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8년 1월 15일

 

 

원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나는 다시 한번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야 했다. 해고 통지를 받자마자 바로 Job Search를 시작하였는데 다행히 그 안 좋은 상황 가운데서도 몇 군데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이력서를 업데이트하여 다음과 같은 곳에 지원을 하였다.

 

1. NWR Sturgeon Refinery

그러고 보니 에드먼튼 가까이에 캐나다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완전히 새롭게 지어지는 정유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해고 통지를 받았을 당시 그 정유소가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마침 거기서 Pressure Equipment Integrity Inspector를 뽑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사회 생활을 시작한 곳이 바로 정유소였기 때문에 왠지 정유소로 이직을 하게 된다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느낌일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아직도 그쪽 일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Job Posting을 보자마자 지원을 하게 되었다. 마침 내가 Job Posting을 발견한 날이 지원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급하게 이력서를 손보고 온라인으로 지원을 하였다.

 

그런데 지원을 하면서도 왠지 연락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연락이 없었다. 마지막 날에 급하게 지원해서 그랬을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아무래도 기존에 알버타에서 그런 일을 하던 사람들 중에서 해고당한 사람도 엄청나게 많을테니 알버타 내에 있는 사람들만 채용하여도 문제가 없었을 것 같다.

 

 

2. BCSA (British Columbia Safety Authority) 현재는 이름이 TSBC (Technical Safety BC)로 바뀌었다
정유소 Job Posting과 함께 발견한 것이 BCSA에서 Safety Officer를 채용한다는 공고였다. 이것도 보자마자 내가 가야 할 곳은 이곳이다 싶었다.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 바로 그 일이고 지역도 켈로나(Kelowna)로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의 Chief Inspector가 그곳의 Chief Inspector와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Chief Inspector에게 그곳의 Chief Inspector에게 추천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여기서 연락이 오기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는 혼자서 (다음에 설명할) TSSA와 BCSA를 사이에 두고 과연 켈로나로 갈 것인가 킹스턴(Kingston)으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결론을 말하자면, 놀랍게도 BCSA에서는 전혀 연락이 없었다.

 

이 사실은 아직까지도 놀랍기만 하고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로는 첫째로 내가 아니라 다른 더 좋은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화 인터뷰 정도는 했을 것 같다, 정말 미스터리다). 다른 하나는 왠지 우리 Chief Inspector가 그쪽 Chief Inspector에게 무슨 언질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2016년 6월 말이 지나면서부터는 분위기가 점점 내가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Chief Inspector가 괜히 그쪽에 나를 추천을 해주었다 내가 그냥 떠나 버릴 수도 있고, 혹은 내가 그쪽에 합격했다가 갑자기 못 간다고 하게 되면 서로 곤란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근거는 전혀 없지만 그만큼 BCSA에서 연락조차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혼자서 이리저리 생각만 해 보았다.


3. TSSA (Technical Standards and Safety Authority)
이곳도 보자마자 내가 안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 곳이다. 하는 일도 똑같고 그곳에서 요구하는 National Board In-service Inspector Commission 도 이미 가지고 있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은 당시에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 온타리오는 너무너무 먼 곳이었고, 그래서 그곳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알버타나 BC는 사실 가깝기도 하거니와 살아보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 이사를 가더라도 큰 걱정은 없었다.

 

그런데 TSSA의 Job Posting에 나온 지역이 킹스턴(Kingston)이었는데 이름은 들어 본 적은 있는 것 같지만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다. 그리고 만약 가게 된다면 이사 거리 자체가 무시무시하였다. 무려 3,000 km를 이사해야 하니 말이다.

 

그런 이유로 합격이 되더라도 이사를 가야 하나 참으로 고민이 많이 되는 곳이었다. 그런데 마침 리자이나에서 알게 된 분 중 한 분이 킹스턴에서 살다가 오셨다. 그래서 그분에게 물어보니 정말로 다시 돌아가서 살고 싶은 곳이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왠지 조금은 걱정이 덜어졌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

 

그래도 아직까지는 마음이 켈로나로 점점 기울고 있었는데 BCSA에서는 연락이 올 생각조차 없었다.

 

그러다가 2016년 6월 26일 TSSA로부터 E-mail을 한 장 받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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