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최근에 투자 관련 책 읽기에 빠져 살다 보니 현재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만 해도 책상에 8권이 쌓여있다. 열심히 읽어서 어서 반납을 해야 하는데 블로그에 글 쓰랴, 일하랴, 애 키우랴(애가 셋이다), 농구 보랴(아마 이번이 아니면 내 생애에서 캐나다 팀이 NBA이건 MLB이건 NHL에서 우승하는 것을 못 보고 죽을 수도 있다) 바빠서 줄지를 않는다. 게다가 애들이랑 도서관에 갈 때마다 한 권씩 더 들고 와서 그 수가 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아무튼 최근 읽은 책 중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서 공유를 하려고 한다. Larry Bates라는 사람이 쓴 'Beat the Bank'라는 책이다.

 

 

오랫동안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일을 했던 저자가 어느 날 친누나로부터 전화를 받게 된다. 몇십 년에 걸쳐서 뮤추얼 펀드에 투자를 했는데 수익률이 너무 저조한 것 같아서 한 번 봐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확인을 해보니 누나가 가지고 있던 뮤추얼 펀드의 수수료가 2%가 훨씬 넘는 것이었는데 매년 그만큼의 수수료를 받아 가는 것을 몰랐던 누나는 엄청이나 실망을 했다고 한다. 본인의 가족부터 이렇게 실망을 하는 것에서부터 뭔가를 깨달은 저자가 사람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러한 책들을 끝없이 읽어보면 꽤나 같은 이야기들이 반복되는데, 그러한 이야기들 사이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 있었다. 바로 이 사람이 개발한 T-Rex (Total Return Efficienty Index)라는 것으로 펀드나 ETF의 수수료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만약 뮤추얼 펀드의 수수료가 2%라고 한다면 사실 이것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잘 감이 오질 않는다. 100만 원을 투자하면 2만 원을 가져간다는 소리인데 큰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뭐 그 정도는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매년 내가 벌은 수익의 2%를 복리로 떼어가는 것이다. 이 수수료에서도 복리의 마법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제 떼어가는 수수료를 알기 쉽게 나타낸 것이 T-Rex Score이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2% 수수료의 뮤추얼 펀드와 0.3% 수수료의 ETF에 10년 동안 투자하여 동일하게 연간 6% 수익률을 얻었다고 가정하자. 

 

1000만원 투자. 2% 수수료. 10년 간 연 6% 수익.

 

 

1000만원 투자. 0.3% 수수료. 10년 간 연 6% 수익.

 

위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1000만 원을 10년 동안 투자하여 연간 6% 수익을 얻었을 때 펀드의 수수료가 2% 일 경우 본인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480만 원이고 은행에서 가져가는 수익은 311만 원이다. 그에 반해 수수료가 0.3% 일 경우 본인이 가져가는 수익은 741만 원이고 은행에서 가져가는 수익은 50만 원이다.

 

이 수치를 보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얼마나 하는 일 없이 많은 수익을 앉아서 챙기는지 깨닫게 된다. 저자는 펀드의 T-Rex Score가 75% 이하라면 다시 한번 투자를 검토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한국이나 캐나다에서 뮤추얼 펀드를 가지고 계시다면 https://larrybates.ca/t-rex-score/ 에 접속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펀드의 수수료와 수익률을 집어넣어 T-Rex Score를 확인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만약 본인의 점수가 75% 미만이고 '내가 번 돈'을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누워서 가져가는 것이 억울하다고 느껴진다면 이제는 가지고 있는 펀드는 팔고 ETF(물론 여기서 말하는 ETF는 인덱스와 채권 ETF)로 갈아탈 때가 된 것이다.

 

 

관련 글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