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5월 8일 작성

 

 

2014년 10월 말에 수학 시험(이라고는 해도 우리 수준에서 본다면 그냥 약간 복잡한 곱셈, 나눗셈 수준)을 보고 나서 한 달 후인 11월 마지막 주 5일 동안 RT (Radiography Test) 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들으러 가기 전까지 이 수업이 정확히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고 그냥 갔다. 어쟀든 내가 했던 일과 관련이 있었으니까 신청을 했던 것이었다.

 

 

첫날부터 날씨가 엄청 추웠다. 눈이 왔었나 아니면 주차장을 찾지 못했나 해서 몇 분 늦게 교실에 들어갔다. 외국 사람들이랑 수업을 들은 적도 없고 게다가 영어로 수업을 하니 긴장이 되었다. 게다가 약간 늦게 도착하니 더욱 정신이 없었다. 그리하여 초반에 자기 소개를 할 때 강사가 뭐라고 물어보았는데 뭔 소리를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질문이 무엇인지 다시 물어 보고 또 물어봤는데 질문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냥 얼버무렸다. 이럴 수가!

 

나중에 보니 나에게 CEDO Ticket이 있다고 물어본 것이었다. 사실 이것에 대해 알 길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 지금도 그냥 방사선 물질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격증 정도라고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캐나다 NDE 자격증 세계에 무지하였다. 

 

아무튼 수업은 5일 동안 하루 8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Radiography 이론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중간에 X-Ray도 찍어 보고 뭔가 중요한 그래프도 그려 보았다 (앗, 벌써 그게 무엇인지 까먹었다)!

 

그렇지만 수업을 첫날 듣자마자 괜히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은 Radiography 이론에 대해서 배우고
RT Film 읽는 법 등을 공부할 줄 알았다. 검사를 하다 보면 RT Film 을 볼 일이 많고 그것을 해석해 내는 것이 아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수업은 캐나다 NDE 자격증인 CGSB RT Level I 를 위한 수업이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하는 일과 완전히 상관없는 일은 아니니 Radiography 이론도 듣고 실습도 하면 나쁠 것이 없겠지만, 비싼 수업비 (CAD 1,250) 를 생각하면 왜 내가 이것을 듣고 있나 싶었다. 그래서 첫번째 쉬는 시간에 수업을 취소하는 방법이 없나 봤지만 시작한 이후에는 취소할 방법이 없어서 계속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집에 가자마자 1월에 시작될 예정인 UT 수업은 바로 취소하였다.

 

수업을 들었던 사람이 15명 정도였는데 나와 다른 아저씨 1명을 빼고는 모두 실제로 NDE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온 것이었다. 그래도 얻은 정보가 있다면, 캐나다에서는 NDE 자격을 CGSB 라는 기관에서 자격증을 발행하는구나, 그리고 한국과 다르게 캐나다는 NDE Technician이 정말 돈을 많이 받는 구나하는 것이었다.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온타리오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당시 수업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시간당 40~60불 을 받고 있는 듯했다. 게다가 Overtime 도 많으니 꽤나 많이 벌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에드먼튼에서 만나게 된 한 형님께 들었는데, RT 말고 UT 수업을 들었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TA 검사나 고정장치 검사를 하다 보면 UT 두께 측정을 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Inspector가 UT Level I 자격이 있을 경우 NDE Technician을 따로 보내도 되지 않기 때문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매우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러고 보면 한국에서 일할 때 단순한 두게 측정은 나도 간단한 기계를 들고 다니면서 직접 하기도 하였다. 두께 측정은 그만큼 간단한 일인데 캐나다에서는 그것을 하려고 해도 자격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기 때문에 UT Level I은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수업을 취소하지 않는 건데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다시 UT Level I 수업을 찾아봤지만 이미 몇 개월치가 다 마감이었다. 그래도 결국 나중에 찾은 직업이 그 자격도 별로 필요로하지 않아서 결론적으로는 잘 취소한 것이 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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