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2월 21일 작성

 

 

예전에 카페에 엔지니어 관련 글을 올린 적이 있어서 이런 저런 경로로 아주 가끔씩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질문이 직업에 관련된 질문일 경우 과연 캐나다에서 P.Eng를 취득하거나 직장을 구하려고 할 때 한국의 자격증이 필요하냐고 묻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가 흔히 공대를 나와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을 엔지니어라고 부르고 있지만, 사실 그 분야가 정말 너무나 많기 때문에 내가 속해있는 업계가 아니고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기가 어렵기는 하다. 게다가 내가 속해 있는 분야인 재료공학 (Materials Engineering) 은 전자, 기계, 화학 공학과 같이 많은 사람이 발을 담그고 있는 분야도 아니고 심지어 재료공학 전공자 중에서도 나와 같이 검사 (Inspection) 분야를 선택한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쉬운 예로 국내에서 1년에 정유소나 화학 회사에서 Reliability Engineer를 10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렇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다면, 기본적으로 한국 국내의 자격증은 캐나다에서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캐나다에서는 직업을 구할 때 차라리 그러한 자격증보다는실제 본인이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여기 사람들이 듣도 보도 못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취업이나 P.Eng 취득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 물론 그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마음의 위안과 조금의 지식을 얻는 것이 목표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만약 자기가 속해 있는 업계에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통용되는 자격증이 있다면, 그것들은 분명 캐나다에서 취업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속해 있는 분야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자.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속해 있는 분야는 압력용기나 보일러, 원자력 발전소 등을 검사 (Inspector) 하는 곳인데 , 이 업계가 조금 묘한 점이 있다. 검사원 (Inspector) 중에는 엔지니어들도 있는 반면에 비엔지니어들도 섞여있기 때문에 이것이 엔지니어의 영역이다 아니다라고 구분하기가 조금 어렵다. 내가 여기서 보니 실제로 Inspector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미국이나 캐나다 사람들은 비엔지니어 출신이 많다. 반면에 외국에서 이민을 온 사람들의 경우에는 많은 경우 엔지니어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Inspector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에는 나처럼 P.Eng 도 있고 아니면 P.Eng 를 취득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공대 졸업 후 Inspector로 활동하는 사람은 대부분 Inspector 로 일을 한 후 Manager 나 Specialist로 일을 하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어쨌든 캐나다에서 Inspector로 일을 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API 510 Pressure Vessel Inspector 자격증과 CWB (Canadian Welding Bureau) Welding Inspector Level II 를 가지고 있어야 지원할 곳이 많아진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API 510 시험을 위한 강의도 많은 것 같고 시험도 TOEFL 처럼 Prometric Centre에서 볼 수 있으니 예전에 내가 이 시험을 준비했을 때 보다 훨씬 수월한 것 같다. 다만 CWB 자격의 경우 국내에서도 많이들 준비하는 CWI 와 비슷하면서도 시험 방식이나 요구 조건이 조금 다르다. 캐나다에서도 TA (Turnaroud) 검사 같은 경우에는 자격 조건으로 CWI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CWB 자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하지만 CWI와는 다르게 이 자격증은 국내에서는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만약 정말 캐나다로 오고자 한다면 CWI 취득 후 캐나다에서 CWB로 변환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듯하다. CWI 자격이 있는 경우 경력 등에 따라 CWB Level II 나 III로 변환 가능하다. 사실 나도 CWB 홈페이지에서 변환 가능하다고 보았고 주변에서 그렇게 변환한 사람을 본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실제로 전환을 하려고 할 경우에는 CWB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외에 API 570 Piping Inspector나 API 653 Tank Inspector도 업무 성격에 따라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없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기타 API 571, 580, 577 과 같은 자격증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이력서에는 한 줄 더 넣을 수 있으니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된다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 글의 결론은 Inspector의 경우 국내에서 준비할 수 있는 API 510과 CWI 는 캐나다에서도 취업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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