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6월 6일 작성

 

 

이번 이야기는 APEGA에서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선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잠시 APEGA 홈페이지를 다시 살펴보았는데 그 사이 멘토링 프로그램 대상이나 조건들이 바뀐 것 같다. 내가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2014년 말에서 2015년 초에는 Engineer-in-Training (E.I.T.) 만 대상으로 실시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는 APEGA 멤버이면 되는 것으로 나온다 (P.Eng, EIT 등등 모두 됨).

 

그리고 당시에는 영어권 국가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경우 TOEFL 점수를 요구하였기 때문에 한국에서 TOEFL 시험을 보고 갔다. 지금은 Mentee 지원 자격에 영어 시험에 관련된 이야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현재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시험 점수가 필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나의 경우에는 이 TOEFL 점수를 나중에 P.Eng 지원 시에도 써먹었으니 충분한 값어치를 했다. 

 

 

아무튼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에 APEGA의 홈페이지에서 이 놀라운 프로그램을 발견한 나는 바로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지원은 APEGA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하면 되었는데 이때 앞서 설명한 TOEFL 점수를 반드시 입력하여야 했다. 혹시나 다른 영어 시험 성적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 싶어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 보니 반드시 TOEFL 점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커트라인 같은 것은 없어서 그냥 점수만 있으면 되었다. 그래서 출국 전에 부랴부랴 TOEFL 시험을 보고 점수를 확보했다.

TOEFL 점수를 받자마자 APEGA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제출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멘토링 프로그램에 관련된 세미나가 진행된다는 메일을 받았다. 마침 세미나가 캐나다에 도착한 이후인 2015년 11월 중순이길래 프로그램에 참가하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세미나 참석까지 예약을 완료하고는 캐나다로 출발하였다.

 

세미나는 에드먼튼 다운타운에 있는 APEGA 건물 (물론 세 들어 있는 건물)의 한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세미나에 가보니 참석자는 대부분 현지에서 막 대학을 졸업한 젊은 사람들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내가 캐나다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이기도 하고 나를 제외한 다들 사람들은 모두 현지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할 말도 없고 앉아있기가 아주 힘들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몇 명이서 토론해야 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정말 고역이었다.

 

세미나의 내용은 대략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멘토링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뭐 특별히 기억나는 내용은 없었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소득이 있을 것이다 등의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미나를 마친 다음에는 담당자에게 내 이력서를 보내야 했다.담당자가 이력서를 검토한 후 유사한 분야에 있는 멘토를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진출해 있는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담당자가 적당한 멘토를 찾느라 시간이 좀 소요되었다. 마침내 2015년 1월 말이 되어서 드디어 적당한 사람을 발견했다면서 한 명의 멘토를 연결해 주었다. 그러고 보면 일개 E.I.T. 였던 나를 위해 애써주었던 그 담당자가 참 고맙다.

 

아무튼 나의 멘토는 에드먼튼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 출신의 Welding Engineer 였다. APEGA 의 담당자가 나에게 멘토의 연락처를 주었고 그다음부터는 내가 멘토에게 연락을 하여 약속을 잡고 멘토링을 시작해야 하였다. 내가 멘토링을 하는 중간에 취업이 되어 에드먼튼을 떠나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 6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매달 1회 이상 멘토링을 해야 하고 하고 나서 리포트를 사무실에 보내야 했다. 

 

그래서 나의 멘토에게 먼저 전화를 하여 보니 연락을 기다렸다면서 자기가 있는 회사를 알려주며 만날 약속을 정하였다. 당시 내가 살고 있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Alstom (지금은 이름이 바뀐 듯 하다) 이라는 회사였다. 이 회사는 TGV 와 같이 철도 관련 회사로 알고 있었는데 나의 멘토는 그 회사의 전력 사업을 하는 곳에서 Welding Engineer 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분도 업무가 조금 여유로웠는지 일과 시간 중에 찾아가서 한 번에 1시간 정도 서로 이야기를 하였다. 처음 만남에서는 캐나다에서 직업을 찾는 이야기, 회사 생활 이야기, Welding 관련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이게 좀 그런 것이 딱 한 번 만나니 벌써 할 이야기가 다 떨어져 버렸다. 당시에는 내가 캐나다에 도착한 지가 얼마 되지가 않아서물어볼 것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캐나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라도 알아야 이것저것 물어볼 텐데 아는 것이 없으니 어느 순간 질문도 별로 생각나지가 않았다. P.Eng 가 되는 방법을 물어보려고 해도 결국 캐나다 경력 1년이 있어야 하니 별달리 물어볼 것이 없었다. 게다가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Welding Engineer 는 아니니 더더욱 물어볼 것이 없었다. 그래서 첫 멘토링 이후 뭔가 물어볼 것이 있어야 이 시간이 보람차고 효과적이겠구나 생각되어서 평소에 무슨 일을 하다가 질문이 생각나면 적어 놓고 다음번 만남에서 질문을 하고는 했다. 

 

내가 중간에 취업이 되어 에드먼튼을 떠나기 전까지 이렇게 3번을 만났다. 마지막 만남은 취업이 되었다고 거의 인사를 하는 수준이었으니 실제로 멘토링은 2번 정도 했다고 하여야 할까나. 그래도 같은 동양 사람이라서 그런지 취업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많이 도와주셨다. 처음에 멘토링을 하려고 회사에 갔을 때 사무실을 돌면서 자기 회사 사람들을 소개해 주면서 HR 사람에게 요즘 Hiring 이 있냐고 물어 봐 주셨는데 참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내가 한 회사에 면접을 보고 나서 Reference를 제출해야 했는데, 이 아저씨가 기꺼이 Refernce가 되어서 그 회사 사람과 직접 통화를 해 주신 것이다. 만약에 캐나다 현지에 Reference가 없었어도 첫 회사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면, 뭐 그 회사 분위기 상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으면서도, 그래도 직접 통화를 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취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의 짧은 만남은 이렇게 나의 이사와 함께 끝나고 말았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통하여 취업활동을 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 참고로 현재 APEGA Mentoring 소개 페이지에는 Mentor가 Reference가 되어 주지는 않는다라고 쓰여 있는데 뭐 서로의 관계만 좋으면 당연히 Reference가 돼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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