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캐나다에 오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캐나다에서 살면 옷을 살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거야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킬 수 없지 않을까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다. 특히나 당시에는 서울에서 살면서 사무실로 출근을 했기 때문에 꾸준히 옷을 사야 했다. 맨날 같은 옷만 입고 다닐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캐나다에 온 지 겨우 6년이 지났을 뿐인데 정말 옷을 잘 사지 않게 되었다. 나이가 들고 자식이 생겨서 패션에 관심이 적어졌다기보다는 정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토론토나 밴쿠버 같은 대도시에 살고 있다면야 사람들 눈도 많으니 옷에 신경이 많이 쓰이겠지만 내가 사는 곳과 같이 인구 12만 명 남짓의 조그마한 동네에서는 내가 무엇을 입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렇게 나의 시선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삶 자체가 실용적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캐주얼보다는 뒷마당에서 잡초를 뽑거나 삽질을 할 때 편한 의류가 필요하다. 또한 평일에는 회사 유니폼을 입기 때문에 옷이 필요한 일이 많이 줄었다. 그러한 이유로 최근 2~3년 간은 정말 옷을 많이 사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들고 온 옷들도 아직 산더미 같이 많이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옷(예를 들어 밭 일 할 때 필요한 옷 또는 입던 것이 다 닳아서 새것이 필요한 경우) 말고는 옷을 사지 않기로 다짐을 하였다. 물론 가끔씩 쇼핑몰이나 아웃렛에 가면 더 이상 옷을 사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와이프가 옆에서 정신이 번쩍 들게 계도해 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구멍이 점점 커져버린 두 벌의 청바지는 약간 아쉬움이 컸다. 두 벌 모두 마음에 드는 청바지였고 그렇다고 그것들을 버리고 청바지를 '또' 사자니 내 다짐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샀던 바지들도 한 가득이기 때문에 바지 종류는 특히나 와이프에게 계도를 당하는 물품이다. 

 

하지만 청바지의 구멍이 아무리 커져도 나에게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는 나의 싱어(Singer) 2282과 언제나 함께이기 때문이다(나의 꿈은 고침사 - 재봉틀 참조). 그때 이후 이런저런 것을 수선하고 트램펄린 매트도 수선을 하며 어느 정도 내공을 키웠다.

 

날이 너무 더워서 우산을 쓰고 고침질을 하였다. 수선된 매트. 박음질이 보기에는 엉성하지만 꽤나 고된 작업이었다. 그래도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두 벌의 청바지 수선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우선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Heat n Bond Tape는 링크 참조). 참고로 나는 청바지 색깔의 패치를 쓰지 않고 검은색의 청바지를 잘라서 패치를 만들었다. 버리는 청바지가 없었기 때문에 버리는 회사 유니폼에서 잘랐다. 죽어서 가죽까지 남겨주는 소중한 유니폼이 아닐 수가 없다.

 

 

 

 

본격적 수선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내가 동네 Craft 가게에서 추천을 받아 사 온 Hem Fuser는 접착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단점이 있었다. 한쪽에 테이프가 붙어있는 Heat n Bond Tape를 이용한다면 한결 수월할 것이다.

 

패턴 설정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듯 하다. 나는 직선 패턴을 선택하지 않고 지그재그 패턴에 Width를 1로 설정했다. 나와 같은 초보분들을 위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위 왼쪽 그림에서 지그재그 모양으로 재봉질을 하려면 Reverse 버튼을 이용해야 한다.

 

무릎 말고도 다른 부분도 동일한 방법으로 수선이 가능하다.

 

엉덩이도 문제 없다. 패치만 잘 잘라서 붙이고 똑같이 재봉질을 하면 된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결과물이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이번 재봉질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생각보다 밑실의 색깔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매번 밑실 색깔을 바꾸기 귀찮아서(아직 Bobbin이 4개밖에 없음) 그냥 흰색 밑실을 끼고 재봉질을 했다. 그런데 아래 사진과 같이 겉면에서도 밑실 색깔이 많이 보였다. 내가 지그재그 패턴의 폭을 좁게 설정해서 그랬을 것 같은데 앞으로 있을 수선 작업에 참고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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