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이번 글에서는 EA가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실 '캐나다에서 EA가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은 이렇다'라고 단순 명료하게 글을 쓰면 좋겠지만 주마다 상황이 다르고 같은 주에서도 지역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 심지어 같은 지역에서도 일반 스쿨보드와 카톨릭 스쿨보드의 자격 조건이 다를 수 있다.

 

실제로 와이프의 경우 킹스턴 지역 스쿨보드인 Limestone District School Board에서는 한국 학위와 경력을 인정받아 EA II (EA I 과 EA II는 앞의 글 참조)의 시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카톨릭 스쿨보드(Algonquin & Lakeshore Catholic District School Board)에서는 캐나다 내에서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일 년에 캐나다 전체 인구(약 3,800만 명)의 1% 이상의 이민자를 받는 나라에서 외국 학위를 인정해 주지 않다니! 포용을 강조하는 종교가 이렇게나 폐쇄적이라니 참 아이러니 할 뿐이다.

 

아무튼 이렇게 지역(특히 온타리오와 BC/AB/SK는 많이 다른 듯)과 스쿨보드에 따라서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이번 글은 큰 틀에서 참고만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A가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실제 구인 공고(Job Posting)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교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아보기 위해서는 applytoeducation.com 라는 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내가 직접 학교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서 도대체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학교와 관련된 직업, 즉 선생님, ECE, EA, 사무직 등의 구인 공고 및 지원은 대부분 이 사이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심지어 어느 스쿨보드(위에서 말한 카톨릭 스쿨보드)에서는 구직자가 알아서 이 사이트에 유료로 회원 가입을 한 후 지원을 해야 할 정도이다.

 

 

applytoeducation.com의 Job Search 화면

 

 

아무튼 이 사이트에서 Educational Assistant로 지역을 한정하지 않고 검색을 하면 많은 공고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Supply, Casual, Short-Term, Part Time, Temporary 와 같이 단기 계약직이나 하루하루 대타를 뛰는 자리일 것이다. 뭐 Long-Term이나 Permanent 자리는 이 글에서 논의할 필요가 없긴 하다. 어차피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직 EA로 일을 하지 않고 있으신 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Casual이나 Short-Term으로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다음에야 Permanent 가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Long-Term 자리조차 받기 어렵다(상세 내용은 이전 글 참조). 

 

그럼 실제로 올라온 몇 가지 공고들 중 Casual / Suplly EA 위주로 자격 조건(Qualifications)을 살펴보자. 참고로 이 자격조건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실제 본인이 살고 계신 지역에 올라온 공고를 살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1. Limestone District School Board(킹스턴 지역) Casual EA 공고

Qualifications, Knowledge and Experience
Secondary School Graduation Diploma
• Community College Diploma such as Child and Youth Worker, Behavioural Science Technology, Developmental Service Worker, Early Childhood Education, Community and Justice Services, or Social Service Worker considered an asset
• A passion for learning and supporting all students’ achievement and well-being
• Knowledge and understanding of child development with sensitivity to the needs of students.
• A commitment to equity, inclusion, and nurturing culturally responsive learning environments
• A growth mindset, with the ability to be flexible and adapt to evolving learning environments.
• Ability to work independently as well as part of a multidisciplinary team, liaising with administration, teachers, parents, and other professionals supporting student achievement and well-being.
• Excellent interpersonal, communication, conflict resolution and problem-solving skills.
• Strong organizational skills.
• Resilience, optimism, and self-efficacy

 

 

2. Durham District School Board(듀램 지역) Supply EA 공고

Qualifications:

Secondary School Diploma (Grade 12)

 

 

3. Peel District School Board(필 지역) Casual EA 공고

The Board shall undertake to hire Employees with appropriate post-secondary education and directly related experience.  

