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쳐 쓰는 것에 재미가 붙었다. 심지어 재봉틀도 있으니 옷도 수선을 해 입고 있다. 한 번 고치기 시작하여 성공해 낸다면 자신감과 함께 뿌듯함도 몰려오기 마련이다. 게다가 고장 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사는 것보다 훨씬 지구를 사랑하는 길이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행동인가! 당신이 정말 지구를 사랑한다면 3R(Reduce, Reuse, Recycle)을 뛰어넘어 Repair를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Repair Café라는 이름으로 고장 난 것을 고쳐주는 곳도 많이 보인다. 참고로 이름은 카페지만 매일 문을 여는 것은 아니고 보통 동네 레크리에이션 센터 같은 곳을 빌려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한편 신발을 신다 보면 종종 밑창이 떨어져서 못 신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적절한 접착제가 있다면 손쉽게 구할 수 있을 텐데 그동안 적절한 접착제를 찾지 못했다. 적절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집에 있는 접착제들로 대충 붙이면 처음에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얼마 안 있으면 또다시 떨어져 버리고 만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 한국의 구두 수선소에서는 캔 속에 들어있는 본드를 막대기로 퍼서 사용하던데 무슨 본드를 사용하는 것인지 참 궁금했다.
그런데 이번에 전체적으로 많이 멀쩡한 운동화의 밑바닥이 떨어지고 말았다. 처음에는 그냥 신었는데 그 사이로 물도 들어와서 안 되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깝고 하여 올바른 접착제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캐나다에는 접착제의 종류도 정말 많기도 하다(아래 사진에 걸려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접착제이다). 이렇게 종류가 많아서야 도대체 무슨 접착제를 사용해야 할지 오히려 고르기 힘들어진다.
이럴 때는 역시 검색이 최고다. 조금 찾아보니 신발을 수선할 때는 LePage Repair Gel이라는 것이 좋은 듯하다. 상품 자체에 신발 그림이 있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어 보인다. 수선이 필요한 나의 신발은 미국 코스트코에서 산 $20 정도의 푸마 운동화인데 접착제 가격이 그 절반인 $10(세금 포함)에 달했다. 이러고 보면 화학 산업이 정말 돈이 되는 산업이 분명하다.
이것으로 내 신발의 밑바닥을 붙여 보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특히 이 접착제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서 실내에서 창문을 닫고 사용할 수 있다. 마침 아들 녀석의 신발도 밑창이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또다시 수선을 해야 한다.
홈 센터가 흔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다양한 접착제를 구하기가 쉬운데 한국에서 접착제를 어디서 구하는지 잘 모르겠다(역시 모든 것은 인터넷일까?). 팬데믹이 모두 끝나고 한국에서 미국이나 캐나다로 다시 놀러 울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귀국 선물로 열쇠고리 말고 홈디포나 로우스(Lowe's)에 들러 이 접착제를 사보시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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