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캐나다에서 사는 사람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Joffre 라는 곳에 가보았을까? Wikipedia 상으로는 172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20일 나는 그곳을 가야 했다.

 

이런저런 곳에 Resume를 보내고 2개월 정도 기다리고 있으려니 월요일만 되면 우울해지는 것이었다. 평생직장을 다니다가 정년퇴직을 한 어르신이 집에만 있기 매우 거시기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이 사회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고, 평일 오후에 돌아다니고 있으면 (물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모두 나를 한심하게 보는 것 같고... 아무튼 그래서 약간 우울했었다.

 

그러다가 1월 셋째 주 드디어 전화벨이 울렸다. 다음 주 화요일 그러니까 1월 20일 오전에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고 생각해 보니 이 회사는 11월에 가장 먼저 이력서를 제출한 회사들 중 하나였다. 아는 분께서, 이곳에서는 적어도 1달은 기다려야 연락이 올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맞는 말인가 보다.

 

아무튼 전화 인터뷰도 없이 곧바로 면접에 오라는 것도 신기하고, 생판 모르는 외국인을 불러 준 것도 신기했다. 그리하여 나름대로 인터뷰를 준비한다고 하여 1월 20일 오전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가까우면서도 멀었다. 사실 한국에서는 출근 시간 1시간 30분이면 그리 못할 것도 아니다. 우리 집에서 여기 공장까지 1시간 30분이 덜 걸리는 거리였는데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는 않지만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야 했기 때문에

매일 출퇴근할 만한 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60km가량은 오직 남북으로 뻗어있는 2차선 도로였다. 놀랍게도 2차선 도로의 제한 속도는 100km/hr이었으며, 주변은 끝도 없는 지평선이었다 (지금 보면 이 도로는 Highway 이라 당연히 100km/hr 도로인데 당시에는 이것이 Highway 라고 생각조차 못했나 보다). 한국에 이런 땅이 있었으면 우리 나라도 소득 4만 불 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바로 Joffre의 N社 공장!

 

 

아, 아! 나의 밥벌이가 되어야할 바로 그곳!! 저 멀리 수증기가 보이는 곳이 공장이나 매우 위험하게도 운전하며 찍어서 선명하지 못하다

 

도착하니 예전 한국에서 일할 때의 분위기가 나서 좋았다. 천상 공돌이의 인생이라고 할까. 아무튼 도착하여 안전 교육을 받은 후 곧바로 인터뷰 실로 안내되었다. HR 담당자, Inspection Team Leader와 Lead Inspector 2명이 차례로 질문을 하였다. 왜 지원하게 되었는지, 너의 강점은 무엇인지, Conflict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과거 Inspection 시 새로운 기법을 도입한 점이 있는지 등등...

 

정말 새로운 질문이 나올 때마다 땀이 뻘뻘. 조금 더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뭐 진짜 첫 경험이니까....

 

40~50분가량 인터뷰를 하고, 질문받고, HR 담당자와 연봉이나 혜택을 듣고 마지막으로 공장 Tour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들 말로는 다른 사람들 면접도 보고 2주 정도 후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가 면접을 잘했었나, 그때 그 말을 한 의미는 몰까,

과연 연락이 오기는 할까, 하는 걱정만 되고 있다. 그러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극복 단계에 들어선 것 같은데 아무튼 다음 주에는 결과를 알 수 있겠지.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이 어려운 시국에 다행스럽게도, 2군데의 면접을 더 보았다. 비록 그중 하나는 완전히 내가 했던 일과 분야가 달라 말 그대로 연습을 하러 갔지만 말이다. 이렇게 계속 연락이 오는 것을 보니, 중간중간 탈락했다는 메일도 오긴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열심히 준비하면 결국은 취직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캐나다는 Scale 자체가 거대하다. Joffre 가는 길에는 로드킬을 당한 말이나 소로 보이는 사체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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