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한국에서는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모든 것이 느린 캐나다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처음 캐나다에 도착한 것이 2014년 10월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슈퍼나 쇼핑몰에서 결제를 할 때 현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아니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현금을 쓴다는 말인가 놀라울 따름이었다. 

 

또한 학교나 어린이 집 등 어디 돈을 낼 일이 있을 때도 신용카드를 쓰거나 계좌이체를 하기보다 체크를 쓰는 일이 많았다. 한창 때는 얼마나 체크를 많이 썼는지 50장 묶음의 체크가 금방 없어지고는 하였다. 은행 계좌 플랜에 따라 돈을 주고 체크를 주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아껴 쓰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어느새 캐나다도 점점 현금이나 체크를 쓰는 것이 줄어들어서 슈퍼에서 현금을 쓰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더 줄어든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한국에서부터 항상 신용카드를 쓰던 '우리(한국 사람)'로서는 다양한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현금을 쓴다면 어디선가 돈이 새고 있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그래도 가맹점에서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가 너무 크다고 하니 동네 가게나 자영업자에게는 데빗카드를 쓰고 있다). 그래서 나도 캐나다 생활 초반부터 어떤 것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을지 이리 찾아보고 저리 찾아보고는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에 드는 신용카드를 찾기가 어려웠다. 국경 남쪽의 미국에는 카드의 종류도 많고 혜택도 정말 크던데 캐나다는 시장이 작아서 그런지 눈길을 확 끌만한 카드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번번이 그냥 사용하던 카드를 계속 사용하자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 그동안 눈여겨보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하나 개설하게 되었다. 캐나다에 산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신청 바로 다음 날 전화가 와서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발급이 완료되었다고 했다. 돈 쓰기는 참 쉽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새로운 카드를 개설한 김에 나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자 내가 쓰고 있는 신용카드들에 대해서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키워드 - 다자녀, 적립, 호텔

 

 

내가 신용카드를 찾으면서 염두에 둔 키워드는 다자녀, 포인트 적립, 그리고 호텔이다. 에어캐나다나 웨스트젯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카드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도 있었다. 문제는 아무리 마일리지를 모아봤자 우리 가족 '다섯 명'이 모두 함께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에서처럼 내가 혼자서 출장을 자주 다니거나 가족 수가 적었다면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를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녀가 늘어난 이상 방학 때나 비행기를 타고 어디를 갈 수 있을 텐데 성수기에 마일리지 항공권 다섯 장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일 뿐만 아니라 몇 십만 마일리지를 쌓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는 제외되었다.

 

또 식구 수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먹는 것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우리 가족은 정말 외식을 안 하는 편이기 때문에 식당에서 적립이 크게 되는 카드는 별로 소용이 없었다. 대신 슈퍼(Grocery Store)에서 적립이 많이 되는 카드가 필요했다. 그리고 코스트코에서도 먹을 것을 사는데만 매주 200~300불이 소요되니 마스터카드(캐나다 코스트코에서는 마스터카드만 사용 가능)가 필요했다. 

 

그리고 만약 호텔 포인트가 적립이 되는 카드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여행을 다니기는 어렵지만 자동차를 타고 미국에 가거나 다른 도시로 놀러 갈 일이 많았다. 게다가 캠핑에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호텔에 묵을 일이 많았다. 그때마다 홀리데이인 계열(IHG)의 호텔에 묶었는데 호텔 포인트 행사를 할 때 사두면 1박 당 40~50불은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5~6년간 홀리데이인만 찾아다니다 보니 약간 지루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한 번은 주말여행을 가는데 둘째가 첫째에게 '우리 이번에 어느 호텔에 가?'라고 물으니 첫째가 무심하게 'Probably Holiday Inn...'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호텔을 옮길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다른 글들과 유사하게 이번에도 서론이 길었지만 그래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는 다음과 같다

 

 

  연회비 혜택 장점 (나에게) 단점
BMO CashBack World Elite Mastercard $ 120 캐쉬 적립
5% Grocery
4% 대중교통
3% 주유소
2% 자동이체
1% 기타 
Grocery 적립이 크고 월마트 결 금액도 Grocery로 포함

$1 이상 적립 시 아무때나 환급 가능
항목 당 500불 초과 금액은 1%만 적립
Scotia Momentum Visa Infinite Card $ 120 캐쉬 적립
4% Grocery, 자동이체
2% 주유소, 대중교통
1% 기타 
항목 당 적립 한도가 없음
자동이체 적립이 큼
비자 카드라서 코스트코에서 사용 불가 /
월마트는 1% 적립 /

