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동네 도서관 계정을 통해서 Cloud Library에서 전자책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이후 과연 나에게 전자책이 정말 필요할까 무수히 많은 고민이 되었다. 심지어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때 킨들(그냥 기본 Kindle)이 CAD 119.99에서 CAD 74.99 할인을 하고 있길래 일단 주문을 하고 보았을 정도이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나에게는 딸아이가 쓰다가 버린 Amazon Fire HD 8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겠다고 킨들을 사느냐 싶어서 우선 Fire로 읽어보자는 생각에 바로 주문을 취소했다.

 

한편 내가 책을 읽는 시간은 보통 잠자기 직전 몇십 분 정도이기 때문에 Fire의 킨들 앱을 Black 모드로 하여 책을 읽어 보았다. 시험 삼아 몇 번 불을 끄고 Fire로 책을 읽어 보았는데 Black 모드이지만 화면이 너무 밝아서 이것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자 킨들을 취소했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나에게는 올해 마지막 기회가 한 번 더 남아있었다. 그것은 바로 박싱데이(Boxing Day) 세일! 비록 캐나다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박싱데이 매출보다 점점 커지고 있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세일을 하겠지 하는 생각에 우선 킨들과 킨들 페이퍼화이트의 가격을 예의 주시하였다.

 

그런데 막상 24일 전후로 박싱데이 세일이 시작되고 보니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camelcamelcamel.com에서 확인할 수 있는 킨들의 가격 변동 내역(왼쪽: 킨들, 오른쪽: 킨들 페이퍼화이트)

 

처음에는 킨들이 블랙프라이데이 가격으로 다시 세일을 한다면 무조건 그것을 사려고 했다(뭐 성능이야 어쨌든 가장 싸니까). 그런데 킨들은 전혀 할인을 하지 않았고 페이퍼화이트도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가격보다 5불 비싸게 할인이 되었다. 현재 팔리고 있는 킨들 페이퍼화이트는 2018년에 출시 된 10세대로 출시된 지 2년이 넘어 내년에 새로운 모델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내심 더 큰 할인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블랙프라이데이 가격보다 비싼 것을 보고는 이것은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바로 코보(Kobo) 전자책이었다. 

 

현재 캐나다에서 팔리는 코보는 포르마(Forma, 기본 가격 CAD 299.99), 리브라 H2O(Libra H2O, CAD 199.99), 클라라 HD(Clara HD, CAD 149.99), 니아(Nia, CAD 129.99) 이렇게 네 종류이다. 이 중에서 클라라 HD가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듯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비슷한 가격대의 킨들 페이퍼화이트는 백라이트의 온도를 변경할 수 없으나 클라라 HD는 조절이 되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밤이 되면 백라이트가 눈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좀 더 백열등 색깔에 가깝게 변화).

 

하지만 이번에 클라라 HD는 세일을 하지 않았고(출시된 지 2년이 지나 단종 수순에 들어가는지 아니면 최근에 출시된 니아를 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리브라 H2O와 포르마만 세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큰 마음먹고 리브라 H2O를 CAD 179.99에 구입하고 말았다(니아 기기 자체는 세일을 하지 않았으나 케이스가 포함된 패키지를 CAD 129.99로 할인을 해서 약간 고민이 되기는 했다). 

 

 

이번 박싱데이 기간 중 코보 전자책 가격. 코보는 킨들처럼 세일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어제 자정부터 온타리오는 다시 락다운(봉쇄)에 들어갔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주문을 후 입구에서 픽업을 하였다. 

 

나도 요즘 트렌드를 따라 언박싱 사진을 찍어 보았다.

 

사실 나는 전자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 캐나다로 넘어오기 전인 2014년 경 이런저런 이유로 교보문고에서 나온 샘을 구입했었다. 뭐 속도가 느리긴 했지만 교보문고의 샘(SAM) 서비스를 통해서 매달 몇 권을 책을 읽었다. 캐나다로 온 이후에는 한글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어느 순간 방치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2014년 경 구입한 교보문고 샘 전자책과 비교. 그 사이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미국에서는 킨들을 이용해서 동네 도서관에서 Overdrive 등을 통해 제공하는 전자책을 바로 빌려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캐나다에서는 킨들이 별로라는 의견도 많이 있다. 그에 반해 코보는 기본으로 설치되어있는 Overdrive 메뉴를 통해서 곧바로 전자책을 빌려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알고 보니 코보의 모회사인 라쿠텐이 2020년 중반까지 Overdrive를 소유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나 보다).

 

아쉽게도 우리 동네 도서관은 몇 달 전 Overdrive에서 Cloud Library로 서비스 제공 업체를 바꾸었기 때문에 킨들이나 코보나 무용지물이기는 마찬가지지만(도서관에서 책도 빌릴 수 없는데 도대체 나에게 왜 전자책이 필요한지 궁금하신 분들은 예전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하다)....

 

 

 

동네 도서관에서 지원만 된다면 정말 유용할 Overdrive

 

 

그래서 내가 가장 기대하는 기능은 바로 밝기 조절(Brightness) 기능과 조명 색 조절(Natural Light) 기능이다. 낮에 보니 조명이 형광등과 같은 색깔이었지만 밤에는 점점 노란빛으로 바뀐다. 정작 블로그에 글을 쓰느라 책은 읽지도 않고 있지만 오늘 밤에 십 여분이라도 읽어 봐야겠다.

 

 

밝기 조절 메뉴(좌), 밝기 약 80%(중), 밝기 약 5%(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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