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주변을 보면 캐나다 학부모들은 생각 외로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꽤나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느린 캐나다지만 이런 것은 참 빨리도, 그리고 많이 보여준다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한 이유로 첫째 녀석도 3학년이던 작년 어느 날, 친구들도 다들 가지고 있다며 자기도 아이패드를 가지고 싶다고 하였다. 나도 없는 아이패드를 3학년 녀석들이 왜 필요할까 싶어서 우선은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하지만 그 나이 때의 아이들이 그렇듯 어느 순간부터 틈만 나면 계속 아이패드 이야기를 했다. 다른 아이들 모두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혼자만 없다고 이야기하는 첫째가 가엽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엽기만 하다고 아이패드를 사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에게는 바로 둘째가 (물론 셋째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첫째 녀석에게만 아이패드를 사주었다가는 둘째가 자기 것은 어디 있냐며 괴로워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다.

 

굳이 아이패드를 사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어차피 별 거 안 할 텐데 뭐든 태블릿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고장 나도 상관없을 정도로 막 쓸만한 것을 두 개 사주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찾아본 것이 싸지만 쓸만한 태블릿이었다.

 

많이 찾아본 것도 아니지만 싸고 쓸만한 것은 결국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Fire 태블릿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화면 크기에 따라 7인치, 8인치, 10인치가 있었지만 비교하고 고민하기 싫어서 그냥 가운데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에는 아마존 캐나다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Fire Kids Edition을 판매하고 있지만 작년에는 미국에서만 팔아서 어쩔 수 없이 일반 Fire HD 8을 최종 낙점하였다(나중의 일이지만 Kids Edition을 안 사서 다행이었다).

 

참고로 아래의 가격들은 모두 캐나다 달러 가격이다(USD 1 = CAD 1.3 정도)

 

Fire Kids Edition. 

 

그 이후 가끔씩 아마존에 들어가 Fire HD 8의 가격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뜬금없이 할인을 하는 것이었다. 특별히 세일을 할 만한 시기가 아니었는데 $30 할인에다가 두 개를 사면 개당 $10을 추가로 할인 해주었다.

 

때가 되었음을 직감하였다. 

 

결국 태블릿은 $60인데 케이스가 $21인 어처구니없는 가격에 주문을 하였다. 

 

 

Fire HD 8의 가격이 $60인데 케이스 가격이 $21이었다. 어처구니가 없다.

 

참고로 내가 Fire HD 8을 샀던 것은 2019년으로 9세대였다. 현재는 10세대이고 저장 공간이 16GB에서 32GB로 늘어나며 기본 가격도 $10 올랐다. 최근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때 $80에 판매되었다. 

 

 

한편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과거 가격 이력이 궁금하다면 camelcamelcamel.com이라는 사이트에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곳을 이용하면 과거 이력 조회 및 가격이 내려갔을 때 메일을 받아볼 수도 있다(가짜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Scam도 있는 듯 하니 주의가 필요).

 

Fire HD 8 (10세대)의 경우 $79.99가 현재까지 가장 좋은 딜이었음을 알 수 있다. 

 

 

끝으로 대략적인 사용 소감은 이렇다. 

 

You get what pay for.

 

안타깝게도 첫째 녀석은 이 태블릿으로 두 세 달 놀더니 곧 친구들의 아이패드와는 달리 별로 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다. 당시에는 (아이들 용) FreeTime 모드로만 사용을 해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설치할 생각조차 안 했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앱이 없었다. 친구들이 이것저것 같이 하자고 앱을 알려줬는데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없자 실망한 듯했다. 결국 첫째는 와이프가 쓰던 6년 된 아이패드 미니 2를 물려받아서 그것만 사용하고 있다. 사실 그 아이패드 iOS 10 이후로 업데이트가 불가능해서 설치할 수 없는 앱이 별로 없음에도 아이패드가 더 좋은가 보다. 

 

그렇다고 싼 게 비지떡 정도는 아니다. 첫째가 Fire HD 8을 버린 이후 내가 주워서 쓰고 있는데 플레이 스토어를 설치하니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았다. 

 

플레이 스토어 설치 이후 우리 Fire HD 8가 달라졌다. 오른쪽은 Amazon 앱 스토어. 솔직히 거지같다. 

 

현재 내가 이것을 주로 사용하는 용도는 웹툰 보기, 오디오북 듣기, e북 읽기, 잡지/신문 읽기 등이다. 내가 미드나 동영상을 많이 보지 않기 때문에 동영상을 보는데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겠다. 인터넷 검색의 경우 느리고 뭔가 불편하여 차라리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한다. 

 

그래도 이 정도 가격에 이러한 기능이라면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그러면 다음부터 몇 차례에 걸쳐 아마존 Fire로 플레이 스토어 설치, 오디오북 듣기, e북 읽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플레이 스토어를 설치하는 것은 다른 블로그들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하고, 오디오북 듣는 것은 지난 번 글을 참고하면 되니 전자책 읽기에 대해서만 글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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