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5월 24일 작성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시기적으로는 앞서 글을 썼던 ABSA Inspector 시험이나 NAIT 학교에 가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지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Job Search 활동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글을 쓴다.

 

에드먼튼에 도착하자마자 길을 가다가 Oil and Gas Industry 와 관련된 직업 박람회를 한다는 광고를 보았다. 지금 다시 옛날 구글 캘린더를 검색을 해보니 정식 명칭이 '2014 OIL AND GAS EMPLOYMENT FAIR' 이고 2014년 10월 29일에 열렸다. 에드먼튼에 도착한 날이 10월 28일이니 10월 29일이면 정말 도착하자마자였다.

 

지금 다시 참가 업체 List를 보니 모르는 회사가 대부분이지만 Engineering 회사나 HR 회사, Drilling 회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하반기부터 오일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여 2015년부터 엄청난 해고의 바람이 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아마도 한창 시황이 좋을 때 기획되어 열린 행사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처음 광고를 보고는 'Oil and Gas' 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행사였기 때문에 무조건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에 본인의 이력서도 지참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에드먼튼을 갈 때 노트북은 들고 갔어도 프린터는 들고 갔을 리가 만무하니 어디서 이력서를 출력해야 할지 난감하였다. 그래서 구글 지도를 검색하여 프린팅이나 제본 등을 해 주는 곳을 검색하여 USB를 들고 아침 일찍 가서 총 10부의 이력서를 출력하였다.

 

그렇게 이력서를 들고 혼자서 무턱대고 행사장에 가보니 무척이나 낯설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문을 통과하여 지나가 보니 여러 개의 부스가 있었고 사람들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가고자하는 분야는 Inspection 분야인데 그런 일을 하는 업체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업체에 이력서를 주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무척이나 부끄러워 혼자서 행사장만 몇 바퀴 돌았다. 사실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몰라서 그저 빙빙 돌기만 하였다.

 

캐나다 취업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위기라도 보자는 마음에 왔지만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곳에서, 심지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의 성격상 사람들에게 무작정 다가가서 내 이야기를 꺼내기가 참 쉽지 않았다. 그래도 아침부터 이력서를 출력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도 해야지 싶어서 두어 군데 업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용기를 내서 말을 걸어 보았는데 별로 영양가 없는 말만 나누었다. 

 

   나는 한국에서 이런이런 일을 했는데 어제 에드먼튼에 도착했어

   어 그래? 대단하네

 

   나는 무슨무슨 일을 하는데 지원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지 모르겠어

   해당하는 분야가 없더라도 지원은 여기 인터넷으로 지원하면 되니까 한 번 가봐

 

   나는 한국에서 Inspector 로 일했는데 일을 찾고 있어

   그래? 그러면 Welding Inspector 자격증이 있니? 적어도 그것이 있어야 지원 가능할 거야

 

결국 아무 소득 없이, 심지어 출력해 온 이력서도 한 장 제출하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뭐 분명 제출했어도 모두 쓰레기통으로 갔을 것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손에 들린 이력서, 그것도 다시 보니 여기저기 오타가 있는 그 이력서를 보니 왠지 내 처지가 안쓰러웠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걱정이 되었다.

 

    아...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겠구나...

    취업을 하려면 Welding Inspector 자격을 어서 따야겠구나...

 

앞으로가 은근히 걱정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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