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다른 제목의 블로그에(사회 적응 훈련 - Vintage Writings) 예전 엠파스 블로그에서부터 쓴 글들을 조금씩 옮기고 있다. 사실 애초에 내가 예전 글들을 옮겨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 1년 간 일본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쓴 글들을 옮겨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글들만 옮겨 오려고 하니 그 전, 후에 쓴 글들을 남겨두기도 애매해서 가끔 시간이 날 때, 그리고 마음이 동할 때마다 조금씩 옮겨왔다.

 

하지만 마음이 동하지 않을 때가 많아서 아주 천천히 옮겨오다가 드디어 2006년 9월의 글들을 옮겨오기 시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경험이라든지 특이한 내용들은 이 블로그에도 옮겨오고자 한다. 아마 대부분이 큐슈대 유도부에서 벌어진 일들일 것이다. 

 

아무튼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유도 때문이다. 아직도 이날 처음 큐슈대 유도부에 찾아간 것이 기억이 난다. 당시에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는 아직까지도 가끔씩 연락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 인연이 길긴 하다.

 

 

지난달 (2006년 9월) 27일에 이곳 후쿠오카에 도착하여 29일에 큐슈대 유도부를 찾아갔다. 큐슈대학은 캠퍼스가 이곳저곳 나뉘어있기 때문에(지금은 모두 이토캠퍼스로 이전한 지 오래되었을 것이다)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간 다음에 지하철을 타고 중간에 갈아타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롯폰마쓰 캠퍼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캠퍼스에 들어서자마자 상당히 오래된 건물이 나를 맞이하였다. 이 학교도 근 100년이 다되어 간다고 하는데, 아마 개교 초기부터 있는 건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이름이 뭔지는 몰라도) 야자수 같은 나무가 떡 하니 서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남국의 정취라고나 할까나....

 

어찌되었건 이 롯폰마쓰 캠퍼스는 그리 크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유도장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 들어서니 매트도 깨끗하고 도장도 깔끔하고 느낌이 좋았다. 이번에 교환학생으로 이곳에 온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같이 운동을 시작하였다. 역시 일본인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요즘 젊은이들이 원래 다 그런 건지 나에게 특별히 말을 건다거나 뭔가 가르쳐 준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곳도 몇 번 운동을 하러 왔다가 다시는 오지 않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건지도....

 

운동은 재미있었다.

 

일본에 가기 전에 일본 유도는 매우 정석적이라 우리나라처럼 이상한 기술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익히기나 기술 연습을 할 때는 정말 동작도 크고,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하지 않는 방법으로 연습을 하길래 정말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말은 100% 거짓말이다.

 

자유연습(란도리)을 하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 뒷깃을 잡는 것이었다.

 

분명 목 뒷깃은 안 잡는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도대체 누가 이런 말을 했나 싶다)

 

뭔가 충격을 먹은 탓이었을까, 좀처럼 잘 되지를 않았다. 그리고 상대들도 역시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서 그런지 힘이 아주 좋았다. 목 뒷깃을 잡는 것 이외에도 굳히기를 할 때 아주 하드코어했다. 가로누르기를 할 때 띠를 잡는 손으로 거기 중요한 부분을 치지 않나.

 

결국 운동이 끝나고 나니 눈을 다쳐서 눈알이 조금 터졌고, 잡기 싸움을 할 때 목을 쳐서 목이 조금 부었다.

 

 

 

 

어찌 되었건 그들 말대로 굳히기 위주의 훈련이었는데 모두들 상당히 강했다. 얼마나 굳히기를 했으면 3학년들의 귀는 거의 다 만두귀(레슬링 선수들처럼 뭉개진 귀를 말함)가 되어있었다.

 

어제도 운동을 갔었는데, 어제는 하코자키 캠퍼스에서 운동을 했다. 롯폰마쓰 캠퍼스처럼만 생각하고 갔더니만 하코자키는 너무 넓어서 찾는데 엄청 고생했다. 그 덕에 아쉽게도 1시간 정도밖에 운동을 하지 못했다.

 

이곳도 우리와 비슷하게 운동이 끝나고 나면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좋았다. 나는 신입부원이라 그런지 밥값을 내지 않아도 좋단다. 매우 좋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부터는 매번 돈을 내지 않는 것이 미안해 식사는 같이 할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교통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걱정이다. 적어도 왕복 1000엔은 든다. 내가 있는 곳이 너무 외진 곳이라 정기권을 사는 것도 그리 이득이 아니고.

 

아무튼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아직은 밥값이 교통비를 만회해주고는 있지만.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