1년에 한 번(11월) 적립금이 환급됨
Marriott Bonvoy American Express Card
$ 120 매리어트 포인트 적립
5 points/$
  (Marriott 결제 시)

2 points/$ (기타)
매년 35,000 포인트 지급
Marriott Silver Elite 등급 부여
현재 캐나다 유일의 호텔 포인트 적립 카드 AMEX를 받지 않는 곳이 종종 있음
결국 추가로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반드시 필요함

 

 

1. BMO CashBack World Elite Mastercard

 

이 카드는 내가 마침 BMO를 사용하고 있어서 발급받게 되었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 120이지만 BMO에서 Premium Plan(월 $30, 잔고 $ 6,000 시 면제)을 사용하고 있다면 연회비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발견한 이 카드의 장점은 월마트에서도 5% 적립이 된다는 사실이다. Scotia Momentum Visa Infinite Card의 경우 월마트에서는 1%밖에 적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월마트에서 결제할 때는 이 카드로 결제를 하고 있다. 또한 매달 적립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른 장점으로는 마스터카드이기 때문에 코스트코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마스터카드가 없다면 연회비가 없는 코스트코 CIBC 마스터카드를 발급받아도 되기는 한다. 그래도 혜택이 중복되는 카드를 굳이 하나 더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지갑의 두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물론 지갑을 안 들고 다니고 애플페이로 해도 되지만...).

 

다만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항목 당 최대의 퍼센트로 적립할 수 있는 금액이 $ 50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항목당 $ 500을 초과하는 금액은 1%만 적립이 된다. 다른 항목들은 모르겠는데 Grocery의 경우 1~2주만 써도 $ 500은 쉽게 넘길 수 있어서 약간 김이 빠지는 카드가 아닐 수 없다. 

 

 

 

2. Scotia Momentum Visa Infinite Card

 

 

이 카드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Grocery 사용 금액의 4% 이상 적립을 해주는 카드는 캐나다에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카드야 말로 앵겔지수가 무척이나 높은 우리 가족에게 딱 적합한 카드였다. 게다가 자동이체 금액도 4%를 적립해 주는 것도 큰 매력이었다. 핸드폰, 인터넷 비용만 하더라도 $ 200~300이 쉽게 넘으니 그것 적립만 받아도 연회비를 퉁 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단점도 있으니 그것은 바로 비자카드라서 코스트코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이 자녀가 많아서 코스트코에서 장을 봐야만 하는 집에서는 결국 이 카드 말고도 마스터카드가 필요하다. 은근히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단점은 적립금 환급을 일 년에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카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해지하고 싶어 지니 이게 참 애매해졌다. 그리고 정말 아쉽게도 월마트 사용 금액은 Grocery 사용 금액으로 분류가 되지 않아 1%만 적립이 된다. 

 

사실 이 카드는 다수의 경제 관련 사이트에서 최고의 적립 카드로 선정되는 카드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에게는 참 애매한 카드가 되어버렸다. 만약 Scotia Bank를 이용하고 있다면 BMO처럼 뱅킹 플랜에 따라 연회비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는 매년 연회비 $ 120을 내야 한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BMO CashBack World Elite Mastercard의 혜택이 무조건 1.5% 적립에서 현재와 같이 바뀌면서 연회비를 내면서까지 사용하는 것이 애매해진 것이다.

 

몇 달간의 카드 사용액을 천천히 살펴보니 이 카드로 적립받는 금액이 많아야 1년에 $ 200 정도일 것 같다(BMO CashBack 카드 사용이 늘어서). 거기서 연회비를 빼면 $ 80 정도이다. 만약 이 카드로 결제할 금액을 다른 카드로 결제하더라도 어느 정도 적립이 될 테니 많아야 $ 20~30을 추가로 적립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아래 카드를 새로 발급받으면서 이 카드는 해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만 그동안 적립받은 금액을 환급받아야 해서 11월에.

 

 

 

3. Marriott Bonvoy American Express Card

 

 

위에서 설명한 대로 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는 필요가 없으니 호텔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카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 왔다. 미국에는 힐튼, IHG, 매리어트 등 대부분의 호텔 체인과 제휴된 카드가 있다. 하지만 캐나다에는 오직 매리어트와 제휴된 카드밖에 출시되어 있지 않다. 문제는 이 카드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라는 점이다. 들리는 말로는 AMEX를 받지 않는 곳이 많다고 해서 괜히 연회비 내고 카드를 발급받았다가 사용할 수 없는 곳이 많으면 속이 쓰릴 것 같았다.

