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8년 3월 25일 작성

 

 

이번 이야기는 캐나다 내에서라면 오직 온타리오에서만 할 수 있는 Nuclear Shop Inspection 이야기이다.

 

캐나다에 있는 총 19기의 원자력 Reactor 중 뉴브런즈윅에 있는 원자력 Reactor 1기를 제외하고는 총 18기의 원자력 Reactor가 모두 온타리오에 위치하고 있다. 참고로 퀘벡에 2기가 더 있었는데 2012년 모두 가동을 중단하고 폐기 중에 있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온타리오에는 원자력 발전소 관련 일들이 꽤나 많이 있다.

 

마침 내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에도 1곳의 Nuclear Shop이 있다 (참고로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Nuclear Shop 들은 ASME Nuclear Shop이 아니고 주로 캐나다 CANDU Reactor 설비에 들어가는 것들을 제작하는 CSA N285 Shop이다). 이곳에서는 원자력 Reactor에 들어가는 Tube들을 제작하는데 마침 온타리오 내의 많은 원자력 Reactor들이 Refurbish 중이 거나 곧 Refurbish 에 들어가기 때문에 향후 10년 정도는 계속 일이 많다고 한다.

 

그 덕에 나도 이곳에 검사를 가느라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검사 자체도 그렇지만, 이 Shop이 내가 담당하는 구역의 맨 끝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는데만 1시간 30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멀고 똑같은 Tube를 계속 계속 만들어 내는 Shop이기는 하지만 원자력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나름 괜찮은 검사라고 생각한다. 원자력의 세계는 내가 그동안 몸담아 왔던 Oil and Gas Industry와 얼핏 보면 비슷하면서도 깊이 들어갈수록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이곳이라도 없었다면 어디 가서 내가 ANI(Authorized Nuclear Inspector)라고 말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피터버로우(Peterborough)에는 아주 활발하고 큰 Nuclear Shop 2곳이 있는데 이곳들이 아주 바쁘기 때문에 자주 대타를 뛰고 있다. 이 Shop들은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온갖 잡다한 것들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경험을 쌓는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내가 워낙 원자력 쪽 경험이 없어서 아주 낯설고 힘들었다. 그래도 조금씩 경험이 쌓이고 Code들도 공부하다 보니 이제는 그럭저럭 할 만한 검사이다.

 

1년 넘게 원자력 쪽 검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이곳은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라고는 단 한 개도 없이 말 그대로 'as clear as mud' 한 곳이라는 것이다. 이 사람 생각이 다르고 저 사람 생각이 다른데 관련 Code를 보면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적혀있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는 나의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정유소 관련 일들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으니 나의 향후 먹거리를 생각해서라도 이쪽에 조금 더 노력을 쏟아야 할 것 같다.

내가 처음 만나는 한국 사람들에게 '저의 직업은 Pressure Vessel and Boiler Inspector 입니다'라고 말을 하면 갸우뚱하며 집안의 난방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Pressure Vessel하고 Boiler하고 Nuclear 쪽 검사를 합니다'라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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