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 The first day of school

캐나다의 학교들은 지역별로 속속 개학을 하고 있다. 2주 전쯤에는 퀘벡의 프랑스어 학교들과 북쪽의 준주(Territories)들의 학교가 개학을 했고 지난주에는 퀘벡의 영어 학교들이 개학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알버타의 학교들이 개학을 했다(School Board 별로 다르니 모든 학교가 다 개학을 한 것은 아닐 듯). 온타리오는 Labour Day 이후 9월 8일에 개학을 하는 학교가 많은데 우리 동네는 오늘 드디어 개학을 했다. 3월 13일 이후 학교 문을 닫았으니 거의 6개월 만에 학교에 돌아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모두에게 새로운 상황이니 학교가 문을 열기까지 아주 긴박하게 움직였다. 8월 초에 학교 개학 계획이 발표된 이후 우선 학부모들에게 학교를 보낼 것인지 온라인 수업을 할 것인지를 물었다. 우리 동네의 경우 인구가 12.5만 정도의 조그마한 동네라 확진자 수도 적고 학교도 미어터질 만큼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래도 토론토 같은 곳의 경우 한 반에 학생 수도 워낙 많고 건물들도 오래되어 통풍 시설도 열악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느냐 마느냐로 학부모들의 고심이 큰 것 같다. 

 

아무튼 우리 동네는 그 이후 한동안 조용하더니 며칠 전부터 학교에서 계속 메일과 문자가 날아왔다. 학교는 어떻게 운영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학생들은 어디에서 내려주고 데리고 가야 하는 등의 수많은 정보가 있었다. 안내에 따르면 우리 동네에서는 첫 2주 동안은 성이 A~L로 시작하는 학생은 화/목요일에 학교를 나가고 M~Z로 시작하는 학생은 수/금요일에 학교를 나간다. 그리고 9월 14일부터 모든 학생들이 동시에 등교를 하게 된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개학일은 다가오는데 스쿨버스나 학교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학교가 제대로 열리는지 의문이 되었다. 학교에 따르면 9월 1일이나 2일 중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온다고 하였다. 첫째는 9월 1일에 연락을 받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Junior Kindergarten) 둘째는 어제 오후 늦게까지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예년 같으면 스쿨버스 회사에서 미리 전화가 와서 몇 시에 어디에서 타면 된다는 안내를 해주는데 이번에는 그런 연락이 없었다.

 

아마도 선생님들이나 스쿨버스 회사나 정신없이 바빴을 것이다. 이번에 학교에서 쉬는 시간(Recess)에 아이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된 와이프가 어제 학교에 다녀왔는데 다들 정신없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뭐 당장 내일부터 나가서 일을 도와주어야 하는 와이프를 그 전날 2시에 처음 와보라고 한 것 자체가 얼마나 긴박하게 돌아가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결국 둘째는 오후 5시가 가까워서 연락을 받을 수 있었고 스쿨버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니 특별한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오늘 우리 꾸러기 녀석들은 등교를 할 수 있었다. 

 

 

버스가 텅텅 비었다. 우리 집이 학교 도착 전 마지막 픽업 장소라 평소라면 많은 학생이 타 있지만 오늘은 딸아이 친구 한 명만 보였다.

 

아이들은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지만 그래도 첫날은 항상 따라가 본다. 예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절반 정도의 학생만 등교했지만 사람이 꽤 많은 것을 보니 처음에는 나누어서 등교를 하는 게 올바른 결정이었던 것다.

 

둘째 아이가 들어간 JK/SK 들어가는 입구. 줄 서서 기다릴 수 있도록 바닥에 노란 줄을 그려놓았다.

 

첫째 아이의 반. 딸 아이는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그저 신났다.

 

고학년들은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한참을 밖에서 이야기를 했다. 곧 날씨가 추워지면 밖에서 오래있기 힘들텐데 걱정이다. 

 

오후 3시. 아이들은 별문제 없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벌써부터 퀘벡의 학교들 중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으로 문을 닫거나 학생들을 격리한 학교가 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면 코로나의 확산은 피할 수 없을 텐데 제발 많이 안 퍼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