 

그렇게 고민만 하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졌고 지난 3년 간은 제대로 여행할 수도 없었으니 호텔 제휴 카드에 대한 생각이 쏙 들어갔다. 하지만 다시 여행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고민 끝에 드디어 이 카드를 발급받게 되었다. 발급 후 본격적으로 AMEX를 써보니 생각보다 쓸 수 없는 곳이 없어서 놀랐다. 대부분의 큰 상점에서는 AMEX를 받고 있기 때문에(Loblaws 계열 제외) 큰 불편이 없었다. 그런데 물론 AMEX를 받지 않는 곳이 종종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자나 마스터카드는 반드시 들고 다녀야 한다.

 

내 경우 위에서 언급한 두 카드들의 실물 카드는 와이프가 장을 볼 때 쓰라고 집에 두었다. 그리고 나는 그 카드들을 애플페이에 등록을 해놓고 썼다. 만약 AMEX를 받지 않는 곳이 있다면 애플페이를 통해 비자나 마스터카드로 결제를 하면 되니까 큰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정말 진땀이 난 적이 한 번 있었는데, 바로 주차 티켓을 끊을 때였다. 오타와까지 가서 주차 티켓을 끊는데 기계에 비자랑 마스터카드 스티커만 붙어있는 것이었다. 최신 기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탭을 할 수 있는 곳도 없었다. 게다가 주차 티켓 기계는 데빗카드로는 결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신용카드가 필요했다. 

 

내 지갑에 들어있는 실물 카드는 AMEX와 데빗카드가 전부였고, 뒤에서 주차 티켓을 끊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었다. 갑자기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혹시 안되면 뒤 사람에게 현금을 주고 내 티켓을 끊어 달라고 해야 되나 걱정을 하면서 우선 AMEX 카드를 넣어 보았다. AMEX 스티커는 붙어있지 않았지만 다행히 결제가 되는 것이었다. 이 사태를 겪고 나니 지갑에 무조건 마스터카드 하나를 넣고 다니게 되었다. 아무튼 지금까지 사용해 본 결과 결재가 안 되는 곳이 종종 있다는 점을 빼고는 큰 단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반면 장점은 명확하다. 매리어트 계열 호텔을 이용할 일이 많다면 꽤나 괜찮은 카드이다. 연회비는 $ 120이지만 일 년에 35,000 포인트를 준다. 시기와 지역에 따라 일 박이 가능한 포인트수가 다르긴 하지만 35,000 포인트로 USD 200~250 정도 되는 곳에 묵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카드 보유 시 Marriott Bonvoy Silver Elite 등급을 부여하는 것도 괜찮은 혜택이다. 

 

또한 카드 사용액 $ 1 (CAD) 당 2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데, 여러 경제 사이트를 둘러보면 매리어트 1 포인트 당 약 0.7 센트 (USD)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실제로 포인트를 이용해서 방을 예약하려고 보니 포인트 당 0.7~1.5 센트 (USD)의 가치가 있는 듯하다. 미국과 캐나다의 환율을 고려하면 1 캐나다 달러 당 2 캐나다 센트, 즉 2% 정도가 적립되는 셈이다. 나쁘지 않은 적립율이라고 생각된다. 

 

 

결론

캐나다에서 나와 같이 대가족을 보유해서 앵겔지수가 무척이나 높지만 캠핑은 별로지만 가족들과 호텔로 여행할 일이 많으신 분들은 다음과 같은 카드를 추천드린다.

 

1.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은행에서 발행하는 카드 중 적립이 가장 높은 카드. BMO라면 World Elite MC, Scotia라면 Momentum Visa Infinte. TD, RBC에서도 이와 유사한 카드들을 보유하고 있으니 그 카드를 발급받고 뱅킹 플랜에 따라 연회비를 면제받거나 감면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 그것이 만약 비자 카드라면 어쩔 수 없이 Costco CIBC MC와 같이 연회비가 없는 마스터카드가 필요. 오직 코스트코를 위해서!

 

3. Marriott Vonvoy AMEX 카드. 호텔 제휴 카드를 찾는다면 이것 말고 다른 카드는 어차피 없으니 고민할 필요도 없다. 마음의 결정을 하셨다면 아래의 링크를 통해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추천 링크인데 이 링크를 통해 신청을 하면 보통 5000 포인트를 더 지급한다. 이 카드는 발급 시 50,000 포인트를 지급하는데 아래 링크를 통해 발급을 받으면 55,000 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그런데 포인트를 더 주는 행사 기간이 자주 있다. 따라서 적어도 65,000 포인트 이상을 지급한다고 할 때 신청하는 것이 좋다. 

 

Marriott Bonvoy American Express Card 신청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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