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링크된 글들에서 언급했듯 코로나로 인하여 그다지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매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를 보는 것이 그나마 요즘의 낙이다.
한편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5월 말까지 플로리다 더니든(Dunedin, FL)에 위치한 스프링캠프 시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다 6월 1일부터 2020년과 마찬가지로 뉴욕 버팔로(Buffalo, NY)에 위치한 세일런 필드(Sahlen Field)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뉴욕 주의 버팔로라는 도시는 나이아가라 강(Niagara River)을 사이로 캐나다를 마주 보고 있는 국경 도시이다. 미국 북동부에서 중서부로 이어지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위치한 도시가 모두 그러하듯 버팔로 또한 1950년대에는 인구가 60만 명에 다다랐으나 현재는 25만 정도이며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나는 버팔로에서 오랜 시간 머무른 적은 없으나 캐나다에서 오하이오 주로 교육을 받으러 가기 위해서 두 번 지난 적이 있다. 당시 자동차로 국경을 건너서 버팔로 시 외곽을 통과해서 남쪽으로 내려갔는데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서 꽤나 신기했다. 캐나다에서는 그렇게 큰 건물들이 버려진 것을 본 적은 없어서 말이다.
그래도 버팔로는 메이저 스포츠팀을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도시이다. 하나는 NFL의 버팔로 빌스(Buffalo Bills)이고 다른 하나는 NHL의 버팔로 세이버스(Buffalo Sabres)이다. 버팔로가 국경 도시이고 NFL에는 캐나다를 연고로 하는 팀이 없기 때문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종종 버팔로 빌스의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야구팀의 경우 트리플 A인 버팔로 바이슨스(Buffalo Bisons)라는 팀을 보유하고 있다. 2016~2017년 박병호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을 때 뛰었던 팀(로체스터 레드윙스)이 같은 리그에 속했으니 그도 이 팀과 여러 경기를 치렀을 것이다(마이너리그 기록이라 정확히 얼마나 뛰었는지 잘 조회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2020년 3월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이 막히는 바람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그들 산하에 있는 버팔로 바이슨스의 홈구장인 세일런 필드(Sahlen Field)를 대신 사용하게 되었다. 이 세일런 필드는 약 16,0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트리플 A 구장으로서는 큰 편에 속한다고 한다.
사실 세일런 필드의 '세일런(Sahlen)'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으나 최근 궁금하여 찾아보니 고기를 만드는 회사 이름이라고 한다. '세일런'이라는 브랜드는 캐나다에서는 팔리지 않는 브랜드이다. 미국에서 얼마나 인지도가 높은 회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미국과 캐나다 국경이 닫혀있고 외국에서 캐나다로 입국할 때 14일 동안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뛸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보면 점점 정상화가 되어 경기장에 많은 관중들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이니 올해가 가기 전에는 토론토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그리고 캐나다의 백신 1차 접종률이 미국을 초과하였으니 캐나다도 미국처럼 상황이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요즘 NHL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인데 몬트리얼에서는 총정원의 10% 수준인 2,500명까지 입장을 허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미국 팀과 캐나다 팀이 처음으로 맞붙게 되는 세미파이널부터는(플레이오프 전에는 국경 문제로 캐나다 팀들만 별도로 디비전을 운영함) 연방정부에서 14일 자가격리 기간을 조건부로 면제해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플레이오프 경기는 토론토에서 경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것이 국경을 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긴 하지만.
류현진은 과연 토론토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와중에도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 벌써 6월이니 3개월 정도만 더 지켜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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