지를 묻는 질문은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서도 자주 보이는 질문이다(캐나다에서 미국 상장 ETF를 투자 시 환전이 필요하므로). 아주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장기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헷지를 안 한 것이 헷지를 한 것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
그 이유는 첫째로, 헷지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다(즉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둘째, 헷지를 하더라도 100% 위험을 없애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셋째, 주식 투자 자체가 변동성이 매우 큰 투자이기 때문에 이것이 오를지 내릴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따라서 굳이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 줄이고자 헷지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이것은 장기 투자의 경우에 해당. 단기 투자는 헷지를 하든 안 하든 그 누구도 유불리를 장담할 수 없음).
한국에 상장된 인덱스 ETF들의 경우 분배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꼬박꼬박 나오는 분배금(배당금)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고려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해외 주식에서 배당금이 발생했을 경우 그것을 국내로 가져온다면 Withholding Tax(원천징수)를 떼게 된다(한국의 경우 15.4%). 따라서 이것을 국내에 들여오지 않고 곧바로 재투자를 한다면(즉, ETF를 운용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배당금을 재투자한다면) 세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ETF가 분배금을 지급하지 않고 곧바로 재투자를 한다고 해서 분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ETF(예를 들어 Vanguard S&P 500 ETF) 보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이것이 내가 Withholding Tax와 Divendens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혹시 틀릴 경우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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