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와이프가 몇 년 전부터 킹스턴 지역의 교육청인 라임스톤 스쿨보드(Limestone School Board)에서 EA(Educational Assistant)로 일을 하기 시작해서 이런저런 학교에 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내가 와이프였다면 캐나다의 일반적인 학교 생활, 교육 시스템, EA로 취업하는 방법 등으로 블로그나 유튜브를 만들겠다. 내가 일하는 분야와는 달리 아이들 교육은 모두들 관심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금세 구독자수와 조회수를 늘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와이프는 본인이 직접 그런 것을 운영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옆에서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하려고 한다(정보가 말라버린 이 블로그를 살리기 위해!). 오늘은 그중 첫 번째로 라임스톤 스쿨보드에 속해있는 몇몇 초등학교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참고로 (와이프)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들만 쓰도록 노력했으며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일단 배제하였기 때문에 우선 네 곳의 학교에 대해서 썼다. 향후 다른 학교들에 대한 정보가 늘면 업데이트를 해야겠다. 

 

노란색: Lancaster Drive PS, 빨간색: Winston Churchill PS, 초록색: Welbonre Avenue PS

지도에 표시된 선은 각각의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지역을 의미. 정확한 지도는 링크 참조

 

 

1. 랜캐스터 드라이브 퍼블릭 스쿨(Lancster Drive Public School)

Fraser Institute의 학교 순위를 조회해 보면 항상 상위권에 위치한 학교이다. 사실 우리가 2016년 리자이나에서 킹스턴으로 이사 올 때 여기에 아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어느 지역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그냥 학교 순위를 보고 이 학교 근처가 괜찮겠다 싶어서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 오게 되었다. 

 

이 학교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스태프들의 수준이 좋음 - 이 학교에서 오래 일한 선생님들이 많아서(학교 스태프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좋지 않은 학교는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 수업이나 학교 활동이 안정됨

 

시설이 괜찮은 편임 - 학교가 90년대 중반에 지어져서 그나마 아주 오래된 느낌은 아님. 짐(Gym)도 그럭저럭 괜찮은 사이즈이고 올해(2022년) 운동장에 인공잔디도 설치함. 학교 도서관도 크기나 도서가 괜찮은 편. 

새롭게 단장된 운동장의 인조잔디

 

커리큘럼이 좋음 - 캐나다는 학교나 선생님에 따라 교육의 질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 학교는 커리큘럼이 괜찮은 편임. 예를 들어 모든 학년이 하루에 한 번씩 짐(Gym) 클래스를 가지며(못 그러는 학교도 있음), 선생님들의 경력이 많아 수업 내용이 좋음. 프랑스어 선생님들도 경력이 많아 다른 학교보다 내용이 좋았다고 함. 그리고 수업을 못 따라가는 학생들의 경우 교감 선생님이 따로 빼서 20~30분씩 보충을 해주는 식으로 운영됨.

 

이 학교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들어오고 나가는 학생들이 적은 편이라(너무 안정적이라) 유치원 때부터 만난 친구들끼리 그룹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전학을 온다면 친구 그룹 사이에 끼어들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학생의 80~90% 정도가 백인이고 영어를 못하는 학생들이 적기 때문에 ESL 수업을 지원받기 어려울 수 있다. 선생님들도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적어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3~4학년 이상의 내성적인 학생들의 경우 적응이 힘들 수 있다. 

 

또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 이 학교에도 평판이 안 좋은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반에 걸린다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2. 윈스턴 처칠 퍼블릭 스쿨(Winston Churchill Public School)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랜캐스터와 윈스턴 처칠의 학교 순위가 월등히 높은 편이었으나 이 글을 쓰면서 순위를 찾아보니 이 학교의 순위가 놀랄 만큼 떨어져 있어서 놀랐다(*).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고, 한때 다들 보내고 싶어 했던 학교였고 지금도 선생님들과 학교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좋은 학교라고 불리고 있다. 

(*) 나중에 들어보니 학교 순위가 떨어진 것에는 다 사연이 있었다. 몇 년 전 어느 학교의 프랑스어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그 학교 영어 프로그램 학생들이 이 학교로 넘어오게 되는 일이 있었다. 넘어온 학생들과 기존 학생들의 빈부 격차가 꽤나 커서 자연스럽게 순위도 내려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아마 지금까지도?) 학부모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는 후문이 있다. 