Suggested appropriate qualifications include: 

Autism and Behavioural Science
Behavioral Science Technology
Child and Youth Worker / Child and Youth Care
Community and Justice
Corrections Worker
Developmental Disabilities Worker
Development Service Worker
Educational Assistant / Educational Support
Early Childhood Education (with special needs experience)
Intervenor for Deaf-Blind Persons
Post-ECE Advanced Studies in Special Needs
Bachelor of Arts - Child and Youth Care
Bachelor of Arts - Psychology
Bachelor of Arts - Sociology
Bachelor of Arts - Exceptionality in Human Learning
Bachelor of Social Work
Registered Nurse
Registered Practical Nurse
Social Service Worker (Gerontology and Immigrants and Refugees specializations not applicable)
Ontario College of Teachers Certification with minimum Additional Qualification (AQ) in Spec. Ed. Part 1

 

 

위 세 지역의 공고를 살펴보면 Casual / Supply EA의 자격 조건은 크게 다음 두 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 대학이나 컬리지에서 관련 학과를 졸업

- 관련 경력이 있을 것

 

이때 '관련 학과'와 '관련 경력'은 스쿨보드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매우 주관적이다. 관련 학과의 경우 상기 교육청들은 캐나다 내의 대학이나 컬리지 학위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킹스턴, 듀램 지역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어도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같은 이민자들은 현실적으로 한국의 대학 혹은 전문대학 학위를 제출하여야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관련 경력의 경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학생들을 상대로 일한 경험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스쿨보드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는 인정이 되어도 저기서는 인정이 안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글 도입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와이프의 경우 한국에서 언어치료사로 일을 했기 때문에 한국의 학위와 직장 경력을 제출해서 일반 스쿨보드에서는 학위와 경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카톨릭 스쿨보드에서는 똑같은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아무튼 한국에서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특수 교사, 학원 선생님, 간호사, 간호조무사, 아동복지사,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학교 교직원 등등 학생이나 환자분들을 상대한 경력이 있다면 충분히 인정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스쿨보드에 따라 EA가 되려면 반드시 컬리지에서 EA 학과를 공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 BC쪽은 필수로 EA 관련 자격이 필요한 듯 보인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처럼 온타리오 EA는 온타리오 EA에게 BC EA는 BC EA에게!

 

4. Niagara Catholic District School Board(나이아가라 카톨릭) Casual EA 공고

WHAT YOU BRING:

Successful completion of the 2 yr. Educational Assistant-- Special Needs Program from a Community College
Willingness and ability to work with teachers with various needs of students in an integrated setting
Strong interpersonal, communication, written and oral skills.
Current First Aid and CPR certification an asset.

 

위의 공고는 나이아가라 지역의 카톨릭 교육청의 공고이다. 다른 몇몇 교육청(주로 카톨릭)에서도 EA나 ECE 등 관련 학위를 필수로 요구하는 곳을 보았지만 이곳은 특이하게 2년제 EA 과정을 이수하여야만 한다고 써져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일반적으로 카톨릭 스쿨보드가 훨씬 더 까다로운 것 같다. 시급도 적으면서...

 

와이프가 카톨릭 스쿨보드에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와이프와 친한 EA 한 분이 그것을 보고 HR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이 분은 할 말은 다하고 사는 분이라 왜 내 친구의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느냐고 전화까지 한 것이다. 그랬더니 HR 사람이 자기네는 캐나다 내의 학력만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네는 Casual EA로 들어오기는 어렵지만 한 번 들어오면 Permanent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반대로 일반 교육청은 Casual EA로 들어가기는 쉽지만 Permanent가 되는 것은 어렵다며.

 

실제로 일반 교육청에서 Permanent가 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 맞는 말이긴 하다. 그래도 이렇게 구인난이 심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외국 학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온타리오 지역 스쿨보드 몇 곳의 Casual/Supply EA 자격 조건을 살펴보았다. 한국에서 관련 경력이 있으신 분들은 이 자격 조건을 보시고 힘을 얻어 바로 Casual/Supply EA에 지원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천드리고 싶은 방식은 따로 있다.

 

사실 캐나다에서 학교를 나오지 않은 이상 정확히 EA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일도 일이지만 학교가 돌아가는 방식도 알아야 하고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지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혹은 그냥 집 주변 학교에 Yard Supervisor로 일을 하면서 학교 Emergency List에 이름을 올려놓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여기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학교에서 정식으로 대타를 구하지 못했을 때 EA, ECE 심지어 프랑스어 선생님, 체육 선생님으로 일을 해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이렇게 경험을 쌓으면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또 EA가 무슨 일을 하는지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이 경험도 이력서에 포함하여 Casual/Supply EA로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컬리지를 다니지 않고 EA가 되는 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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