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5월 10일 작성

 

 

이번 글은 ABSA In-service Inspector 시험에 관한 글이다. 이 시험 접수에 대해서 글을 썼을 때 이 자격증이 무엇이고, 어떻게 접수해야하는지는 아래의 글에서 이미 언급을 하였으니 이번에는 시험 준비 과정과 시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국에서의 준비: ABSA In-service Inspector 자격증

 

 

알버타나 사스카츄완이나 온타리오나 기본적으로 압력용기와 보일러는 'Jurisdiction'이라고 하는 주정부 내지는 주정부 관련 기관의 Inspector 가 검사를 해야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Owner, 보험회사, 또는 전문 검사 업체가 검사를 할 수도 있는데 이때 각각의 Inspector 개인이 보유해야하는 자격이 바로 각 Jurisdiction 에서 발급하는 Inspector Certificate 이다.

그 자격증을 알버타에서는 In-service Pressure Vessel Inspector (IPV) 또는 In-service Boiler and Pressure Vessel Inspector (IBPV) 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제는 이 또한 이름이 바뀌어 In-Service Pressure Equipment Inspector Certificate of Competency 라고 한다. 참고로 사스카츄완에서는 PEI (Pressure Equipment Inspector Level I or II), Ontario에서는 Certificate of Inspection이라고 한다.

 

참고로 나의 경우에는 그동안 알버타 (ABSA) 시험과 온타리오 (TSSA) 시험을 보아서 그 두 주의 자격증은 가지고 있는데 놀랍게도 사스카츄완 (TSASK) 시험은 보지 않았다 (이것이 왜 놀랍냐면,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내가 후에 TSASK 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그때 이 자격증이 없이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TSASK 가 ABSA나 TSSA에 비해서 약간 조직이 확고하게 정립이 안된 것 같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ABSA In-service Inspector 시험을 살펴보도록 하자. 지금 ABSA 홈페이지를 다시 확인하여 보니 총 100 문제이고 70%를 넘어야 통과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Open Book 시험이나 특이하게도 몇몇 ABSA Documents 들은 Closed Book 시험이다. 그래서 시험 치기 전에는 다른 시험과 마찬가지로 Closed Book 시험과 Open Book 시험 시간이 나누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시험장에 들어가보니 Open Book 이 허용된 책들만 가지고 가서 100 문제를 한꺼번에 푸는 것이었다. 오히려 이러한 점이 조금 까다로웠는데, 왜냐하면 문제를 풀다 보면 이 문제가 Open Book 에서 물어보는 것인지 아니면 Closed Book에서 물어보는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Open Book 시험의 경우 Alberta의 Act and Regulations 와 CSA B51-14 이다. Closed Book 시험의 경우 In-service 및 Repair/Alteration 에 관한 ABSA Documents (AB-506 & AB-513) 이다. 캐나다에서 일을 좀 해 보니 이제는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읽으면 이것이 무슨 소리구나 알겠는데 당시에는 읽어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예를 들어서 도대체 Power Engineer 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겠고, 그것들의 Level 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Certificate of Authorization, Owner-user Program 등등 도대체 뜻을 알 수 없는 용어가 가득해서 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앞으로의 시험이 쉽지 않을 듯 했다.

 

그렇지만 시험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주야장천 책들을 읽고 또 읽는 것이었다. 캐나다에 가기 전에 Act 와 Regulations 그리고 ABSA Documents 들은 출력하여 바인더를 만든 후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캐나다의 압력 용기 관련 코드인 CSA B51은 당시에는 어떻게 생긴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였는데 캐나다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임시로 머물고 있던 숙소에서 받아보았다. 이것 또한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 것은 마찬가지. 도대체 CRN 은 무엇이며 Fitting 의 Category 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저 열심히 읽고 또 읽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험 안내 자료 (AB-526)에 이러한 문구가 있었다.

 

Due to copyright concerns, reference materials used during the examination are to be official hard copy, paper versions as published.

 

그래서 괜히 걱정되어 알버타 정부 홈페이지에서 컴퓨터로 다운 받을 수 있는 Act & Regulations 도 알버타 정부 기관인 Queen's Printer 까지 가서 샀다. 마침 에드먼튼이 알버타주의 수도였기 때문에 Queen's Printer 의 사무실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아 다행이다. 그래도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있으니!' 라고 생각을 했었다. 

 

나중에 시험볼 때 보니 Act / Regulations은 전혀 검사도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히 위의 문구는 일반적인 코드북을 이야기하는 것일텐데 말이다. 아마 Act & Regulations 를 돈 주고 사 본 사람은 나밖에 없을 듯 싶었다. 아니 이것을 돈 주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정보가 없어 아까운 돈을 버렸구나 싶었다.

 

시험은 에드먼튼의 한 호텔에서 보았다. 11월 중순이었으니 아직 도착해서 얼마 안되었을 때이다. 호텔에 도착해서 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보러 와서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모두 이 시험을 보러 온 것인가 싶었는데 시험을 보다 보니 Inspector 시험 말고 다른 시험들을 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아마 Power Engineer 시험을 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시험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었다.

 

자격증은 이렇게 생겼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서 2019년 11월이면 자격증이 만료가 된다. 

 

뭐 이 자격증이 나중에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것 같긴한데 그래도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아주 어렴풋이나마 캐나다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할까.

 

 

아무튼 한국에서의 캐나다로 넘어 올 때의 계획이, 이 자격증 시험을 통과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취업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자격증도 받았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취업 활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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