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한국에 살고 있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놀라운 점이 바로 아이들이 학교에 거의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몇 번 학교를 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자주 안 나가기 때문에 친구들 얼굴도 잘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에 반해 캐나다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된 9월부터는 많은 곳의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물론 지역에 따라 학교가 폐쇄되거나 온라인 학습을 하는 곳들도 있음). 교육은 주 정부 관할(Provincial Jurisdiction)로 이루어지는데 여름 방학이 끝날 때부터 주 정부들이 학교는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였다.

 

이렇게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자 노력한 이유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정신과 신체 건강을 고려해서였겠지만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부모들, 특히 엄마들을 위해서였다. 팬데믹 이후 특히 여성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는데 그러한 엄마들이 다시 일을 나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한국을 보면 역시 부모들에 대한, 특히 엄마들에 대한 배려가 적은 것 같다. 결국은 이러한 점들이 모두 저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일 텐데 말이다.

 

 

아무튼 캐나다의 초등학교들은 크리스마스 전 후로 2주일 정도 겨울 방학(Winter Break)을 가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휴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우려해서 온타리오와 알버타에서는 겨울 방학을 연장하였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적어도 일주일 동안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한 후 다시 학교를 열지 아니면 계속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지 결정을 할 예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봄 이후 다시 한번 집에서 온라인 학습(Online Learning)을 하게 되었다. 지난번과 차이점이 있다면 둘째 녀석도 JK(Junior Kindergarten)에 다니게 되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온라인 수업을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분명 안 하느니만 못할 것이라고 걱정이 되었다. 당시 3학년이었던 딸아이도 온라인 학습을 할 때 옆에서 이것저것을 도와주어야 했는데 이제는 4학년과 유치원생 아이가 동시에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한다니!! 정말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오늘은 휴가를 내서 나도 아이들의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기로 하였다. 

 

 

심플한 첫째의 시간표 vs 디테일한 둘째의 시간표. 참고로 둘째의 선생님은 이번에 새로 오셨다. 아직 군기가 들어있으신가 보다.

 

선생님들도 겨울 방학 기간에는 푹 쉬셨는지 지난주에 주말이 다 되도록 학교에서 온라인 학습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주말 사이 이런저런 메일이 도착했고 드디어 오늘 아침 두 녀석 모두 컴퓨터에 접속해 보았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지난번에는 선생님들도 이런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선생님들마다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의 질이 큰 편차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들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진행이 훨씬 부드럽고 알찼다. 게다가 딸아이도 그동안 학교에서 크롬북을 자주 이용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 산타에게 받은 크롬북을 이용해서 혼자서도 수업을 잘 진행하는 것이었다. 딸아이도, 크롬북을 선물해 준 산타도 아주 기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는 자기도 컴퓨터로 수업을 하니 매우 신났다. 선생님이 동네를 돌며 이것저것을 찾으라는 숙제도 아주 열심히 해냈다.

 

 

둘째의 수업 내용. 지난 봄의 온라인 수업을 생각해 본다면 너무 괜찮아서 놀라울 정도였다. 

 

 

우리 집은 아이들 각자서 쓸 컴퓨터도 마련했고 어찌 되었든 엄마나 아빠가 중간중간 봐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이 온라인 수업이 아주 골치가 아플 것이다. 예를 들어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부모 중 한 명이 휴가를 내야겠고, 자식이 세 명인 집은 아이들마다 컴퓨터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일을 하면서 애들까지 챙겨주기에는 정말 힘이 들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우선 다음 주부터는 학교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야겠고, 언젠가는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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