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7일 작성
사스카추완에 산다고 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바로 Roughriders. 2015년에 쓴 글이라 조금 업데이트를 하였다.
사스카추완 주의 어느 곳에 살더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마크가 있다. 많은 사람이 아래와 같은 마크가 걸려 있는 옷과 모자를 쓰고 다니며, 어떤 집에는 저런 마크의 깃발이 걸려있기도 하고, 자동차의 장식용 앞 번호판 (사스카추완주에서는 앞 번호판이 불필요)에도 저 마크가 보이며, 공식적인 자동차 번호판에도 저런 마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디자인도 몇 개나 된다). 리자이나를 벗어나도 농장 한가운데나 Oil Field 한가운데에도 저런 깃발이 심심치 않게 꽂혀 있다.
우리 가족끼리는 '초랭이'라고 부르는 저 마크는 바로 CFL (Canadian Football League)의 팀 중 하나인 Saskatchewan Roughriders 의 엠블럼이다. 사스카추완 사람들은 자칭타칭 최고의 Football Fan이라고 하는데 정말 약간 장난이 아니다. 이곳에는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저 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이나 티셔츠 (사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척이나 촌스러운, 아니 알고 보아도 무척이나 촌스럽기 그지없다) 를 입는다. 그리고 매년 6월 Football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저런 옷을 입는다.
게다가 경기가 있는 당일에는 길거리의 30~40%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그런 옷을 입는다 (정말 남녀노소 구분 없다). 그런 날에는 회사에도 아주머니 아저씨 할 것 없이 절반 정도는 저런 옷을 입고 출근한다. 이번 주에 보니 사람들이 교회에도 저것이 새겨진 옷을 입고 온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곳 사람들이 Roughriders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어 보이는데 우선 팀의 역사가 무척이나 길어 자부심이 높은 듯하다.이 팀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는데 이런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팀으로서는 상당히 긴 생명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높은 인기가 오직 역사에서만 유래된 것 같지는 않다 (참고로 오타와에 동일한 이름을 쓰는 팀이 존재하였는데 이 팀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가졌는데도 90년대에 사라졌다).
그다음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이 팀이 사스카추완 주 내에서 유일한 Top League의 프로팀이라서가 아닐까 싶다. 퀘벡 주 동쪽으로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BC주부터 퀘벡주까지는 사스카추완주를 제외하고 적어도 2개 이상의 Top League의 프로팀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스카추완주는 오직 이 Roughriders가 주 내에 연고를 둔 유일한 Top League 프로팀이며 연고를 하고 있는 도시의 인구수도 가장 적다. 북미의 Top League 프로팀 중 이 Roughriders 보다 적은 인구수의 연고를 가진 팀은 NFL의 Green Bay Packers 가 유일하다고 하며, 북미 프로팀 중 몇 안되는 시민 구단이라고 하니 이 또한 자부심이 있을 만한 일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여기 사람들은 뭐랄까,
'우리는 장난 아닌 팬이다'
'그래, 우리는 이거 하나 보고 산다'
와 같은, 약간의 반골 기질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한 엄청난 사랑은 관련 상품의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과거 신문 기사에 따르면 2010년 전(全) Canada의 프로팀 중 이 Saskatchewan Roughriders 팀의 관련 상품 매출액 순위는 Montreal Canadiens 과 Toronto Maple Leafs 에 이어 3위였다고 하며 관련 상품 판매 수익으로만 100억원 수준을 벌었다고 한다. 실제로 사스카추완에 있는 어느 동네의 월마트에 가도 이 팀의 옷을 팔고 있다 (적어도 내가 가본 동네는 다 팔고 있었다).
아무튼 오늘은 (2015년 Labour Day 를 말함) 길거리에 이 옷을 입은 사람들을 유독 더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오늘이 바로 Winnipeg Blue Bomber와의 Labour Day Classic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를 찾아 보니 Labour Day의 Match Up은 매년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Labour Day를 맞이하여 리자이나에서는 위니펙과 경기가 펼쳐지는데 무려 2004년부터 한 번도 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드디어 작년 (2016년)에 이 경기를 지고 말았다. 아마 그쪽 뉴스에서는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올해(2017년)는 또 이겼다.
그런데 올해는 Rider Nations들에게는 (초랭이 팬들은 자신들을 스스로 이렇게 부른다) 매우 힘든 한 해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게임에 거는 기대가 평소보다 더 컸던 것 같다. Roughriders는 팀 역사상 최초로 리그 개막 이후 9연패를 당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결국 지난 주 감독과 General Manager가 동시에 해고되고 말았다.
이러한 이유로 이 동네 사람들 모두 (그 따위 팀에 관심이 없는 이민자는 제외하고) 이 경기를 지켜보았겠고, 결과는 다행히 드디어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앞으로 8경기 정도가 남아있는데 9연패 뒤에 9연승을 하여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모든 Rider Nations들의 꿈이지 않을까 싶다.
꿈은 그랬겠지만 2015년 시즌은 3승 15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끝으로 Football (미식 축구) 을 좋아하시는 사람을 위하여 간략히 Canadian Football에 대하여 설명을 하자면, Canadian Football은 기본적으로 American Football과 비슷한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중에 크게 느껴지는 차이는 다음과 같다.
우선 공격 Try가 4회가 아니라 3회이다. 그래서 2번 공격 시도 후 10 야드 전진에 실패하면 곧바로 Punt로 차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결과 확실히 NFL 보다 공수 전환이 빠르다. 그리고 경기장 길이가 NFL에 비해서 10 야드 더 길고 (총 110 야드), Touchdown Zone도 10 야드 더 길다 (총 20 야드). 그에 따라 골대 모양도 NFL 과는 조금 다르다.
그 외에는 시간이나, 팀 사이즈, 득점 체계 등이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나 나 또한 기본적인 Football Rule 이외에는 알지 못하므로 이만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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