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모든 것은 막내의 세새미 스트리트 사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놀란 것은 모든 아이들이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냐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는 세새미 스트리트는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셋째 녀석은 언제부터인가 밤낮으로 세새미 스트리트 옷만 입고, 혼자서 놀면서 '쿠키 몬스털 얌얌얌얌'이라고 말하는 정도가 되었다(참고로 그녀는 22개월). 

 

나나 와이프 또한 세새미 스트리트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기 때문에 책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름을 알리가 없었다. 세새미 스트리트가 작년에 탄생 50주년이었다는데 긴 역사 떄문인지 캐릭터들도 참 많았다. 빅 버드, 쿠키 몬스터, 엘모 등 유명한 캐릭터들은 알겠는데 다른 캐릭터들은 이게 캐릭터인지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세새미 캐릭터를 소개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동네 도서관을 검색해 보니 그런 책은 없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딱 하나의 책이 검색이 되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일본책이었다.

 

이럴 수가! 단 하나의 책이 일본책이라니!

 

처음에는 이 책을 한국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해서 가족들한테 받아 달라고 할까도 생각해 봤다. 그런데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캐나다까지 배송료도 추가로 발생하고 가족들에게 매번 무엇을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그래서 마음을 접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본에서 책 가격과 한국 사이트와의 책 가격 비교를 위해 일본 아마존에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글세 일본 아마존에서는 해외로 직접 배송을 해 주는 서비스가 있는 것이었다. 

 

오호라! 아마존 재팬이라니! 

알고 보면 나는 일본어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수재가 아니던가!!

 

14년 전 일본 교환학생 시절 수업 노트. 지금은 한자 읽는 것도 버거운데 당시에는 쓰기도 잘 썼다.

 

처음에는 아마존 재팬에서 해외 배송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배송비가 얼마나 나오는지가 궁금했다. 장바구니에 하나만 담기에는 그래서 무엇을 같이 담으면 좋을까 생각하다 이 책과 우리 와이프 발뒤꿈치 지킴이 '카카토키레이'를 담아 보았다(이 지킴이 녀석에 대해서는 곧 글을 써볼 예정이다). 그랬더니 역시 배송료는 책 하나를 주문했을 때랑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우리 와이프 발뒤꿈치 지킴이 듀오. 위의 방망이 같은 것이 카카토키레이. 

 

결국에는 배송비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아마존 재팬을 쉬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 거리며 이것저것 살펴보았다. 첫째가 고양이를 좋아하니 고양이 필통도 담아 보고, 둘째가 디즈니 카를 좋아하니 맥퀸 마스크도 담아 보았다. 그리고 무게가 별로 안 나가고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은 것들을 생각해 보니 역시 문구류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말로는 문구 대상이라고 불릴만한 '문방구집 대상(文房具屋さん大賞)' 과거 수상작들을 둘러보고 신기한 것이 있으면 또 담아 보았다.

 

일본에는 별의 별 문구류가 많기도 하다

 

결국 담아 놓았던 것들 중에서 쓸데없는 것들은 빼고 지난 일요일 주문을 하였다. 그런데 배송이 놀랍게도 빨랐다. 일본에서 캐나다까지 열흘은 걸릴 줄 알았는데 사흘 만에 도착하였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EMS를 보내면 요즘은 2주 정도 걸리는데 DHL은 참 빨랐다

 

일본 사람들 아니랄까봐 포장을 잘도 하였다.

 

셋째는 세새미 스트리트가 좋아 밖에도 책을 들고 나갔다

 

지금까지 아마존 재팬을 이용하지 않았어도 잘 살았기 때문에 앞으로 한동안 이용할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참고로 아마존 재팬에서 해외 배송을 하면 소비세(10%)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배송료랑 관세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다시 이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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