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캐나다에 살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캐나다에서는 조용히 있는다고 누가 절대로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필요한 것이 있거나 부당하다고 느꼈을 때 조용히 있으면 상대방은 내가 그러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는다. 뭐 어느 곳에서 조용히 있는 사람을 챙겨주겠냐만은 그래도 한국은 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삭막하지는 않은 것 같다. 혹은 한국에서는 서로서로 말이라도 잘 통하니 그렇게 느끼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경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된 나와 와이프는 적어도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몇 가지의 예가 있었을 듯 하지만 지금 기억나는 것으로는 두 가지 정도이다. 첫 번째는 내가 사스카추완에서 일을 하다가 온타리오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는데 온타리오의 새 회사는 엄청나게 짜서 이사비를 겨우 5,000불까지 지원을 해 준다는 것이었다. 겨우 1년 반 전에 사스카추완으로 취직이 되어 이사 갈 때는 이사비, 식비, 연료비, 호텔비, 유틸리티 비용 등 이사 때문에 발생한 모든 비용을 한도 없이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이사 거리만 리자이나에서 킹스턴까지 이사 거리만 3,000km인데 겨우 5,000불을 지원해 준다니!

 

그래서 내가 회사에 나는 이사 거리가 3,000km가 넘고 단순히 이삿짐을 보내는 것만 8,000불이 든다고 하니 회사에서는 그러냐고 그럼 한도를 특별히 8,000불로 올려주겠다고 하였다. 생각보다 쉽게 요구를 들어주어서 이럴 것이었으면 10,000불이 넘게 든다고 할 걸 후회가 되었으나(정말로 이삿짐 보내는 것만 팔천 몇 백 불이 나왔다) 나중에 보니 이 회사에서 이사 한도를 올려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다른 예로는 얼마 전에 소개한 스타벅스 리워즈에 관한 것이 있다. 어느 날 와이프가 스타벅스 리워즈 앱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드라이브 스루로 커피를 받았다. 그런데 나중에 집에 도착해서 커피를 마셔보니 주문한 시럽(이었나 샷)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돈을 낸 것을 못 받았다는 생각에 앱으로 메일을 보냈다. 언제 어디서 커피를 주문했는데 돈을 지불한 시럽이 빠져있었다고. 처음에는 약간 억울한 마음에 메일을 보냈던 것뿐인데 스타벅스에서 돈을 환불해 주고 포인트(스타벅스 스타) 스타)까지 추가로 채워주었다.

 

이 일이 있은 이후에는 동일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항의 메일을 보내는데 놀랍게도 벌써 3~4번이나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많아야 일주일에 한 번 커피를 사 마시는 와이프에게도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인 것을 보면 누구에게나 자주 발생하고 있는 일로 보인다. 따라서 혹시 본인이 시킨 커피에 돈을 지불한 무엇인가가 빠져있다면 주저 말고 항의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오늘 이 이야기들은 꺼낸 것은 바로 자동차 보험료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내에 돌아다니는 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특이한 것은 고속도로에 다니는 차들은 별로 줄지 않았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토론토 시내 도로는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우리 가족 또한 마찬가지여서 최근 많아야 일주일에 30~40km 정도 차를 쓰는 것 같다. 이렇게 차를 타는 거리는 거의 1/10로 줄어들었는데 보험료는 그대로 나가니 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뉴스에서도 보험사에서 보험료를 줄이는 것을 논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그 이후 실제로 보험료를 내려주겠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뉴스에서는 보험사마다 해주는 곳도 안 해주는 곳도 있다는 식으로만 이야기를 하였다. 뭐 그런가 보다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다시 뉴스에서 이 이야기가 등장하였다. 결국 예전과 똑같이 보험사마다 다르다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생각난 김에 다음날 보험사에 전화를 해 보았다.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차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는데...'라고 하자마나 상담원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3개월 동안 15% 보험료를 경감해 줄 수 있는데 신청하겠냐는 것이었다. 당연히 신청한다고 하였다. 

 

이 정도 내용이면 보험사에서 먼저 고객들에게 알리거나 알아서 모두에게 적용을 해 주는 것이 도리일 듯한데 이번에도 본인 스스로 물어보거나 찾아보지 않는 이상 받을 수 없는 혜택이다. 이러한 혜택은 보험사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내용을 모르셨거나 혹은 귀찮아서 아직까지 보험사에 전화를 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어서 통화를 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렇게 캐나다는 먼저 말을 하지 않으면 국물도 없는 사회인 듯하다. 

 

 

TD Insurance에서는 한시적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15% 경감해 준다. 내가 전화하기 전에 확인해 봤을 때는 분명 위의 내용을 보지 못했다. 내가 전화를 한 후인 5월 1일에 업데이트 된 내용인 듯 하다. 어쨌든 캐나다에서는 찾아보거나 물어보지 않는 한 먼저 안 가르쳐 주는 경우가 많다.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