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11월 21일 작성

 

 

예전에 에드먼튼에 있을 때 NAIT에서 CWB 수업을 들었는데 (예전 글 참조 "에드먼튼: NAIT CWB Course") 그 수업이 끝나 갈 때쯤 TSASK에서 합격 연락을 받고 에드먼튼을 떠나 리자이나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그래서 CWB Welding Inspector Level I 자격 취득을 위한 시험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비록 TSASK에서 일하는 데에는 이 자격증이 필요가 없었지만 이미 비싼 돈을 들여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시험들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TSASK에서는 API 자격증이나 CWB 자격증 등 검사 관련된 자격증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보조를 해주었다. 그러니 시험을 안 볼 이유가 전혀 없기도 하였다. 참고로 지금 다니고 있는 TSSA 는 Nationabal Board 자격과 P.Eng 이외에는 어느 것도 비용을 보조해주지 않는다. TSSA는 정말 짠 회사가 아닐 수 없고, TSASK는 정말 자비로운 회사가 아닐 수 없다.

앞의 글에서 설명한 대로 내 경우 NAIT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퀴즈들을 통과하여서 용접 이론 시험은 면제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 API 570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서 Code 시험도 면제를 받았다. 그래서 남은 시험은 Welding Inspector의 자격이나 역할에 관련된 아주 간단한 Open Book 테스트와 5가지 시편을 보고 결함을 찾아내는 실기 시험이었다.

 

2015년 당시에는 사스카추완에서는 실기 시험을 보는 곳이 없어서 저 멀리 에드먼튼에 가서 시험을 봐야 했다 (지금은 사스카추완에서도 시험을 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Open Book 시험의 경우 특별히 공부할 것이 없었고, 실기 시험의 경우 뭐 공부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주 편한 마음으로, 오랜만에 에드먼튼에 놀러 간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신청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가족 모두가 시험을 위하여 에드먼튼에 가서 하루를 묵으며 오랜만에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시험을 보고 왔다. 몇 개월 만에 돌아갔다고 참 반가웠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오전에 잠시 시험장에 들러서 시험을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Open Book 시험은 무척이나 쉬웠다. 그러나 시편을 보고 결함을 찾아내는 시험은, 그런 시험을 봐 본 적이 없어서 조금 까다롭게 느껴졌다. 그래도 뭐 잘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짧은 여행을 마치고 리자이나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놀랍게도 실기 시험 점수가 100점 만점에 44점이었다. 답답한 것은 내가 무엇을 틀렸는지라도 알 수 있다면 다음 번에는 더 잘할 수 있겠는데 도대체 무엇이 틀렸는지도 모르겠는 것이다. 게다가 처음에는 내가 숫자를 잘못 보았나 싶을 정도의 믿을 수 없이 형편없는 점수를 받고 나니 과연 다음 시험에서도 내가 통과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회사에서 시험비, 교통비, 호텔비까지 지원 받았으니 어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는 마음에 부랴부랴 재시험을 신청하였다. 이번에는 부끄러워서 회사에 돈을 달라고 할 수 없어서 휴가를 내고 당일 치기로 위니펙에서 시험을 보는 것으로 하였다. 리자이나에서 5~6시간 운전하여 위니펙에 도착하여 겨우 30분 정도 시험 본 후 그 먼길을 다시 운전하고 와야 했지만어쨌든 어서 빨리 통과를 해야했기 때문에 별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또다시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에 자비를 들여서 CWB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코스도 들었다. 사실 이것 말고는 도대체가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시험 당일 날 아침 일찍 위니펙을 향해 떠났다. 가는 길에 앞 차에서 돌이 튀여서 앞 유리창에 엄청 금이 가는 고통도 겪었다 (이것 때문에 나중에 온타리오에서 차량 등록을 위해서 검사를 받는데 앞유리를 교체해야 해서 500불 넘게 돈이 들었다). 나름 일찍 출발하였기 때문에 여유롭게 운전을 해서 가는데 중간에 갑자기 번뜩하고 떠오른 생각이 바로 위니펙이랑 리자이나는 한 시간 시차가 있다는 것이었다. 혹시나 시험 시간에 늦으면 시험을 못 보게 될까봐 가는 길에 CWB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아무튼 시험 장소에 도착하니 여기는 에드먼튼 같이 큰 건물은 아니었고 그냥 CWB에서 사용하는 방 하나 크기의 사무실이었다. 거기에서 혼자 시험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했고, 두 번째 시험이니 통과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역시나 시험은 30분 정도 걸렸다.

 

내가 나갈 때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사람이 다음 날 전화하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다음날 전화를 해보니 다행히도 합격이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공식 레터를 받았는데 글세 점수가 겨우 72점이었다. 70점이 커트라인이니 까딱하면 또 떨어질 뻔하였다.이번에도 도대체 내가 무엇을 틀렸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시험은 합격하였으니 다행이었다.

 

이 실기시험은 아직도 어떻게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주변에 이 시험을 본 사람이 많거나 CWB에서 일주일짜리 준비과정을 들었으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어쨌든 아직도 내가 왜 이렇게 낮은 점수를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현재 일을 하면서 보면 당장은 CWB 자격증이 필요가 없긴 한데 또 나중을 생각하면 적어도 Level II 정도는 있는 것이 좋을 것 같긴 하다. 일반 기업이나 프로젝트에서 일을 하려면 Level II 정도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Level II 시험을 신청하려면 내 Supervisor나 동료가 Level II나 Level III 여야 하는데 현재 회사에는 CWB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회사에서 비용도 지원해 주지 않으니 아무래도 한동안은 Level II 시험은 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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