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앞서 언급하였듯 예전의 글들을 옮겨오고 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흥미로운 글들이 마구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오늘은 일본에서 운동을 할 때 그네들과 먹었던 것에 대한 내용이다.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사람들은 소식(少食)을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그들은 많이 먹는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조금 먹겠는가?

 

특히나 내가 만났던 큐슈대학의 유도부 사람들은 정말 정말 정말 많이 먹는다. 몸을 불리기에는 먹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스모 선수들이 몸을 불리는 방법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럴 법한 이야기였다. 

 

다음은 2006년 10월에 썼던 '그들이 먹는 것'이라는 글 중의 일부이다. 참고로 파란색 문장은 이번에 추가한 내용이다.

 


(전략)

 

사실 오늘 정작 먹는 것에 대해서 쓴 이유는 이제부터 등장할 것을 소개하고 싶어서이다. 그것은 바로 카레. 일본 카레나 우리나라 카레나 비슷비슷하고 맛도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여행객이나 유학생들이 자주 먹는 바로 그 카레. 나도 요즘에 점심은 밥 중에서 가장 저렴한 카레를 주로 먹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지난 금요일에 그곳에서 만난 카레는 뭔가 달랐다.

 

(유도부) 운동이 끝나고 주장이 오늘은 무엇을 먹으러 갈까 하길래 누군가가 '카와'를 가자고 했다. 1학년생이랑 나랑은 아직 안 가봤기 때문에 가보는 게 어떨까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모두들 경악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속으로 가격이 비싼 곳인가 생각했다. 모두들 계속 '오늘은 전혀 가고 싶지 않아!'라면서도 결국에는 그곳에 가고야 말았다.

 

메뉴판을 보니 이런저런 카레가 있었고, 크기에 대한 글이 있었다.

 

 

일본어를 읽으실 수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특이하게도 밥의 양을 1kg에서 250g까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은 똑같다! 주의해야 하는 것은 먹다가 남기면 벌금이 있다는 것이다(1kg 밥을 먹다 남기면 200엔, 700g 밥을 먹다 남기면 100엔).

 

메뉴를 보면서도 밥 1kg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느 정도 되는 것인지 얼른 감이 잡히질 않았다. 쌀 1kg으로 밥을 지으면 밥 몇 kg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나라 국군 장병들의 일일 쌀 보급기준(하루 3끼 합쳐서)이 620g인 것을 보면 분명 밥 1kg의 양은 엄청난 것이리. 

 

그렇다. 난 보급부대에서 군생활을 하여서 2006년 당시 국군 장병들의 일일 쌀 보급 기준량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만나기 전에는 그래도 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드디어 그것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총 8명이 갔었는데, 우리의 밥이 나오는 것을 보자 뒤에 앉아있던 아가씨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것은 분명 일본인들에게도 힘든 도전임에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되돌릴 수는 없었다.

 

 

솔직히 사진으로는 그렇게까지 충격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저것의 실체를 눈 앞에서 보면 정말 충격 그 자체이다. 저 카레 속에 숨어 있는 것은 분명 밥이 맞다.

 

 

저 힘들어하는 표정을 보라!!

 

 

진짜 저거 먹다가 배가 찢어질 뻔했다. 먹어도 먹어도 양이 줄지 않았다. 카레의 양에 비해 밥의 양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거의 맨밥이었다.

 

정말, 진짜 각고의 노력 끝에 저것을 다 먹어 낼 수 있었다.

 

당시에 아무것도 모르고 돈가스 카레를 시켰다. 그래도 그냥 카레만 먹기에는 심심할 것 같아서. 1/3을 채 먹기도 전에 왜 돈가스 카레를 시켰을까 무척이나 후회했다. 이것은 배고픔을 잊기 위해 또는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었다.

 

참고로 위 사진에 얼굴이 등장한 친구는 나중에 우리 와이프랑도 한국과 일본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와이프는 그를 아주 조용히, 그렇지만 엄청나게 많이 먹는 친구로 기억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곳에 오기 전에 왜 이렇게 오기 싫어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다들 이곳에 한 번 오면 한 달 정도 카레를 안 먹게 된다고 하는데 나도 이날로 카레가 싫어졌다. 대단한 점은 총 8명 중에서 1학년생 한 명 빼고 모두들 저것을 다 먹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슬픈 사실은 저렇게 먹고도 다음날 아침 또다시 배가 고팠다. 하지만 어제 운동이 끝나고 체중을 재보니 어느새 3kg 정도 살이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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