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최근 ETF를 주제로 유입되는 방문자가 가장 많으나 사실 더 이상 쓸 말이 없었다. 이러한 점은 'Buy & Hold 방식'의 투자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여서 그들이 하는 말을 들어 보면 어느 순간 모두 거기서 거기이다. 그들 또한 그 점을 잘 알아서 우스개 소리로 몇 번 이야기를 하면 매번 똑같은 소리라 도대체 쓸 이야기가 없다고 한다. 하물며 아마추어에 불과한 나라고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게다가 한국의 투자 환경이나 세금은 캐나다와 너무 달라서 이제 한국에서 질문을 하면 부담스러울 뿐이다. 

 

그래도 이 채권(Bond)에 관해서는 예전부터 꼭 언급을 하고 싶었다(참고로 한국 채권 ETF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니 그냥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다).

 

1년 정도 전에 한창 투자의 세계에 빠져서 투자 관련 책과 팟캐스트에 빠져 살 때였다. 오랜만에 한국에 있는 형에게 전화를 했는데 이야기를 하다가 투자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랬는데 형이 미국 채권 ETF로 수익을 보았다고 했다. 당시에는 '아니 어떻게 채권 ETF로 큰 수익을 볼 생각을 하지'라고 생각하며 그것은 그렇지 않다고 열심히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곧바로 후회했다. 내가 무엇을 안다고. 조용히 있어야 했는데...

 

 

아무튼 내가 채권 ETF로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을 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ETF 포트폴리오에 채권 ETF를 추가하는 이유는 수익이 아니라 바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기회가 없었지만 드디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이 말을 할 기회가 생겼다. 

 

지금이 역사상 가장 긴 Bull Market(상승장)이라고 하는데 2009년부터 꾸준히 올랐다. S&P 500의 경우 2020년 2월 중순 사상 최고점을 찍었는데 갑자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지난주에 폭락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것이 일시적인 하락 일지 아니면 드디어 Bear Market(하락장)으로 돌아설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알 수 있다고 하면 거짓말). 여기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앞으로 어떻게 주식이 움직일 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채권 ETF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변동성이 큰 기간에는 잘못하면 잠을 못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캐나다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Vanguard의 Asset Allocation ETF들에 대한 정보이다 (참고: 나의 ETF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아래표에서 빨간색으로 나타낸 Ticker (VCIP, VCNS, VBAL, VGRO, VEQT)가 Asset Allocation ETF들이고 검은색의 Tikcer (VAB, VBU, VBG, VCN, VUN, VIU, VEE)가 Asset Allocatoin ETF에 포함되어 있는 ETF들의 종류이다(Underlying ETFs, 참고로 여기 등장하는 모든 ETF는 캐나다에 상장되어 있는 ETF임). 

 

예를 들어 VGRO.TO(캐나다 토론토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Tikcer 뒤에 .TO를 붙임)는 주식과 채권의 비율이 80:20이고 이때 1주의 VGRO.TO가 보유하는 Underlying ETF들의 비율은 아래 표에 퍼센트로 나타나 있다. ETF 하나로 채권 및 전 세계 주식을 골고루 살 수 있는 정말 대단한 ETF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그리고 아래 그래프는 최초 설정일 (VCNS, VBAL, VGRO는 18년 2월, VEQT, VCIP는 19년 2월)부터 2020년 2월 28일까지의 주가 흐름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번에는 2020년 1월 그래프를 확대하고 최고/최저점의 정보를 살펴보도록 하자.

 

 

당연한 소리이지만 ETF 포트폴리오에 채권 ETF가 많이 포함되어 있을수록 변동폭이 작다. 즉 상승장에서 수익은 낮지만 그만큼 하락장에서 낙폭이 적다. 만약 어떤 사람이 2019년에 주식 ETF에만 투자를 했다면 이번에 수익률 대부분이 날아갔을 확률이 크다. 그리고 2020년 1월에 주식 ETF를 시작했다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고 있을 것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20%, -30%의 수익률을 보고도 편히 잠을 이룰 수 있을까?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1. 본인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채권 ETF를 포함하는 것이 좋다. 변동성을 줄인다는 것 이외 채권 ETF의 추가적인 장점으로는(캐나다/미국의 경우) 연간 2~4%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급격한 하락장에서는 채권 ETF의 가격 상승으로 주식 하락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다.

 

2. 채권 ETF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함이다. 1번과 똑같은 소리이지만 첫 번째 그림을 다시 한번 보자. Vangaurd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아닐 텐데 캐나다 입장에서 해외 채권 ETF을 보면 모두 캐나다 달러로 헷지를 하였다. 즉, 환율 변동으로 인한 변동성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예전에 보니 한국의 해외 채권 ETF의 경우 환 헷지를 한 것이 적었는데, 그렇다면 국내 채권 ETF를 보유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3. 퇴직에 가까워지거나 큰 지출이 있어야 할 경우 주식의 비율을 낮추고 채권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만약 은퇴가 몇 년 안남았는데 갑작스럽게 주가가 폭락한다면 앉은자리에서 그동안 벌어 놓은 것을 모두 잃을 수 있다. 젊었을 때야 계속 기다리면 언젠가는 회복이 된다지만 은퇴가 가까워지면 회복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변동성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다만 내 개인적인 문제는 현재 주식과 채권의 비율이 6:4인 Asset Allocation ETF를 보유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채권 ETF의 비율을 높이는가이다. 비율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어느 순간 가지고 있는 Asset Allocation ETF를 모두 팔고 채권 비율이 높은 Asset Allocation ETF를 사던지 아니만 채권 ETF로만 추가 매수를 해야 될 것 같다. 나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천천히 생각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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