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캐나다나 미국에서 학교를 다녀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가끔씩 딸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가끔씩 학교에도 검사를 나가야 할 일이 있는데 고등학교에 가보면 (물론 팬데믹 전에) 항상 학생들이 복도를 돌아다니거나 땅바닥에 앉아있거나 서로 잡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하나 싶다. 내 고등학교 생활을 떠올려 보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교실에서 시간을 보냈으니 이곳의 학교 생활은 참 특이하기만 하다. 

 

그리고 학교에서 보내오는 Report Card(성적표)나 Letter(가정 통신문)에 써진 표현이나 단어들이 낯선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사전을 찾아봐도 도대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 번만 경험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겠지만 나에게는 잘 와 닿지 않는다. 마침 최근 학교에서 집에서 가져와야 할 물건들을 알려주었는데 그중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학교에서 보내 온 메일 중 준비물을 안내한 부분.

첫째는 'Sit-upon'이었다. 사전을 검색해 보면 그저 '엉덩이'라고 나오는데 뒷 문장을 읽어 보면 아무래도 방석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둘째는 'A bag to hang it in an old sock'인데 이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헷갈린다. 양말을 가져오라는 것 같은데 설마 싶다가도, 다시 읽어보면 결국 양말 속에 펜도 보관하고 보드 마카도 보관하겠다는 말 같다. 

 

참고로 Sit-upon은 아래와 같은 방석을 의미하는데 여기 걸스카웃에서는 이것을 만드는 것이 전통인가 보다. 앞의 글에서 이야기했듯 실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낼 예정이기 때문에 이렇게 방수가 되는 방석을 들고 오라고 한 것 같다. 

 

출처: https://www.gsutah.org/content/dam/girlscouts-gsutah/documents/Sit_Upons_Short_and_Snappy.pdf

 

 

한편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방수가 되는 방석을 파는 곳을 본 기억은 없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마침 찢어져서 못 쓰는 아웃도어 의자 천(Canvas Fabric)을 버리지 않고 있어서 이것을 이용하여 만들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리고 얼마 전 구입한 냉동고 포장에서 획득한 스티로폼과 뾱뾱이를 가지고 방석 속을 채우기로 하였다. 이것이야 말로 지구까지 생각한 친환경, 100% 재활용 방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준비물: 캔버스 천, 스티로폼, 뾱뾱이, 미싱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그저 네모 모양으로 천을 재봉질한 후 크기에 맞추어 스티로폼을 자르고 뾱뾱이를 감아 속에 집어넣는다. 들고 다니기 좋게 손잡이도 달아 주었다.

 

점선 대로 재봉질을 하였다

 

속을 채워넣고 손잡이를 달아서 마무리했다

 

천이 낡고 오래되었지만 딸 녀석은 다행히 만족스러워했다. 이 Sit-Upon이 녀석의 Sit-Upon을 잘 보호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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