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5년 8월 22일 처음 작성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캐나다에서는 보일러와 Pressure Vessel의 경우 법으로 정해진 기간 내에 반드시 검사(Inspection)를 해야 한다. 이 기간도 주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사스카추완에서는 High Pressure Boiler는 1년, Low Pressure Boiler는 2년, Refrigeration Plant도 2년, 기타 Pressure Vessel은 5년 내에 주정부 기관에서 검사를 하고 License를 발급한다.

 

참고로 온타리오의 경우 보일러는 1 ~ 2년으로 같은데 모든 Pressure Vessel은 그냥 3년마다 한 번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스카추완에서는 이 주기 검사의 경우 TSASK의 Inspector 가 직접 실시하는데, 만약 Owner가 Quality Management System(QMS) 이라는 것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자체적으로도 Inspection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QMS 인증이 조금 까다롭고, 회사에서 직접 Licensed Inspector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스카추완의 경우 약 8개의 회사 정도만 그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스카추완의 Inspector License 를 가진 사람을 보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도 알버타에는 큰 Oil 회사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ABSA Inspector License를 가진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는데, TSASK Inspector License를 가진 사람은 지금까지 겨우 2명 본 것 같다.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우리 회사의 Inspector들의 주된 업무는 사스카추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보일러와 Pressure Vessel을 찾아다니며 검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각자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에 따라서 주된 검사 대상이 약간씩 다르다. 예를 들어 인구 몇 천명 정도의 조그마한 동네에는 보일러 검사가 많고, 논두렁 밭두렁이 펼쳐진 곳에는 비료 저장용 Pressure Vessel이 많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북쪽으로는 Potash Mine 이 군데 군데 있기도 하다. 그리고 리자이나 남쪽으로 미국과의 국경까지는 Oil을 생산하는 시설이 참으로 많다. 물론 알버타에 비할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리자이나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30분 거리의 에스테반 근처에는 아래와 같은 Oil Field가 꽤나 많이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Oil Field라고 말을 하길래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나중에 가서 보니 옛날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바로 저 녀석이 있는 곳을 Oil Field라고 부르고 있었다. 저 녀석의 이름은 Pumpjack인데, 사스카추완의 한적한 시골길을 가다 보면 저런 녀석이 군데군데 흩어져서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 Pumpjack이 땅에서 Oil을 퍼내면 지하에 묻힌 배관을 통해서 Oil Battery라고 부르는 곳으로 보낸다.

 

이 Oil Battery에는 바로 땅속에서 꺼낸 Oil 속의 수분을 제거하기 위한 Separator가 있고, 그 기름을 저장할 조그마한 저장탱크와 Flare Stack 그리고 Compressor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아주 소규모의 원유 처리 시설이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어쨌든 결국 그러한 모든 곳에 Pressure Vessel이 있다는 소리이며, 그것들을 검사하기 위하여 일반 GPS로는 찾아 갈 수도 없는 온갖 비포장 도로를 우리는 오늘도 검사를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의 특성이 무었이냐면, 논두렁 밭두렁 한가운데 있는 이러한 설비에 가기 위해서 2시간 정도 운전해서 가지만 도착해서 하는 검사는 겨우 10분 남짓이라는 사실이다. 운전이 되고 있는 장치를 검사를 한다고 하면 외부 검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외구 검사는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말 그대로 거기에 그 설비가 있는지 눈도장만 찍고 오는 셈인데 그곳까지 찾아가는데 시간이 너무 소요된다. 그렇다고 법으로 하라고 되어 있으니 안할 수도 없고...

 

아무튼 이러한 검사는 그냥 별 생각과 꿈 없이 하기에는 편하고 쉬운 참 좋은 일이다.

 

 

내가 나오고 나서 이러한 것도 점점 변하고 있나 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나오게 된 것이 이러한 변화 때문이다). 윗 사람들이 보기에도 이러한 검사는 역시나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저러한 설비들은 Owner가 검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 검사를 하던 검사원이 별로 필요 없다는 소리이고, 또 그렇다면 남는 검사원은 나가야 된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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