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최근 들어 투자와 저축 관련 책 읽기에 빠져있어서 도서관에 가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읽을만한 책이 있나 찾아보곤 한다. 그러다가 책장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어디에서 들어 본 적이 있는 제목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빌려 보았다. 나중에 보니 캐나다에서 나온 다른 책들이나 팟캐스트에서 이 책이 종종 언급이 되는 것이었다. 아마도 나도 알게 모르게 그런 곳들을 통해서 이 책의 제목을 들었나 보다.

 

이 책은 1989년 데이비드 칠튼(David Chilton)이라는 사람이 캐나다에서 출판한 책이다. 200 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는 책이지만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책의 표지에 따르면) 백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심지어 처음 책이 나온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읽히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긴 하다(내가 빌리고 나서 내 뒤에 예약이 5명이나 걸려있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내용 자체는 하나도 대단하지 않다. 그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만약 우리 나라에서 출간되었다면 1쇄가 다 팔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Business Fable이라는 장르의 책(이 장르의 대표적인 책으로는 우리 나라에도 소개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있다)으로 가상의 사람들을 통해서 경제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설명하고 있다. 즉 20대의 데이브가 미래를 위하여 본격적으로 Financial Planning(재무설계)을 하기 위하여, 알고 보니 부자였던 동네 이발사 아저씨인 로이에게 찾아가 좋은 이야기를 듣는다는 내용이다.

 

참고로 캐나다 사람들을 위하여 쓰인 책이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적용이 안될 이야기들도 많이 있다(예를 들어 유서 작성, RRSP 계좌 등). 그리고 너무 오래전에 쓰인 책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과는 맞지 않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다(예를 들어 RESP 계좌에 대한 설명이나 뮤추얼 펀드에 대한 설명).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조금 있었다.  

 

첫째로 시간은 돈이니 젊어서부터 월급의 10~20%를 무조건 떼어서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복리의 마법에 의해서 돈이 저절로 모일 것이다. 이때 분산 투자가 가능한 뮤추얼 펀드 2~3개를 선택하여 투자하라(요즘이라면 인덱스 ETF에).

 

둘째로 1불 절약은 2불을 버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캐나다에서는) 세금이 무척이나 높기 때문에 세후 1불을 벌기 위해서는 세전 2불을 벌어야 한다. 

 

셋째로 보험, 모기지, 유언 관련 내용으로 캐나다의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내용이다.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는 하나 없는, 굳이 이러한 것을 알려고 시간을 들여서 책까지 읽어야 하나 싶은 내용들이 맞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고서 나도 대학생 때부터 이렇게 모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고 나니 결혼에 육아에 이사와 이민에 남은 돈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다시 한번 열심히 돈을 모아보자는 생각에 매달 저축하는 금액을 늘렸다. 

 

이 책은 그렇게 길지 않고, 영어가 어려운 편이 아니며 읽으면 인생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다들 동네 도서관에 가셔서 빌려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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