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엊그제 한국에서 한 강사가 용접공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보았다.

 

용접을 배워서 호주에 가라고.

이는 분명 잘못된 말이다.

 

용접을 배워서 캐나다에 와야 한다. 호주는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석탄 산업이 발달한 호주보다는 Oil & Gas Industries가 무지막지하게 큰 캐나다이야말로 용접을 배워서 와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농담이고, 그냥 한국 사람들이 기술자들을 보는 시선이 딱 그정도이기 때문에 안타까웠다. 마침 용접 이야기가 나왔으니 다른 기술직 이야기보다는 용접 이야기를 조금 해 보고자 한다.

 

한국에서 재료공학(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을 전공하였지만 한국에서는 용접에 관련된 수업을 들을 일이 없었다. 한국에서 용접은 이미 사양 학문 중에서도 사양 학문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가르치지 않았고(아마 군대 갈 때쯤 노교수님의 은퇴와 함께 용접 과목이 다 사라졌다) 누구도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 말고도 배우고 가르쳐야 할 것이 너무도 많았다. 예를 들면 반도체, LCD, 연료 전지 등등 용접보다도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에 집중하여야 했다. 물론 그것이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사회에 나와서 일을 하다 보니 이 용접이라는 것이 아직까지도 너무나 중요한 산업이었고, 공부할 것도 많은 분야였다. 그나마 교환학생으로 갔던 일본에서 들었던 기초과목들이 일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용접을 가르치고 있었다. 당시 한 반도체 업체에서 일본 대학으로 리쿠리팅을 왔길래 밥을 얻어 먹으러 갔을 때가 기억이 난다. 그 회사에서 온 한 분이 일본 대학과 한국 대학의 차이가 뭔지 아느냐고 묻길래 당연히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일본은 너무 기초 학문만 가르쳐서 현장에서 별로 써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아마 그러한 차이로 우리나라가 일본의 반도체, LCD 등을 뛰어 넘을 수 있었겠고, 그러한 차이로 일본은 기초소재, 기계, 용접 등이 발달하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언제 어디서든 한국에서 용접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용접 불꽃에 손 한 번 데어 본 적 없는 사람에게 무시를 받을 정도로 쉬운 일은 아니다.

 

용접에는 SMAW, GTAW, SAW, GMAW 등 다양한 방식의 용접이 있다. 그리고 용접을 하기 위해서는 온도, 속도, 자세, 재질, 바람 등등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Crack, Undercut, Porosity, Incomplete Penetration, Arc Strike 등등 결함의 종류도 많고 그것을 방지하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그리고 용접을 입으로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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