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최근 한국에서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 진 정체불명의 씨앗에 대한 기사가 여럿 눈에 띄었다. 내가 처음 이 기사 제목을 보았을 때 예전에 들었던 Planet Money 팟캐스트의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중국에서 보내진 의문스러운 우편물에 대한 에피소드였는데 이번 씨앗 소동도 그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뭐 정확한 것은 아니니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오늘 캐나다에서도 이런 우편물을 받은 사람들이 있는지 그에 관련한 기사가 나와서 읽어 보았다. 그런데 기사를 읽다 보니 미국 정부(US Department of Agriculture)에서 이것이 'Brushing Scam'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발표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씨앗 소동도 결국은 그 팟캐스트에서 소개한 이야기와 동일한 사건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여기서 그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Script: https://www.npr.org/transcripts/606517326

 

 

위의 에피소드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한 여성이 어느 날 중국에서 보내온 우편물을 받게 되는데 그 속에는 완전 싸구려 시계가 하나 들어있었다. 심지어 그 시계는 고장 난 상태였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이 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그런 것을 보낸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또 3개월 후 초등학생들이나 살만한 팔찌가 들어있는 것이었다.

 

그다음에도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우편물이 배달되었다. 돼지 저금통, 열쇠고리, 헤드폰 껍데기(헤드폰은 안 들어있음) 등등. 하지만 그녀는 자기 이름으로 자기 집 주소로 배달된 이 물건의 정체를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소개된 사례 말고도 미국 곳곳, 심지어 유럽에도 이렇게 이상한 우편물들이 배달되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왜 이런 것을 보내는 것일까?

 

이러한 우편물의 정체는 영어로는 Brushing Scam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사기의 일종이다. Brushing은 간단히 말하자면 알리바바와 이베이 등의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서 거짓으로 주문을 한 후 긍정적인 리뷰를 남기는 행위를 말한다. 이때 가짜 주문이 발각되지 않도록 실제 주문이 일어난 것처럼 우편물을 발송을 해야 한다. 물론 진짜 상품을 넣어서 보내려면 돈이 많이 드니 온갖 잡다한 물건을 넣어서 발송을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미국이나 캐나다로 우편이 보내지는 사례는 아마도 그 사이트에서 몇 번 주문을 한 적이 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가 도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번 정체불명의 씨앗 사건도 그러한 Brushing 사례의 일종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판매자가 돈을 더욱 아끼기 위해서 그냥 아무 씨앗이나 넣어서 보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것이 보통 수입을 금지하는 '씨앗'이다 보니 이렇게 더 큰 이슈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끝으로 Brushing의 어원은 잘 찾기가 어려웠다. 이번에 소개한 팟캐스트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러한 사기를 표현하는 말의(Shwa-don이라고 발음하는데 한자는 모르겠음) 뜻이 기록을 닦아 내다(Brushing the record)라고 한다. 아마도 이 중국 표현이 영어로 옮겨지며 이러한 행위를 Brushing이라고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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