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9월 7일 작성

 

 

그렇다.

이제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가서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써야 할 시간이다.

 

2015년 3월말에 리자이나로 이사를 간 우리 가족은 약 2주 동안 짐 정리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동네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대망의 그날. 아직도 날짜가 잊혀지지 않는 2015년 4월 13일 월요일. 나는 드디어 새로운 땅에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입사를 준비하면서 HR 담당자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회사에서 검사를 다닐 때 사용할 차를 준다고 하여 첫날은 그냥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기로 하였다. 리자이나 살면서, 내 기억이 맞다면, 버스를 2번 정도 타보았는데 첫 번째가 첫 출근날 회사를 가기 위하여, 그리고 두 번째가 마지막 출근날 집으로 가기 위하여 타보았다.

 

아무튼 버스 정류소에서 내려 시간에 맞추어 회사로 걸어 들어갔다. 리자이나는 서울과 같은 빅시티가 아닌 관계로 걸어 들어가는 길이 멋지지는 않았다. 다운타운에서 약간 북쪽에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사무실 앞쪽으로는 Cemetery, 즉 공동묘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인도도 없는 그 길을 투벅투벅 걸으며 참으로 긴장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영어로 일을 해야 한다고 하니 무척이나 긴장이 된 것이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앞문으로 들어가니 앞자리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이 누구냐고 묻길래, 나는 누구이고 오늘부터 출근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사람들과 인사하고, 지난번 리자이나 방문 시 만났던 Chief Inspector랑 CEO 아저씨랑도 다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첫날이라 업무 시간은 어떻게 되고 어떤식으로 일을 하게 되고 내가 어떤 일을 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마침 그날이 2주에 한 번씩 있는 Inspector 미팅이 있는 날이라 나도 그 미팅에 들어가서 자기소개를 하였다. 내가 자기소개를 한 후로는 Insepctor 들이 그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어서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사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였고 검사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무슨 소리인지 더 몰랐던 것일 텐데, 아무튼 첫날이라 많이 긴장을 했나 보다.

 

그렇게 첫 날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가 싶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위에서 나에게 정확하게 무엇을 하라는 말이 없었고 그 이후로 나는 주로 2명의 다른 Inspector 아저씨들을 따라다니며 일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2명의 아저씨 사이에 껴서 한동안 참으로 애매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 중의 1명 아저씨가 약간 이상했음) 그래도 그 덕에 온갖 일을 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온갖 일을 했던 덕분에 지금 직장에서 일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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