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해외 직구를 할 때 라쿠텐(구 이베이츠)을 많이 이용하실 것이다. 혹시라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사이트를 통해서 온라인 쇼핑몰을 접속하면 금액의 일부를 적립해 준다. 이 적립액을 삼 개월에 한 번 씩 환급을 해주는데(적립액이 $10 이상일 때), 본인의 페이팔 계정으로 환급을 받거나 수표(Cheque)로 받을 수 있다. 당연히 한국에서는 미국의 수표를 받으면 처리하기가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대부분 페이팔로 환급을 받을 것이다(나도 궁금해서 이번에 찾아보니 한국의 은행에 미국 수표를 맡기면 수 주가 소요되고 상당한 수수료도 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와이프는 이를 수표로 돌려받고 있다. 나는 항상 페이팔로 환급을 받다 보니 처음 이 수표를 받았을 때 왠지 신기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도 수표로 환급받는 사람이 존재하다니!! 심지어 같은 집에!!!
그런데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는 라쿠텐 수표를 실제로 본 사람들이 매우 드물 것 같아서 사진을 한 번 올려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것이 수표로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계좌 이체 대신 아직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는 귀찮게 왜 수표를 주나 싶었지만 살다 보니 특별히 불편한 점도 없어서 그냥 여기 문화가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다(그래도 최근에는 이메일을 이용한 계좌 이체나 전자 결제가 증가해서 개인 간 수표 거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어쨌든 이것을 은행에 제출하면 그 액수만큼 자신의 통장에 현금으로 들어온다.
글을 쓰다 보니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이것을 수표로 환급받는 것이 그리 드물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실제 와이프가 받은 체크 번호가 422만 번이니 적어도 캐나다에서 수 만 명 정도는 수표로 환급을 받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은행에 가지 않고 사진을 찍어서 은행 앱에 올리면 통장으로 바로 돈이 들어오니 은행을 가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한국에서 지워진다는 펜을 처음 보았을 때 도대체 지워지는 펜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격도 일반 펜보다 비싼데 말이다. 자주 고쳐야 한다면 처음부터 연필을 쓰면 되고, 조금 고쳐야 한다면 수정 테이프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워지는 펜이라면 계약이나 중요한 서류에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한 두 번 호기심에 써보고 말 펜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은 흘러 캐나다에서 일을 하다 보니 수첩에 스케줄을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해야 했다. 검사가 잡혔다가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연필로 적고 변경할 일이 생기면 지우개로 지웠다. 그런데 지우개로 지우는 것이 생각보다 불편했다. 보통 운전을 하거나 밖에서 검사를 하다가 전화를 받기 때문에 지우개를 따로 들고 다니기 번거로웠고, 연필 뒤에 달린 지우개로 지우자니 지우개가 금방 닳아 없어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프릭션 펜을 이용해 보았다. 회사에서 사무용품을 신청하는 웹 사이트에서 마침 이 펜을 세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 사 보았던 것이다. 그랬더니 이것은 신세계였다. 지우개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빨리 지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필을 사용하다 보면 많이 번져서 금세 지저분해지는데 이것은 펜이기 때문에 그렇게 지저분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도 이 펜의 원리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잉크가 특이해서 고무로 마찰을 하면 지우개로 연필을 지우듯 지워지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이 펜의 잉크가 마찰로 온도가 높아지면 투명하게 변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면 다시 잉크의 색이 돌아온다는 것과 함께.
그렇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실제로 그런지 안 해 볼 수가 없다.
펜으로 글씨를 쓰고 지운 후 냉동실에 넣어 보니 색이 어느 정도 돌아와 있었다. 신기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비밀 일기장을 쓰거나 탐정 놀이하기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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