 

이 학교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스태프들의 수준이 좋음 - 랜캐스터와 마찬가지로 스태프들의 이동이 적어서 안정적이고 스태프들 간 팀워크가 좋음(선생님/EA/ESL/프랑스어 선생님들 간 업무 분담이 잘되고 있다는 의미). 특이하게도 학교 크기에 비해 EA의 수가 매우 많은 편 EA 수는 매년 변동될 수 있지만 2023년 현재 랜캐스터보다 월등히 많다고 함.

 

전체적인 시설은 오래되었으나 내용은 충실함 - 다운타운 지역에 지어진 학교라 오래되어서 약간 낡은 느낌은 있지만 내부 시설은 충실함. 짐(Gym) 시설도 괜찮고 도서관도 무난하다. 와이프가 놀란 점 중 하나는 교실마다 실내 자전거(집중 못하는 친구들이 수업 중간에 타는 용도로 사용)가 두 대씩 있다는 점이다(랜캐스터는 학교를 통틀어 한 두 대).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학부모들이 펀드레이징을 통해 설치해 준 것이 아닐까 싶음. 그만큼 학부모들의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듯함.

아니 교실마다 실내 자전거가 한 대씩?! 체육관

3학년 교실 모습

 

ESL 수업이 있음 - 이 학교는 퀸즈대학 가까이에 위치해서 그런지 비백인의 비중이 20~30% 정도이다. 랜캐스터에 비하면 정말 학생들의 인종이 다양한 편임. 선생님들도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다루는데 익숙하고(구글 번역기를 잘 이용), ESL 선생님도 상주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기에는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프랑스어 시간을 이용해서 ESL 선생님과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매일 수업을 받는 듯). 

ESL 교실. 선생님과 1:1, 1:2 수업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와이프가 발견한 특이한 점으로는 놀랍도록 똑똑한 친구들이 몇몇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3학년 학생이 6학년인 우리 딸아이가 읽는 책을 읽고 있어서 놀랐다. 아무래도 다운타운에 의사, 변호사, 퀸즈대학교 임직원/학생 등이 많이 살고 있어서 그러지 않을까 우리끼리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몇 년 전 다른 학교 학생들이 넘어오면서 학생들 사이에 빈부격차가 커졌다고 한다. 와이프는 저학년을 담당하고 있어서 아이들 사이에서 놀리거나 차별을 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같은 학교 내에서 놀랄 정도로 차이가 있다. 

 

이 학교의 단점으로는 다운타운 지역의 특성상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랜캐스터, 웰본보다는 안정적인 느낌이 적다는 것이다. 반대로 친구를 사귀기에는 앞의 두 학교보다는 조금 더 쉬울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이 학교는 JK에서 Gr. 6까지만 있어서 Gr. 7, 8은 캘빈 파크 퍼블릭 스쿨(Calvin Park Public School)로 다니게 된다. 이것도 원래는 8학년까지 있었으나 다른 학교 학생들이 넘어오면서 학생 수 때문에 7/8 학년을 다른 학교로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3. 웰본 애비뉴 퍼블릭 스쿨(Welborne Avenue Public School) / 트루델 퍼블릭 스쿨(Trudell Public School)

이 학교들은 한국 사람들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학교는 아닐 것으로 생각되지만 주변 선생님들과 스태프들 모두 괜찮은 학교라고 말하는 곳이다.

 

캐나다의 교육 시스템 중 '고용(Hiring)'은 정말 이상해서 선생님, ECE, EA 모두 정직원이 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그래서 정직원(Permanent)이 되기 전까지는 계약직(Casual, Supply)으로 일하면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이 학교 저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차피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비슷해서 고생스러운 자리는 정직원이나 계약직이나 되도록이면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직원들이 괜찮다고 하는 학교는 괜찮은 이유가 있고, 안 괜찮다고 하는 학교는 안 괜찮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 분명 킹스턴에도 평판이 좋은 학교가 있고 나쁜 학교가 있다. 

 

와이프는 작년 여름 방학 전에 웰본 애비뉴 퍼블릭 스쿨에서 2~3주 정도 일을 했는데 랜캐스터와 비슷하게 학교가 안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이외의 장점으로는 운동장이 무척 넓다는 것과 EA가 많이 있다는 것인데 약간은 정보가 부족하여 추후에 와이프에게 더 많은 정보를 받아서 업데이트를 해야겠다. 그래도 교직원들이 좋다고 하는 곳이니 일단 여기서 점수를 먹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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