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8년 2월 17일

 

 

2016년 12월 5일. 콜럼버스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부터 AI Commission 수업이 시작되었다. 당시까지만 하여도 아직 이 과정 이름이 AI Commission으로 바뀌기 전이라 New Construction / A Endorsement라고 불렸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인 2017년부터 National Board의 자격 시스템이 새롭게 변경되면서 이름이 변경되었으니 여기서는 그냥 AI Commission 수업이라고 하겠다.

 

강의실에 가서 보니 총 40 - 50여명 정도가 수업을 들으러 왔었다. 우리 회사에서는 나를 포함하여 총 3명이 왔었고 (나와 같이 내려온 사람 이외에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음), 그 외에 캐나다에서 온 사람은 ABSA에서 온 1명뿐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미국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고 유럽이나 중동에서 온 사람들도 꽤나 있었다. 보통 매수업마다 한국에서 오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으나 이번에는 한국의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은지 한 명도 없었다.

 

교육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속한 회사는 많은 경우 Hartford Steam Boiler Inspection and Insurance 소속이었고 나머지는 유럽의 인증기관에서 온 것으로 보였다. 참석한 사람들의 Back Ground를 보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이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온 경우 US Navy 출신이 많았고 용접사 출신이나 QC 출신들도 조금 있었다.

 

아무튼 교육은 꽤나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수업에서 실질적으로 검사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다루어질지 알았는데 그런 것보다는 이론에 중점을 두어 AI의 자격 및 역할, ASME Code, Welding, NDE에 관한 것이 다루어졌다.

 

수업 이후에는 매일 풀어야 할 숙제가 있었고 매일 아침 퀴즈를 보았다. 이것들은 누가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마지막 날에 이러한 문제들로 이루어진 시험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알아서 잘 준비해야 했다. 사실 나는 평소에 혼자서 맡은 구역을 검사하기 때문에 동료 Inspector 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이 교육과 시험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다. 그래도 수업 잘 듣고, 숙제 잘하고, 퀴즈를 잘 풀다 보면 시험도 그럭저럭 볼 수 있는 수준인 것 같았다. 물론 ASME Code 에 대해 공부를 해 본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수업이나 시험이 꽤나 힘들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이 교육의 부작용이 하나 있었다. 교육 기간 중에 매번 밥을 사 먹어야 하는데 회사에서 하루에 50불까지 지원이 되기 때문에 그 금액에 맞추지 않으면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아 2주 동안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차도 있겠다 캐나다보다 번화한 미국이겠다 하여 같은 회사 사람들이랑 여기저기 많이 다녔다. 마침 내가 운전을 해야 했던 관계로 매번 메뉴를 정하는 것이 하루의 중요 일과 중의 하나였다. 심지어 하루는 ABSA에서 온 아저씨도 식사에 초대하여
저녁도 함께하는 저력을 보였다.

 

교육 기간 중에 한 번 끼어있는 주말은 당연히 수업이 없었는데 겨울이라 특별히 할 것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콜럼버스에서 서쪽으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National Museum of the US Air Force를 가보았는데 이곳이야 말로 그 주변에 갈 일이 있는 있다면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이다. 이곳은 너무나 훌륭하여 특별히 나중에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다.

 

아무튼 마지막 금요일에 시험을 본 후 하루 더 잠을 자고 토요일에 인도 아저씨와 캐나다로 올라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눈이 꽤나 와서 운전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그래도 아저씨를 토론토에 내려주고 잠시 일도 보고 나서 오랜만에 킹스턴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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